비둘기로 돌아선 연준·ECB… 안전자산 엔화 매수 가능성 커
달러당 110엔대 엔화환율 무너지면 日기업 타격 우려 확대
골든위크 연휴 앞두고 연초 104엔대 엔화 쇼크 재현 가능성도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방침에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한 반면 닛케이지수는 하락하고 엔화는 강세로 돌아섰다. 주요 기업 결산과 10일간의 골든위크(황금연휴)를 앞둔 일본 금융시장의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연준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기준금리 인상을 사실상 중단하고 9월 말까지 보유자산 축소를 종료하겠다는 양적긴축 종료 방침을 밝히면서 일본 금융시장에서는 엔화 강세와 증시 역풍 우려가 새어나오고 있다.

22일 오후 2시 현재 도쿄주식시장에서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62포인트(0.13%) 하락한 2만1580.30에 거래되고 있다. 토픽스지수 역시 오전 중 등락을 거듭하다 전 거래일보다 1.00포인트(0.06%) 하락한 1613.39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완전한 비둘기파로 돌아선 연준을 의식한 듯 달러화 가치는 5거래일 만에 반등,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6대를 찍었다.

반면 달러당 111엔대를 유지했던 엔화환율은 110엔대로 떨어지며 하락세다. 통화정책 정상화 중단에 나선 연준이 조만간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일 금리차 축소를 의식하는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 매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과 통화가치는 반대로 엔화환율이 하락하는 것은 엔화가치 상승, 즉 엔고를 의미한다.

소폭의 엔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일본 금융시장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일본 주요 기업의 2018년도(2018년 4월~2019년 3월) 결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엔화환율이 달러당 110엔대 밑으로 떨어지면 2018년도 결산뿐만 아니라 수출 기업의 다음 분기 결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4월 27일~5월 6일까지 10일간 이어지는 골든위크도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현재 엔화 하락폭은 크지 않지만 연휴 중 장이 열리는 해외 증시 움직임에 엔화환율이 급락해 올 초 달러당 104엔대의 엔고가 연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즈호증권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유럽의 정치 혼란과 미중 무역협상 등 글로벌 경제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해외 주가 급락 가능성이 크다며 “리스크 국면에서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엔화를 매입한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오조라은행 관계자도 일본 기업들이 대부분 연휴에 들어가기 때문에 엔화가 매도되는 양은 극히 적어진다면서 “거래가 줄어든 상황에서 가격변동이 일면 흔들리기 쉬워진다”고 우려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 중단 움직임이 글로벌 주가 상승을 야기해 엔화 강세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연준과 함께 유럽중앙은행(ECB)도 통화정책에 완화적 입장을 보이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들의 변화가 주요 중앙은행의 정책에 영향을 끼쳐 당분간 마이너스 금리나 초저금리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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