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다섯째주에는 1592개사가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27일과 29일에는 오너의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는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주총이 각각 예정돼 있다. 사진은 조양호 회장.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이번주는 역대급 슈퍼 주총 시즌으로 불린다. 무려 1592개사의 정기 주주총회가 예정됐다. 전체 상장사의 70% 규모다. 게다가 오너의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는 대한항공·한진칼의 주총이 예정돼 있어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번주(25~29일) 12월 결산 상장법인 1592개사의 정기 주총이 열린다.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서는 신한금융지주회사 등 426개사, 코스닥 시장에서는 JYP엔터테인먼트 등 1028개사, 코넥스 시장에서는 선바이오 등 138개사의 주총이 예정돼 있다.

먼저 25일에는 택배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의 정기 주총이 예정돼 있다. 이 회사는 박근희 CJ그룹 부회장을 CJ대한통운 공동대표 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과 박근태 대표이사의 재선임 안건을 상정한 상태다. 만약 이 두 안건이 모두 통과되면 CJ대한통운은 기존 3인 대표체제에서 4인 체제로 변화된다.

현대엘레베이터도 이날 주총을 가진다. 이견이 가장 엇갈리는 안건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이다. 해당 안건에 대해 국민연금은 일단 '기권'을 결정했다. 장기적인 주주 가치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설명.

하지만 이를 놓고 경제개혁연대가 "현 회장은 회사에 대한 지배권 유지와 경영권 방어를 위해 무리한 파생상품계약을 체결해 손실을 입힌 장본인으로, 현정은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기권’ 결정은 지침 위반"이라고 비판하며 "결정 근거를 주총 전에 국민들 앞에서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해 귀추가 주목된다.

이밖에 롯데정밀화학, 무림페이퍼, 벽산, 현대미포조선, 동원에프앤비, 한화생명보험, SK케미칼, 삼표시멘트, 소리바다, 게임빌, 씨젠 등도 주총 예정일이 25일로 잡혀있다. 총 149개사다.

 

셀트리온 홈페이지

 

다음날인 26일에는 LG, 코오롱, 한화투자증권, 현대중공업, 한화케미칼, LS산전, SK텔레콤, 카카오, 씨제이헬로, 한글과컴퓨터, 키움증권, 코오롱인더스트리, 셀트리온, 한솔제지, 엘에스전선아시아, 녹십자셀, 유비케어, 에스디생명공학 등 257개사의 주총이 열린다.

이 가운데 셀트리온, 한글과컴퓨터, 키움증권,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국민연금이 일부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 것으로 공개한 상태다.

20일 기준 국민연금의 표 대결 결과는 '11전 11패'. 이번 주총에서는 국민연금이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반대 의결권 행사 안건은 각각 사내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액 승인 등이다.

27일에는 362개사의 주총이 예정돼 있다. 먼저 일찍이 주총을 진행한 하나금융지주를 제외한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우리은행, 기업은행의 주총이 잡혀 있다. 최근 이들 금융사들의 주가가 부진한 만큼 주주들의 기업가치 제고 요구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다.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주총도 이날 열린다. 조양호 회장의 경영권 방어 성공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이날 주총에서 대한항공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을 상정했다. 대한항공 정관에 따르면 이사직 선임·해임은 의결권의 3분의 2(66.6%)가 필요하다. 현재 조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33.35%로, 34%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밖에 한화, CJ, 유진투자증권, 금호전기, 한진,  대림씨엔에스, 녹십자홀딩스, 파미셀, 대한해운, NH투자증권, 동원산업, LS, 녹십자, 미래에셋대우,우리종합금융, 에넥스, 롯데케미칼, 현대상선, 키위미디어그룹, DB금융투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KB투자증권, SK, 두산인프라코어, 대우건설, 에이블씨엔씨, 씨제이씨지브이, 미래에셋생명보험, 더블유게임즈, 이노션, 두산밥캣, 현대중공업지주, 진에어, 하림지주 등도 같은날 주총을 가진다.

28일에는 유유제약, 한국타이어월드와이,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에스케이디스커버리, S-OIL, SKC, STX, 더존비즈온, 한라, 한섬, 두산중공업, 강원랜드, 현대홈쇼핑,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한국타이어, 롯데제과, 대명코퍼레이션, 아주아이비투자, 인터파크, 큐브엔터테인먼트 등 223개사가 주총을 개최한다.

이 중 현대홈쇼핑은 자사주 매입·소각·배당 증대를 제안한 미국계 투자회사 돌턴인베스트먼트 그리고 국내 행동주의 사모펀드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과 표 대결을 펼쳐야 한다. 특히 이들 투자사는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보수한도 승인 등 4개 안건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상태. 오너인 정교선 대표이사 부회장과 이동호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도 이사 선임 안건에 포함돼 있어 현대홈쇼핑은 주총 당일까지 좌불안석 하게 됐다.

 

정교선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부회장

 

금요일인 29일에는 한진그룹의 대주주인 한진칼 주총이 있다. 석태수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을 놓고 2대 주주인 그레이스홀딩스와 표 대결에 나선다. 국민연금이 제안한 정관변경 안건도 걸림돌이다. 앞서 국민연금은 ‘임원이 횡령·배임을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는 경우 임원직에서 자동 해임된다’는 내용의 정관변경 안건을 제출했다. 현재 조 회장은 배임·횡령 등 각종 혐의를 받고 있다.

두산, 동아쏘시오홀딩스, 제이더블유중외제약, SK증권, 오리온홀딩스, 동성제약, 케이씨씨, 금호산업, 태광산업, 유안타증권, 남양유업, 롯데지주, 현대그린푸드, 크라운해태홀딩스, 금호석유화학, 웅진, 풀무원, 아시아나항공, 코웨이, 롯데쇼핑, 대우조선해양, 롯데하이마트, STX중공업, 금호타이어, 현대리바트, LF, 한진중공업, CJ제일제당, JB금융지주, 토니모리, 넷마블, 크라운제과, 아시아나아이디티 등도 이날 주총을 연다. 한진칼 포함 전체 597개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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