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청둥 소비자 그룹 CEO, “기린칩 메이트40에 마지막 채택”

트럼프 규제 강화로 대만 TSMC 5나노공정서 주력칩 생산 불가

삼성에 생산 요청 타진···거부당하고 中SMIC는 5나노 공정 없어

세계10대 반도체 회사 오른 자회사 하이실리콘 향배 관심 집중

화웨이가 트럼프의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변경에 따라 자체 설계한 칩을 생산할 곳을 찾지 못하자 결국 자사 기린칩이 탑재되는 것은 다음달 나올 주력폰 메이트40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밝히기에 이르렀다. 사진=위키피디아
화웨이가 트럼프의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변경에 따라 자체 설계한 칩을 생산할 곳을 찾지 못하자 결국 자사 기린칩이 탑재되는 것은 다음달 나올 주력폰 메이트40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밝히기에 이르렀다. 사진=위키피디아

[서울와이어 이재구 기자] “9월15일 이후 기린칩 생산을 중단한다. 다음달 출시되는 메이트40이 기린칩을 탑재한 마지막 (주력)스마트폰이 될 것이다.”

중국 IT지가(IT之家)는 7일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그룹 최고경영자(CEO)가 ‘2020중국정보 100서밋(中国信息化百人会 2020 年峰会上)’에서 이같이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회사 IDC·카운터포인트·커낼리스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 2분기에 전세계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가장 많은 스마트폰을 판매한 회사다. 이는 부분적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애국적 소비 덕분인 것으로 분석되긴 하지만 결코 가벼이 볼 실적이 아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와의 갈등에 따라 앞날이 어두워질 수도 있어 이런 기세가 오래가지 못할 수도 있다.

구글은 이미 미국 정부의 지시에 따라 화웨이가 자사 앱 및 서비스 사용을 제한했다. 그리고 여기에 미상무부는 해외직접생산품규칙(Foreign Direct Product Rules·FPPR)을 개정해 반도체 제조과정에서 미국 기술(미국 반도체장비· 설계SW(EDA)) 사용 원가 비중이 10%만 넘어도 미국내 반입시 미국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에따라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TSMC는 더 이상 화웨이(자회사 하이실리콘)가 설계한 기린칩 생산 주문을 받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기린칩의 미래를 위태롭게 만든다.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설계하고 TSMC가 생산한 기린1020칩셋으로 구동되는 메이트 40 유출사진. 사진=온리크스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설계하고 TSMC가 생산한 기린1020칩셋으로 구동되는 메이트 40 유출사진. 사진=온리크스

앞서 화웨이는 미정부의 FDPR에 대응, 중국 최대 파운드리인 SMIC를 통해 칩 생산을 다각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이에 대해 확신하지 못했고, SMIC의 전문성과 화웨이를 위한 칩 제조 능력에 의구심을 품었다. 화웨이 최신 주력폰은 5나노미터급 공정에서 생산되는 칩이 들어가지만 SMIC는 올연말에야 10나노미터급 반도체 생산능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MIC는 화웨이 중급 스마트폰용 기린 710A를 생산했지만 이 칩은 한창 철지난 14나노미터 공정에서 생산됐다. 

TSMC는 미국정부가 지난 5월15일 FDPR 발표와 함께 발표일 이전에 주문받은 화웨이 기린1020 칩셋을 9월 14일까지 납품토록 한 조치에 따라 이날까지 납품을 마칠 예정이다. 이 칩셋은 5나노미터 회로선폭을 가진 칩셋이다. 기린 1020은 화웨이가 다음달 발표할 주력폰(플래그십) 메이트40에 들어가는 스마트폰 구동용 칩셋(AP)이다. 이칩은 전작 플래그십 메이트30에 들어간 기린990칩셋보다 성능이 50%나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위청둥 CEO가 화웨이 메이트40 스마트폰이 자체칩을 탑재하는 마지막 (주력)스마트폰이 될 것이라고 확인하며 엄청난 타격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화웨이가 지금까지 자체제작해 비용을 절감해 오던 이점을 누릴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부에서 더 비싸게 칩을 구입해 야 한다. 이는 의심할 여지 없이 엄청난 타격이다.

지금까지 일부 관측통은 화웨이가 메이트40용 기린1020 칩의 공급량 부족으로 인해 자체칩과 외부칩을 함께 사용하는 듀얼칩 전략을 쓸수도 있을 것으로 봤지만 위청둥의 발언으로 이 보도는 묻혔다.

화웨이 주력폰 메이트40은 다음달 발표될 예정이며 아마도 유럽보다 중국에서 먼저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화웨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종말을 맞게 될지에 궁금증이 쏠린다.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초 하이실리콘이 중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10대 반도체 업체 명단에 포함됐다. 화웨이 자회사가 더 이상 칩을 설계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 자회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다.

반면 세계최대 스마트폰 칩 공급사인 미국 퀄컴은 내년에 화웨이 스마트폰용 칩을 공급하기 위한 미 상무부 산업안전국의 승인을 얻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으면 곧 출시될 화웨이 스마트폰은 세계 2위 스마트폰 칩 공급사인 대만 미디어텍 칩셋에 의해 구동될 것이다.
 
이미 화웨이에 OLED 패널과 메모리 칩을 공급하고 있는 삼성이 화웨이에 칩을 판매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지만 향방은 알 수 없다. 앞서 일부 외신은 화웨이가 미국장비를 사용하지 않은 소형 5나노팹을 갖춘 삼성전자에 화웨이 칩셋 생산을 요청했지만 거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폰아레나는 이와관련, 삼성전자가 미중 무역분쟁에 끼어들길 원치 않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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