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9개월만에 정규앨범 'Forever You' 출시
제이, 김장원 등 '든든한 지원군' 피처링 참여
독실한 기독교인, '믿음' 고민 작품 속에 녹여
올해 늦가울 에즈원 이민과 음원 발표 계획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싱어송라이터인 라팡이 새로운 정규앨범 ‘Forever You(포에버 유)’로 돌아왔다.

지난 2018년 8월 발매한 ‘해피타임’ 이후 약 2년 9개월 만이다.

지난 10일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 타이틀곡 ‘다시 한 번 그대’를 비롯해 수록곡 ‘Neversay Goodbye(네버세이 굿바이)’와 ‘Hymn Medley(힘 메들리)’에는 그녀의 오랜 친구이자 동료인 가수 제이(J.ae), 밴드 데이브레이크의 키보디스트 김장원, 그리고 모델 배유진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과거 피아노 앨범을 발표하며 연주자로서의 역량을 펼쳤던 라팡은 이번 앨범에서도 직접 피아노와 신시사이저 연주를 했다.

앞서 ‘별의 별’이란 곡의 피처링으로 함께했던 제이는 타이틀곡인 ‘다시 한 번 그대’의 피처링에 참가했다. 이 곡은 아름답고 수려한 라팡의 피아노와 감성을 자극하는 제이의 보컬이 절묘하게 만나, 사랑을 갈망하는 마음을 반복적으로 표현한 가사가 심금을 울린다.

앨범 발매 직후 인터뷰를 위해 만난 그녀는 “착하고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을 했다”라고 뒤늦은 결혼 소식을 전했다. 남편에 대해서는 “나는 요리를 잘 못하지만, 남편은 요리도 잘하는 미식가이기에 함께 맛있는 것 먹는 것을 즐긴다”라며 “반려견과 산책도 하며 매우 감사하고 행복하게 지냈다”라고 그간의 근황을 알렸다.

싱어송라이터 라팡 (사진제공=유니버설뮤직)
싱어송라이터 라팡 (사진제공=유니버설뮤직)

◆ 앨범 완성도 높여주는 ‘든든한 지원군’

라팡은 이번 앨범에 대해 “전에 써놓았던 ‘Neversay(네버세이)’라는 가사 있던 노래를 연주곡으로 바꾼 ‘Neversay Goodbay(네버세이 굿바이)’. 이 곡을 처음 만들었을 당시 버전인 ‘Neversay Sketchy(네버세이 스케치)’, ‘KBS 라디오 대한민국 인기가요 시그널’, 타이틀곡 ‘다시 한 번 그대’ 모델 배유진의 피처링 버전, 마지막 트랙은 좋아하는 찬송가로 구성된 ‘Hymn medley(힘 메들리)’로 이번 앨범은 ‘종합선물세트 같은 앨범’”이라고 표현했다.

제이와 데이브레이크의 김장원이 피처링으로 자주 참가하는 것에 대해 라팡은 이들을 ‘든든한 지원군’이라고 소개했다. “제이와 애즈원 이민(이민영)은 오래전부터 친한 친구들이다. 성격도 참 착하다. 제이가 서울에 왔을 때 민영이가 제이의 음원 녹음을 미리 해두는 것을 추천해서 녹음을 해두었었다”라며 제이와의 작업과정을 소개했다.

또 다른 ‘지원군’ 데이브레이크 김장원은 “학부시절 학교 동아리 (연세대 락밴드 소나기) 후배를 통해 만나게 되었다. 키보디스트로 알려졌지만 베이스와 기타도 연주를 잘하는 만능 플레이어일 뿐 아니라 데이브레이크 활동 전부터 드리마 음악이나 영화 음악도 잘하는 컴퓨터 박사이다. 이번 앨범 작업 중 8번 찬송가 트랙을 만들고 나서 저음이 부족한 느낌에 고민하다가 도움을 요청했는데 하루 만에 베이스를 얹어서 보내줬다. 미디로 작업을 할 때 베이스를 직접 연주하고 기타를 실제로 연주하면 배음도 훨씬 좋아지면서 곡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나는 건반 악기만 다루기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곤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앨범에서 베이스를 피처링 해줘서 뷔페를 사주기로 약속했는데 깜빡했다. 생각난 김에 내일이라도 사야겠다”고 했다.

그녀는 “아직 쌓아놓은 음원들이 많이 있다. 제이 외에 다른 가수와 협업한 곡들도 있고. 차차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음원 발표를 앞두고 제이를 비롯한 여러 친구가 건넨 축하와 응원은 내가 더욱 열심히 해야 할 이유이다”라고 덧붙였다.

라팡의 오랜 친구인 가수 제이. 라팡의 새 앨범 타이틀곡 '다시 한 번 그대'의 피처링을 해주었다. (사진제공=제이)
라팡의 오랜 친구인 가수 제이. 라팡의 새 앨범 타이틀곡 '다시 한 번 그대'의 피처링을 해주었다. (사진제공=제이)

◆ 그녀의 세 개의 본캐…'라팡, 김홍일, 크리스천'

독실한 기독교인인 그녀는 최근에는 "히브리서를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3년 Mnet 슈퍼히트 우승자로 유명하지만, 그녀는 원해 2012년 1집 앨범 'dentist hongilkim (덴티스트 홍일김)'으로 데뷔했다. 토끼라는 의미의 ‘라팡’이란 예명을 가지고 싱어송라이터로서 활동하지만 그녀는 연세대학교 출신 치과의사로 현재 서울 용산구에 있는 ‘홍치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치과는 하루에 많은 수의 환자가 내원하는 병원이 아니라 음악 작업하는 데 거의 불편함이 없고 동료 아티스트, 음반 업계 종사자, 방송국 관계자들도 많이 오가며 자주 교류하는 감사한 직장이다. 부캐도 아닌 두 가지 본캐, 아니 기독교인으로서 신앙생활까지 세 가지 본캐(본래 캐릭터·직업)를 같이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

라팡은 싱어송라이터답게 이번 앨범 ‘Forever You(포에버 유)’ 모든 수록곡을 직접 작사 작곡하였다. “4번 트랙이 대한민국 인기가요 시그널로 쓰이게 되어 좋았고, 무엇보다 8번 트랙에서 ‘Hymn medley(힘 메들리)’를 삽입할 수 있어서 기뻤다. 찬송가를 수록하는 것이 무언가 빚진 것을 갚는 느낌 같았다.”라며 4번 트랙과 8번 트랙에 관한 앨범 소개 글을 덧붙였다.

“4번 트랙 `Joomoo`는 저의 오랜 중국인 친구 제이가 2015년에 밀라노 엑스포 `Joomoo Pavillon`에서 쓰겠다고 해서 만들어 두었던 곡입니다.

`대한민국 인기가요 시그널`을 위해 여러 데모를 보내드렸더니 `연해주와 북한주민들도 듣는데 분위기가 좀 안 맞는 것 같다`라고 하시길래 순간 제이의 얼굴이 떠오르며 `아…. 중국…. 연해주…!! 이거 어떠세요?!` 하고 보내드렸다. 이후 매일 하루에 세 번씩 그것도 두 채널에서 제 노래를 라디오에서 나올 수 있게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앨범에 피아노 연주곡을 몇 개 넣었는데요. `Neversay(네버세이)` 스케치는 `Neversay(네버세이)` 편곡 전에 처음에 만들었던 스케치입니다.

노래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재미있어서 넣어 보았습니다.

노래를 만들 때는 어떤 감정으로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그냥 만들 때도 있는데….스케치 속에 부족하지만 날 것 그대로의 감정이 잘 나오는 거 같아서 수록해보았습니다.

데이브레이크 김장원 님이 베이스를 도와주신 `Hymn medley(힘 메들리)`는 2012년 바이올린 곡으로 나왔던 제 노래 `Deep(딥)`이란 노래를 위해 작업해 두었던 곡입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찬송가로도 만든 적이 있는데요. 앞부분은 제가 좋아하는 찬송가 들이고. 마지막 곡이 `Deep(딥)`입니다. 가사가 ‘깊은’ 어둠 지날 때로 시작해서 `Deep(딥)`이라고 지었습니다.

너무 어두웠나요. 설명을 덧붙이자면, `Deep(딥)`은 2008년쯤 꿈에서 천사가 가사랑 같이 불러줬는데 그걸 완성해서 2012년에 처음 [dentist hongilkim(덴티스트 홍일김)] 앨범에 실을 때까지 무척 시행착오를 거친 것 같아서…. `천사가 불러준 것이 아닌가 보다.` 생각했었는데, 얼마 전 2012년 그 시절 만든 `Deep(딥)`을 다시 들어보는데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NEVERSAY(네버세이)` 피아노 버전에는 ‘뿅뾰뵹뿅’하는 소리가 나옵니다.

그 부분을 빼면 좋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셨고 ‘그거 어디서 가져온 소리냐’며 좋다는 분들도 계셨는데 오래된 건반악기 소리입니다.

기타로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던데. 기타가 나오지 않아요.

대학 시절 동아리방에 `dx7`이란 악기가 있었는데 저는 아직도 그 소리를 좋아합니다.

음악이 불러온 기억은 때론 시간과 공간을 넘기도 하는데 오래된 악기 소리로 곡 작업을 하면서 예전의 시간과 장소로 돌아간 것 같아 무척 즐거웠습니다.

예전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에 많이 쓰이던. 그런 소리를 연상하면 될 것 같아요.”

2012년 'dentist hongilkim'(치과의사 김홍일)이란 앨범으로 데뷔한 라팡. 그녀는 가수, 작곡가, 치과의사, 그리고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사진제공=유니버설뮤직)
2012년 'dentist hongilkim'(치과의사 김홍일)이란 앨범으로 데뷔한 라팡. 그녀는 가수, 작곡가, 치과의사, 그리고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사진제공=유니버설뮤직)

◆ 느낌과 기억을 담은 작품을 앨범의 형태로 공유하고 공감을 얻는다는 것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인 ‘다시 한 번 그대’의 멜로디는 CCM에 가깝다. 그녀는 하나님과의 사랑을 생각하며 가사를 썼다. 신앙이 흔들릴 때 하나님의 사랑을 바라며 손을 흔들었다는 것이다. 라팡은 “남자의 입장에서 부를 수 있는 결혼식 축가는 많은데 여자의 입장에서 부를만한 결혼식 축가가 여의치 않다고 하여 축가로 할 수 있게 2절 앞부분만 가사를 바꿨다. 브릿지 부분에서 ‘내 앞에 계신 한 사람’ 부분도 결혼식 축가로 쓸 때 신랑이나 신부 앞에서 '내 앞에 계신 한 사람'이라고 하며 손동작이나 율동으로 포인트 할 수 있게 바꿨다”라면서 듣는 곡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축가에도 쓰일 수 있도록 섬세하게 고민한 과정도 설명했다.

“예전에 한 라디오에서 소개한 바 있는데, 내 노래는 거의 비슷한 부분이 있다. ‘머물러줘요’라는 노래는 ‘남들은 신앙이 잘 생기는 것 같은데 나는 왜 안 생길까?’라는 질문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이다. ‘I surrender all(아이 서렌더 올)’은 ‘나는 다 뺏기고, 다 무너져도, 나는 감사해요’라는 내용의 찬송가다. 당시에 ‘나는 다 뺏기면 화날 것 같은데 나는 왜 그런 신앙이 안 생기지….’ 밤새 고민하다가 다음 날 아침에 쓴 곡이다. 자세히 들어보면 ‘머물러줘요’의 멜로디는 ‘I surrender all(아이 서렌더 올)’의 멜로디를 거꾸로 뒤집은 멜로디이다. 잠들기 전에 그 노래를 듣고, 밤새 생각하다가 아침에 쓰고 보니 곡을 거울상으로 뒤집어썼더라. 내가 좋은 신앙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나의 신앙은 이런 식으로 음악적인 게 큰 것 같다. ‘머물러줘요.’ 앨범 소개 글도 고민으로 잠이 잘 오지 않던 밤의 다음 날 썼는데 다른 고민이 아니라 신앙에 관한 고민이었다.”

라팡은 올해 늦가을 즈음에 애즈원 멤버 이민과 음원을 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미 음원은 거의 만들어진 상태이고 다른 연주곡들도 준비된 것들도 있다. 데뷔작인 'dentist hongilkim(덴티스트 홍일김)' 피아노 앨범과 라팡 피아노 2집 앨범, 그리고 새로 나올 연주곡을 더해 그간 작업한 음원들을 정리하여 발매하고 싶다"고 소원을 말했다. 내년이면 데뷔 10주년을 맞는 그녀는 음악 작업에 관한 비결을 밝혔다. "음악을 집에서 스케치하여 만드는 건 의외로 간단하다. 그러나 그 이후에 소리를 좋게 다듬는 과정이 어렵다"고 했다.

이어 피아노 솔로곡 작업과 걸그룹 곡 작업을 비교해 설명했다. "피아노 솔로의 경우엔 깊이 있는 곡을 위해 찾아 듣고 오래 듣는다. 솔로 곡 작업이 쉽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룹의 곡 작업은 일명 `떼창`을 부르기 때문에 트랙 수십 개 쌓여있는 곡은 더 할 일이 정말 많기에 혼자 하기는 버거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피아노 솔로 곡 작업의 경우엔 예전 드라마 OST 곡 작업 할 때부터 혼자서 컴퓨터로 표현 하는 경험을 쌓아왔기 때문에 매우 빠르게 한다."

그녀는 드라마 OST 후반 작업이 왜 어려운지 그리고 시간이 걸리는 이유에 대해 "어떤 사람은 멜로디와 화성을 듣고, 어떤 사람은 소리에 집중할 것이고, 어떤 사람은 화면에 집중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라팡의 새 앨범 'Forever You' (사진제공=유니버설뮤직)
라팡의 새 앨범 'Forever You' (사진제공=유니버설뮤직)

라팡은 음악 작업과 앨범 발매의 의미에 대해 "개인의 느낌과 기억을 담은 작품을 앨범의 형태로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다른 사람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은 개인적으로 대단한 축복이라 생각하며 언제나 감사, 그 자체이다"고 말했다.

기획사에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불완전하지만, 불완전해서 조금 더 선명한 과거가 담긴 나의 노래들이 세상의 빛을 볼 수 있게 기회를 준 유니버설 클래식 부서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드라마 ‘불의 여신 정의’ OST인 백아연의 ‘눈물도 사랑인걸’, ‘힐러’ OST인 벤의 ‘YOU(유)’, ‘화정’ OST인 박정현의 ‘가슴에 사는 사람’, ‘딴따라’ OST인 수란의 ‘너의 꿈에’ 등을 비롯한 수많은 가수와 드라마 OST의 작곡을 하며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고, ‘별의 별’, ‘머물러줘요’, ‘Everyday(에브리데이)’ 등의 앨범 발표를 통해 부드럽고 감수성 넘치는 곡으로 팬들의 마음에 힐링을 주는 음악을 선사했던 라팡. 이번 새 앨범 ‘Forever You(포에버 유)’를 통해 각박한 시기에 많은 이들이 희망과 위로를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인터뷰/글 글렌다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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