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X3 농구 경기 매력은 박진감과 역동적인 재미
16개국가 60여명 선수의 스포츠인생 자료 수집
대한민국 출전 못했지만 원칙지키며 최선 다해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3X3 농구 경기를 해보지 않은 농구인은 아마 없을 거예요. 동네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길거리 농구’가 3X3 농구의 모태니까요.

물론 정식 시합도 출전해봤지만,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을만큼 힘들었어요. (웃음) 5X5 농구와 3X3 농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속도감’인 것 같아요. 5X5 농구는 공격 제한 시간이 24초지만 3X3 농구는 12초 내내 공격과 수비를 반복해야 합니다.”

2019년 5월 올스타전에서 국내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했다. 사진=점프볼 제공.
2019년 5월 올스타전에서 국내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했다. 사진=점프볼 제공

한 마디로 숨 쉴 틈조차 없는 긴박한 종목이다. 그렇기에 어지간한 정신력으로는 10분 경기를 버틸 수 없다. 반대로 표현하면 선수는 힘들지만 보는 관객이나 시청자는 그만큼 박진감 넘치고 역동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적극적인 몸싸움도 허용하기에 경기가 끊기지 않고 계속 진행돼 재미도 배가 되는 종목이 3X3 농구다.

박재민은 3X3 농구 종목이 이번 올림픽에 새로 도입된 만큼 예선전 외에 시청자들에게 비친 적 없었던 16개 국가의 전력을 비롯해 참가한 60여명의 선수도 숙지하고 있어야 했다. 시청자들의 이해도가 높고 요즘은 누구라도 정보도 빨리 찾을 수 있는 시대인 만큼 박재민은 한 걸음 더 앞서가 놓칠 만한 정보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 평창 올림픽 때도 그랬지만 무엇보다 선수들 개인의 삶에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했어요. 이를테면 생일, 좋아하는 음식, 종목을 하게 된 계기 같은 것 말이에요. 이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선수들이 올림픽까지 오게 된 여정이 보이고, 그 힘들었던 과정을 공감하고 나면 경기 관람하는데 훨씬 더 감정적으로 이입이 되거든요. 선수들의 초등학교 시절부터의 영상부터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터뷰 기사까지 구글 번역기로 돌려가면서 선수의 개인 삶에 초점을 맞춰 자료를 모았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3X3 농구 경기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그런 것들을 소개할 틈이 전혀 없었어요. (웃음)”

배우 박재민. 사진=에스팀 제공.
배우 박재민. 사진=에스팀 제공

우리나라는 3X3 농구 종목 본선 진출에서 탈락해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출전한 16국이 모두 다른 나라고 이들 국가 간의 경기를 중계해야 했다. 그래도 경기 시간 10분과 휴식 시간을 포함해 대략 15분 정도로 짧아 우리나라 대표팀 경기가 없는 사이사이 시간에 편성이 됐다. 긴장감이 다소 떨어질 것 같았으나 박재민과 캐스팅을 맡은 김종현 아나운서는 중계가 시작될 때면 목소리 톤도 한껏 올려 열기를 모았다. 스포츠국 담당 PD가 ‘대한민국 경기보다 박진감이 넘쳤다’며 미소를 띠었을 정도다.

“3X3 농구 중계가 시작됐을 때 채널이 돌아가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정말 미친 듯 활력을 불어넣어 중계했어요. 저의 중계 원칙이 ‘타국 선수의 경기도 자국 선수의 경기처럼 해설하자’ 거든요. 모든 선수가 나라를 대표하기 이전에 한 명의 인간으로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고생해서 올림픽이란 꿈의 무대에 오른 것이기 때문에 그 노고를 가감 없이 시청자들에게 전달해드리는 게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마음가짐 때문인지 중계 현장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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