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은 배우 인생에 있어 두 번 다시 없을만한 '인생작'
'조·단역'에서 '주·조연'으로 가는 단계, '부담 없는 연기' 고민 중
'오일남' 역의 오영수 배우처럼 오래 '연기 잘하는 배우'가 목표

※기사는 ‘오징어 게임’의 일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가족의 반응이 엄청났어요. 어머니께서 부산 동구 범일동에 있는 진시장에서 이불 장사를 하시는데, 어머니도 그렇고 이웃 시장 상인 분들이 말 그대로 ‘난리’가 났어요. 그런데 조카들은 무서웠는지 싫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덕수' 역을 맡은 배우 허성태. 사진 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덕수' 역을 맡은 배우 허성태. 사진=넷플릭스 제공

이제껏 영화를 제외한 그 어떤 한국 드라마도 ‘오징어 게임’ 만큼 세계적으로 큰 영향과 반향을 얻은 적은 없었다. 출연한 주연 배우는 물론 무명 배우, 신인 배우, 단역 배우 등도 주목받고 인기를 얻는 계기가 됐다. 그만큼 배우 허성태에게도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인생작’의 의미로 남을 만큼 배우 인생에서 커다란 발자국을 남겼다.

배우 허성태. 사진=한아름컴퍼니 제공
배우 허성태. 사진=한아름컴퍼니 제공

“사실 제 일상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없어요. 함께 사는 두 고양이를 돌보면서 매일 다음 촬영에서 어떤 연기를 해야 할지 연구하고 고민하며 지내고요. 지금의 인기는 바람이라고 저를 다독이면서 제 마음을 추슬러요. 그게 참 중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극 중 6단계이자 마지막 게임인 ‘오징어 게임’ 전까지 ‘덕수’는 살아남았다. 5단계인 ‘징검다리 건너기’에서 탈락했으나 만약 그가 과격하고 몸싸움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오징어 게임’에 진출했다면 우승할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라 점치는 이가 많다. ‘오징어 게임’의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덕수’가 실제로 456억원의 우승 상금을 획득했다면 그는 어떻게 썼을까.

“어릴 때 친구들끼리 ‘돈을 많이 벌면 큰 빌딩을 사서 1층에는 피시방, 2층에는 만화방, 3층에는 당구장처럼 만들고 맨 위층은 우리가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살자’라며 농담으로 했던 적이 있어요. 지금은 제가 지인분들이 편히 와서 즐길 수 있는 전원주택에서 사는 게 꿈이라 만약 제가 456억원의 우승 상금을 받는다면 제가 수영도 좋아하고 농구도 좋아하기에 지하에는 수영장도 만들고 실내에서는 농구경기를 할 수 있는 농구장도 만들고 싶어요. 아마 그런 후에도 456억원을 다 못 쓰지 않을까요? 그럼 나머지는 어머니 드릴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덕수' 역을 맡은 배우 허성태와 '상우' 역을 맡은 배우 박해수. 사진=허성태 SNS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덕수' 역을 맡은 배우 허성태와 '상우' 역을 맡은 배우 박해수. 사진=허성태 SNS

대기업 과장으로 근무하다 배우의 꿈을 찾아 서른다섯의 늦은 나이에 2011년 SBS 기적의 오디션에 참가한 계기로 데뷔해 60여편의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탄탄히 밑거름을 다진 허성태는 2016년 영화 ‘밀정’, 2017년 ‘범죄도시’, ‘남한산성’, ‘꾼’ 등을 통해 배우의 입지를 굳혔다. 어느덧 10년 차 배우가 된 허성태.

“굳이 단어로 설명하자면 ‘조·단역에서 주·조연급 배우가 되는 중간 단계’에 있지 않나 싶어요. ‘어떻게 하면 보시는 분들에게 부담감 없이 연기할 수 있을까’라는 것과 ‘앞으로 해왔던 연기와 다른 색깔을 어떻게 부담 없이 표현 할 수 있을까’라는 걸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 같아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덕수' 역을 맡은 배우 허성태와 '덕수패거리' 중 한 명인 배우 김동원. 사진=허성태 SNS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덕수' 역을 맡은 배우 허성태와 '덕수패거리' 중 한 명인 배우 김동원. 사진=허성태 SNS

“‘오징어 게임’의 폭발적인 인기로 인해 광고 제의도 많이 들어왔을 것이라 생각하시는데 작품 제의는 몇몇 들어왔지만 광고는 의외로 하나도 안 들어왔어요. 하고 싶은 광고는 ‘오징어 땅콩’입니다. 실은 운전하는 걸 정말 좋아해서 자동차 광고를 정말 하고 싶어요. 자동차 운전하며 오징어 땅콩을 먹는 광고처럼 오징어와 자동차의 컬래버레이션이면 너무 좋을 것 같은데요? (웃음)”

배우 허성태. 사진=한아름컴퍼니 제공
배우 허성태. 사진=한아름컴퍼니 제공

"저는 언제나 ‘사람 냄새나는 배우’이고 싶어요. 배우로서의 목표는 ‘오징어 게임’에 출연했던 ‘오일남’ 역의 오영수 배우님처럼 ‘오일남’ 역을 맡을 수 있을 때까지 오래도록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되는 겁니다. ‘’오징어 게임‘ 작품에서 소개되는 전통놀이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그 가운데 제가 동행할 수 있어서 감개무량합니다. 시즌 2의 출연은 못 하겠지만 시즌 2가 나오게 된다면 출연 배우분들과 작품의 흥행을 응원할 겁니다. 차기작은 설경구, 유준상 선배와 함께 출연한 영화 ‘소년들’(감독 정지영)입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악역이 아니라 웃기고, 찌질하고, 착한 역할을 맡았습니다. 차기작에 대한 관심도 많은 기대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끝]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