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인간적인 '우리' 모습 응원하며 관람
상대방의 무언가를 내일처럼 아파하는 게 '사랑'이라고 생각
사랑해야 글 쓸 수 있다지만, '공감 능력' 있어야 집필도 가능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는 2016년 '비치온더비치', 2017년 '밤치기' 등을 연출한 '여자 홍상수'라는 수식어를 지닌 정가영 감독이 연출한 첫 상업영화다.

전작들에서 사랑과 욕망에 대한 솔직하고 거침없는 묘사로 관객들의 주목을 받았던 정가영 감독의 이번 작품은 연애의 솔직한 이면을 가감 없이 드러낸 이야기, 거침없는 캐릭터와 현실 공감으로 개봉 직후부터 뜨거운 입소문을 불러일으켰다.

연애는 참아도 외로움은 참을 수 없는 거침없는 직진 본능의 ‘자영’(전종서)과 일도 사랑도 모든 것이 서툴기만 한 미련남 ‘우리’(손석구)의 만남은 극강의 끌림을 이뤘다. 극중 ‘우리’ 역을 맡아 연기한 손석구는 화상 인터뷰를 통해 기자와 만나 영화 촬영 뒷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중 '박우리' 역의 배우 손석구 영상통화 포스터. 사진=CJ ENM 제공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중 '박우리' 역의 배우 손석구 영상통화 포스터. 사진=CJ ENM 제공

“(전)종서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선술집에서 함께 술 마시며 대화하는 장면이에요. 그 장면은 대사가 꽤 길어요. 그런데 대사가 ‘더 길었어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편집도 재미있으면서 마음에 들어요. 극중 ‘박우리’가 ‘이래도 되나’ 하면서 머리 싸매고 고민을 하잖아요. 결국엔 끌려다니듯 결정을 하고. 그러다가 자기 수렁에 빠지고. 그래서 지탄받고. 저는 그런 ‘우리’의 모습이 정말 인간적인 것 같았어요. 또 좌충우돌하면서 실수하는데 어떻게 사과해야 하는지 모르는 캐릭터는 저와 실제로 닮았어요. 저도 정말 당황하면 그럴 때 있거든요. 관객 입장으로 ‘우리’의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공감했고 ‘우리가 잘됐으면 좋겠다’는 응원을 하면서 보게 되더라고요.”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스틸 장면. '박우리' 역의 배우 손석구와 '함자영' 역의 배우 전종서. 사진=CJ ENM 제공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스틸 장면. '박우리' 역의 배우 손석구와 '함자영' 역의 배우 전종서. 사진=CJ ENM 제공

“얼마 전에 어떤 분이 제게 ‘사랑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겠냐’라고 질문했는데 제가 대답을 제대로 못 했어요. 집에 와서 ‘사랑은 뭐지’라고 곰곰이 생각을 해봤는데 상대방의 무언가에 대해 내 일처럼 아파하는 마음이 생길 때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결국엔 그게 ‘공감 능력’이잖아요. 극중 ‘우리’는 ‘사랑을 해야 글을 쓸 수 있다’고 말을 하는데 저는 그런 ‘공감’을 해야 집필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삶에서 ‘사랑을 해야 글을 쓸 수 있다’라는 건 맞는 말인 것 같아요.”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스틸 장면. '박우리' 역의 배우 손석구. 사진=CJ ENM 제공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스틸 장면. '박우리' 역의 배우 손석구. 사진=CJ ENM 제공

대한민국 군대의 어두운 면을 가감 없이 현실적으로 다룬 한준희 감독의 넷플릭스 시리즈 'D.P.'에서 임지섭 대위 역으로 출연, 이응복 감독과 김은희 작가 및 배우 전지현, 주지훈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tvN 드라마 '지리산'의 '임철경'으로 특별출연, 그리고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숏필름 프로젝트 '언프레임드-재방송'(12월8일 왓챠 단독 공개)을 통해 '영화감독'으로서 데뷔를 하게 된 손석구. 그는 내년에도 영화 '범죄도시 2'와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등의 공개를 앞뒀다. 지난 1년간 한 달에 하루에서 이틀만 쉬고 매일 같이 일했던 손석구는 2021년을 ‘살면서 가장 바빴던 해’라고 총평했다.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언론·배급 시사회 당시 '박우리' 역의 배우 손석구. 사진=CJ ENM 제공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언론·배급 시사회 당시 '박우리' 역의 배우 손석구. 사진=CJ ENM 제공

“‘박우리’는 제가 가장 젊은 날에 연기할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캐릭터가 아니었나 싶어요. 제가 또 언제 서른 살 초반 역을 맡아 해보겠어요? (웃음) 곧 40대가 되는데 체력도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걸 느끼고 생각도 고리타분하게 하는 걸 느껴요. 그렇기에 보여줄 수 있는 연기도 아닐 것 같이 보이지만 많이 달라질 거라 예상해요. 내년엔 구체적으로 한 두 작품을 하고 싶고 시나리오도 하나 정도 완성하고, 또 정말 가능하다면 연출도 한 작품 하고 싶어요. 아직 2021년이 안 끝났잖아요. 저는 연말, 연초가 열심히 일한 지난날들의 성과를 잘 수확하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진심으로 그렇게 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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