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헤중' 수호가 무너져 내린 순간이 전환점 불러
연기하며 좋은 영감과 영향력 주기 위해 늘 고민
삶에서 언젠가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 되길 바라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지난 8일 종영한 SBS 금토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극본 제인/연출 이길복/크리에이터 글Line&강은경/제작 삼화네트웍스, UAA/이하 ‘지헤중’)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서서히 이별을 준비하는 '전미숙'(박효주 분)과 아직 '전미숙'을 떠나보낼 수 없는 남편 '곽수호'(윤나무 분) 이야기는 매회 시청자 눈물샘을 자극했다.
연인과의 이별, 친구와의 이별, 가족과의 이별 등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이별을 결심한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며 시청자들은 웃었고, 울었다. '전미숙'과의 이별 앞에서 후회와 슬픔, 내려놓을 수 없는 미안함을 표현하는 '곽수호'의 절절한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대한민국 가장의 무게를 봤다. '지헤중'을 통해 인생연기를 펼쳤다는 평을 받은 배우 윤나무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이번 작품 촬영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다.
-배역 연기하며 인간적으로 가장 화가 났던 장면은
▲처음 '미숙'(박효주)이 쓰러졌을 때 전화를 받지 않고 엘리베이터에서 서민경 대리의 손을 잡는 장면이다. 그다음 장면이 '영은'(송혜교)에게서 전화 오는데 또 모른 척하고. 이 장면을 연기할 때 나로서는 '너는 정말 인간말종이구나', '너 욕 좀 먹겠다', '너 큰일났다. 어떡하냐'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반대로 아내의 병을 알게 됐을 때가 '수호'가 무너져내리며 전환점을 불러온 순간이었던 것 같다.
-'지헤중'의 주연이었던 배우 송혜교와 함께하는 첫 작품이었는데 톱스타적인 면모와 반전인 면모가 있었다면
▲'송혜교'라 하면 내 또래 세대는 물론 현세대에서의 '아이콘'이지 않나. 장기용 배우도 촬영이 끝난 지 몇 개월이 지났는데도 '내가 지금 송혜교와 연기를 하는 거야'라는 질문을 했다고 하더라. 나도 그저 '톱스타'의 이미지가 컸다. 그런데 첫 대본 리딩을 하는 날 1시간 먼저 와계시더라. 내가 도착했을 땐 혼자 덩그러니 앉아 계셨는데 현장에서 제작진 한 분 한 분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며 본받을 점이 정말 많았다. (송)혜교 누나는 촬영에서도 절대 늦지 않고 인간적으로도 너무나 훌륭한 인품을 가졌다. 누나를 보며 '저렇게 하니까 20년 넘게 지금의 자리를 유지하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2011년 연극 '삼등병'으로 데뷔 후 연극, 뮤지컬, 드라마를 종횡무진하며 활동하고 있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는 대학 졸업 후 30편의 작품에 출연했더라. 새로운 작품에서 새로운 역할을 경험하며 나 자신을 찾아가는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어느 순간 내가 고갈된 느낌을 받았고 '어떻게 하면 이것을 해소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정말 운이 좋게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 출연하면서 자연스럽게 브라운관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누군가 봐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게 배우의 삶이고 숙명이다. 내가 만난 배역과 작품을 보는 시청자와 관객이 어떤 좋은 영감을 줄 수 있는지, 어떻게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지 늘 고민하는 것 같다.
-그동안 '지헤중'을 사랑해준 시청자들에게
▲'지헤중'을 시청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제가 그랬듯 '지헤중'이 여러분의 가슴 속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 삶에서 문득 떠오르고 언젠가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가 되길 바란다. 방영되는 동안 보내주신 관심과 사랑 잊지 않고 좋은 연기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겠다.
5년 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온 윤나무는 오는 3월20일까지 코엑스아티움에서 '김해진' 역으로 뮤지컬 '팬레터'를 공연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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