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다박&] 공유 “윤재가 딸 앞에서 웃는 장면 가장 소중” ①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지난해 12월24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고요의 바다'는 K-시리즈 최초로 미지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강렬한 SF 미스터리 스릴러를 선보였다. 인류 생존의 답을 찾아 위험을 무릅쓰고 지구를 떠난 최정예 대원들, 달 한가운데 '고요의 바다'라 불리는 곳에 있는 밀실과도 같은 연구기지인 '발해기지' 안에 갇힌 채 임무를 완수해나가는 이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호기심과 긴장감을 배가시켰다.

극중 우주항공국의 최연소 탐사 대장 '한윤재'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공유는 화상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첫 시도였던 만큼 우여곡절과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그만큼 의미 있었다. 이 작품을 기반 삼아 앞으로 국내에서 더 좋은 SF 물이 나오리라 예상한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공유가 '한윤재'를 연기하며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감정 표현'이다. '윤재'는 긴박한 상황의 연속에서도 임무에만 집중하는 인물이다. 극이 진행되면서 대원들을 한 명씩 잃는다. 하지만 '윤재'는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고, 주저앉아서 자신의 감정 표현을 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 공유는 캐릭터의 상황을 연기하며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다.

"감독님과 촬영할 때마다 많은 대화를 나누며 지금의 결과물을 만들어냈어요. 상황적으로 배우가 감정을 드러내고 뭔가를 표현하는 충분한 시간이 없는 캐릭터와 상황이 충돌할 때는 연기하기가 늘 어렵고 고민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극중 유일하게 '윤재'가 딸 앞에서 웃는 장면이 있는데 제겐 그 장면이 '윤재'에게 소중한 장면이었다고 생각해요. 또 마지막에 '윤재'의 생명 유지장치가 꺼져갈 때 흘리는 눈물이 딸에 대한 감정까지 잘 표현해주었지 않았나 싶어요.“

'고요의 바다'는 본디 2014년 제13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큰 호평을 받았던 최항용 감독의 동명 단편 영화를 8부작의 드라마로 만든 작품이다. 영화 '마더'로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각본상, '미쓰 홍당무'로 청룡영화상 각본상을 받은 박은교 작가가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공유는 '고요의 바다' 제작발표회 당시 '시나리오를 보고 '유레카'를 외쳤다'고 밝힌 바 있다.

"단편을 보고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가까운 미래에 충분히 예상 가능한 우리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에게는 필수자원인 '물'이 고갈되었고, 우리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고. 그래서 필요한 게 '월수'인데. 그 '월수'라는 설정이 참신했어요. '월수'가 필수적인데, '월수'로 인해 죽임을 당한다는 아이러니함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이 작품을 관통하고 있는 세계관은 '월수'인 것 같아요."

"저는 '윤재'라는 캐릭터보다 '고요의 바다'라는 작품이 좋아서 출연을 선택한 이유가 커요. 작품은 '지안'(배두나)의 서사를 중심으로 작품이 흘러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윤재'의 서사가 많이 비치지 않는 부분이 있죠. 그래서 연기를 하면서 몇몇 포인트를 주었는데 일단 영화 '부산행'에서의 '석우'처럼 '윤재'도 '고단한 아버지의 인상'을 가졌으면 했어요. 극의 설정상 '윤재'가 대원들 앞에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상황이 펼쳐질 때마다 저의 감정이 올라오는 걸 우려했던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대원들이 죽었을 때나 마지막에 '지안'과 마주할 때 감정적으로 북받치는 걸 덜어내고 저 자신을 경계하며 연기했어요.“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