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의 피'서 최고 빌런 '나영빈' 연기
발성 변화 스케치북 그림 그리며 훈련
어렵게 촬영한 첫 등장 씬 편집돼 아쉬워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영화 '경관의 피'는 범죄 수사극으로 경찰이라는 존재, 그 본연의 정체를 들여다보고자 했던 이규만 감독의 의도가 담긴 영화다. 서로 다른 신념을 가진 두 경찰, '박강윤'(조진웅)과 '최민재'(최우식)이 그려내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와 이를 탄탄하게 뒷받침해줄 명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이 가득하다. 거기에 스타일리시한 연출까지 더해져 영화 '신세계', '내부자들', '독전'의 계보를 이어 한국 범죄 수사극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영화 '경관의 피'에서 극중 '나영빈' 역을 맡은 배우 권율.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영화 '경관의 피'에서 극중 '나영빈' 역을 맡은 배우 권율.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극중 상위 1%만 상대하는 범죄자 '나영빈'을 연기한 배우 권율은 역할을 위해 12kg 증량, 태닝을 하고 심지어 발성까지 바꾸는 등 색다른 연기 변신으로 관객들에게 '악역 매력'을 선보였다. 화상 인터뷰를 통해 기자를 만난 권율은 ”알람을 맞춰놓고 고구마 150g, 닭가슴살 100g 등 철저히 맞춰 하루에 6~7끼를 먹으며 증량을 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몸은 커지는데 얼굴은 작아 보이는 시각효과가 있는지 나는 살이 쪄가고 있는데 오히려 주변에서 '왜 이렇게 살이 빠졌냐'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며 증량 과정에서의 비화를 소개했다.

"피부가 하얀 편인데 극중 '나영빈'의 구릿빛 외모를 위해 태닝을 했어요. 그런데 저는 기계 태닝을 일정 시간 이상하면 몸이 빨갛게 '익어서' 짧은 시간 나눠 매일 매일 해야 했어요. 원래 몸에 열이 많은 편인 데다가 단시간에 몸에 열을 쐐야 하는 작업이라 그런지 밤이 되면 온종일 물놀이를 하고 난 것처럼 처음 2~3주는 너무 힘들더라고요."

영화 '경관의 피' 스틸. 극중 '나영빈' 역을 맡은 배우 권율.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영화 '경관의 피' 스틸. 극중 '나영빈' 역을 맡은 배우 권율.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그가 극에서 보여주는 허스키한 발성은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것에서 발현된 것이 많다. 권율은 영화 작업하는 1~2개월 동안 대본에 주어진 '나영빈'의 대사를 연습했던 것이 아니라 대본에 주어진 '나영빈'의 전반적인 상황들을 스케치북에 직접 그려가며 '내가 만약 '나영빈'이라면 욕이든, 신조어든, 어떠한 막말이든 이 상황에 어떤 대사를 했을까'라고 상상하는 훈련을 했다. 말 그대로 '나영빈'의 캐릭터와 상황에 자신의 몸을 던져 몰입했다.

"처음 그렇게 연습을 시작했을 땐 그 상황이 낯설고 제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입이 떼어지지 않을 정도로 멍하니 연습실에 앉아있다 온 시간도 많았어요. 그렇게 시간이 쌓여가다 보니 비로소 대본에서 요구하는 '나영빈'의 대사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발성을 처음부터 일부러 바꾸거나, 바꾸려고 연습했다기보다는 대사가 나오는 '진원지'를 짚어보며 새로운 훈련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배우 권율.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배우 권율.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모든 장면 촬영이 다 힘들고 그만큼 다 재미있었어요. 그래도 힘들게 촬영한 장면을 꼽자면 분량상의 이유로 편집이 되었지만 사우나에서 제 조직원들과 대화하던 중 '차동철'(박명훈)과 처음 만나 대면하는 장면이에요. '나영빈'의 극적인 시작을 보여주는 장면인데 그 장면이 아무래도 사우나에서 촬영하다 보니 신체적으로도 쉽지 않았고 '나영빈'의 첫 등장이라 강력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안타깝게도 그 장면을 관객분들께 보여드리지 못해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요. 여러분께서 작품을 많이 사랑해주신다면 영화의 감독판이 제작될 수 있도록 감독님과 사우나에서 대화를 해보겠습니다. (웃음)“

[인터뷰 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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