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다박&] 정인선 "실제로 사람 좋아해 주위에서 '힐러'로 알려져" ②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지난 23일 종영한 SBS 일요드라마 '너의 밤이 되어줄게'(연출 안지숙/ 제작 빅오션ENM, 슈퍼문 픽쳐스)(이하 '너의 밤')는 몽유병을 앓고 있는 월드스타 아이돌과 비밀리에 이를 치료해야 하는 신분 위장 입주 주치의의 달콤·살벌한, 심리 치유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극중 몽유병을 겪는 월드 클래스 아이돌 밴드 그룹 루나(LUNA)의 '윤태인'(이준영 분)은 몽유병인 걸 들켜서 안 되는 이유로 '나를 떠올릴 때 팬들은 '몽유병'을 먼저 떠올리게 될 것'이라며 이미지 메이킹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 사람들은 배우, 가수, 모델, 희극인 등의 아티스트를 떠올릴 때마다 '어디 나왔던 누구'나 '수식어'로 인지하는 경우가 많기에 크게 공감되는 부분이다.

1996년 SBS 드라마 '당신'으로 만 5살부터 아역배우로 데뷔해 성인이 될 때까지 매년 꾸준히 한 작품 이상 출연했던 배우 정인선은 극중 '윤태인'이 이미지 메이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점에 대해 '연예계 몸담은 사람이라면 모두가 떼려야 뗄 수 없는 고민과 목표일 것'이라며 공감했다. 정인선에게 '어디 나왔던 누구'나 '수식어' 같은 부분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조금씩 변화하며 항상 따라다니는 존재다.

”감사하게도 아역 시절 ''살인의 추억'의 걔', ''매직키드 마수리'의 걔' 같이 주옥같은 작품들이 수식어가 되기도 했어요. '아역'이라는 단어 자체로도 수식어가 되기도 했고요. 나이가 조금 들어서는 ''한공주'의 걔', ''마녀보감'의 걔'. 이제는 ''골목식당'의 걔'. 이렇게 제 꼬리표를 바꿔왔고 그럴 때마다 쾌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저는 수식어가 한 가지에서 멈추지 않도록 개인적으로 늘 경계하고 노력해요. 그러기 위해 작품도 멈추지 않고 계속하며 달려나가고 있습니다."

정인선은 의학 분야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은 없지만 지인들 사이에서 '힐러'로 소문이 나 있다. 그는 이야기를 나누는 걸 좋아하고 사람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이다. 이번 작품에서 '윤주' 캐릭터를 만나면서 그런 부분을 확장시키고 주변 사람들을 더 돌아보게 되었다. 의료 계열 종사자인 그의 가장 친한 친구는 '가장 좋은 치료는 손길 치료다'라는 말을 했다.

''누구도 불가능할 것이다'라고 말한 환자에게 열과 성을 다해서 손길이 닿는 데까지 애정을 갖고 관심을 기울였을 때 호전이 되었다'며 '다른 무엇보다 '손길 치료'만 한 것은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윤주'를 촬영하며 많이 떠올렸어요. 극중 '윤주'는 전문가처럼 치료하지 않아요. 우스꽝스러운 비즈공예를 하고, 등산하고, 명상을 한다든지, '몽유병'에 대한 전문적인 대처를 하지 못하죠. 다만 '태인'의 옆자리를 비집고 들어가 애정과 관심을 가져요. 그건 드라마뿐 아니라 삶에서도 누군갈 대할 때 중요한 요소로 느껴져요.“

정인선은 '사람은 모두가 마음에 상처 하나쯤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상처를 품고만 있다면 치유되기까지 더딜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도 언젠가 마음속에 혼자 끙끙 앓고 있던 상처가 있었고 치유되기까지 시간은 더디게 흘러갔다. '치유'를 위해 일부러 부딪치는 게 아니라 조금씩 꺼내고, 풀어내고, 쓸데없는 말장난이라도 나누면 저도 모르게 무언가를 깨닫는 순간이 온다.

"'너의 밤'을 촬영하며 유쾌하고 재미있는 감독님, 배우진, 제작진들을 만나 지난 몇 개월을 시끄럽고 복작복작하게 보냈어요. 이 작품은 제가 아무 말이나 하고서 저도 모르게 치유 받게 되는 힘을 알려준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많은 치유를 받았고요. 상상하는 것보다 많은 분이 잠들기 전에 많은 고민에 휩싸이고 잠 못 이룬다고 생각해요. 그런 분들에게 잠깐이나마 '피식, 피식' 웃게 할 수 있었다면 저는 그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동안 '너는 밤'을 시청해주시고 사랑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려요."

'너의 밤이 되어 줄게'에서 1인 2역으로 존재감 넘치는 열연을 펼친 배우 정인선. 앞으로 그가 어떤 캐릭터로 시청자를 사로잡을지 벌써 기대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