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 앤 크레이지'서 사명감 넘치는 오경태 역 맡아
도유곤에게 자백 받아내는 장면서 카타르시스 느껴
폭행장면 많았던 경태의 감정선을 수치화해서 연기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지난달 28일 종영한 tvN 금토 드라마 ‘배드 앤 크레이지’(연출 유선동/극본 김새봄/제작 스튜디오 드래곤, 밍크엔터테인먼트)에서 극중 살인사건의 진범을 집요하게 쫓는 오경태 역을 맡아 사명감 있는 경찰의 모습을 그려낸 배우 차학연.

서면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는 "작품이 끝나면 보통은 시원섭섭한 마음이 함께 들기 마련인데, 아직은 ‘경태’를 보낼 준비가 안 돼서 그런지 ‘서운한 마음’이 더 크게 느껴진다"며 "촬영하는 동안 너무나 행복했고 ‘배드 앤 크레이지’의 마지막 장면을 찍어야 하는 날이 점점 다가오는 게 아쉬웠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배우 차학연. 사진=51k 제공
배우 차학연. 사진=51k 제공

"경태뿐만 아니라 대본 속 모든 인물이 매력 있게 느껴졌습니다. 개성 강한 인물들이 함께 사건을 풀어나가는 이야기가 흥미로웠고, 대본을 읽다 보니 작품 속 캐릭터들과 직접 만나 함께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무엇보다 순박하고 온화한 성품을 지녔지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끝까지 매달리고, 때론 누구보다 날카로움과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경태에게 큰 매력을 느껴 이 작품에 참여했습니다."

차학연이 연기한 경태의 매력은 '그 상황에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오로지 경태이기에 가능한', ‘진실한 올곧음’에서 뿜어나오는 인간적인 면모다. 극중 컵라면을 먹던 경태가 기어이 재선(차시원)의 샌드위치를 얻어먹는 장면이나 정훈(박민상)을 미행하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즉흥적으로 재선에게 날아차기를 하는 경태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호감도를 높였다.

드라마 '배드 앤 크레이지' 스틸. 극중 '오경태' 역을 맡은 배우 차학연. 사진=tvN ‘배드 앤 크레이지’ 제공
드라마 '배드 앤 크레이지' 스틸컷. 극중 오경태 역을 맡은 배우 차학연. 사진=tvN ‘배드 앤 크레이지’ 제공

4부에서 도유곤(임기홍)에게 두들겨 맞으며 죽을 수도 있는 두려운 상황에서도 “내가 당신 어떻게든 잡을 거야! 다 밝혀낼 거야! 끝까지 꼭 내가”라고 이야기하는 장면과 대사는 가장 경태답고, 가장 경태를 잘 표현한 대사라 생각했다. 인정사정없이 골프채를 휘두르는 도유곤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당하면서도 경찰의 본분을 잊지 않고, 마지막까지 도유곤의 자백을 받아내려 혼신의 힘을 다한 '경태'의 절박함을 차학연 역시 간절하게 잘 그려내고 싶었다. 장면에서 '경태'의 감정을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하고 싶었기에 현장에서 감독님과 대화도 많이 나누며 고생 끝에 촬영한 장면이다. 극중 도유곤이 자신도 모르게 자백을 할 때 느낀 카타르시스는 아직도 고스란히 남았다.

차학연은 극 초반 경태가 폭행을 당하는 신이 많아 촬영 전부터 강도 높은 운동과 식단 조절을 꾸준히 했다. 액션 장면의 경우 몸뿐만 아니라 심적으로도 부담이 많이 된다. 체력이 약해지면 정신적으로도 힘들어지기에 촬영 전까지 체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뒀다. 똑같이 맞는 장면이라 할지라도 시청자들에게 경태의 감정선이 점점 고조되는 것이 느껴지도록 현장에서 경태의 감정을 수치화해서 감독님과 상의했다.

배우 차학연. 사진=51k 제공
배우 차학연. 사진=51k 제공

"이를테면 골프채로 처음 맞고 경태가 바닥에 쓰러질 때는 70 정도의 힘이, 막무가내로 폭행을 당하고 시간이 점차 흐르면서 도유곤에게 극적으로 자백을 받아낼 때는 10 만큼의 힘도 남아 있지 않다. 이런 식으로 몸에서 점차 힘을 빼고 그만큼의 감정만 담아 연기하려고 노력했어요. 사실 경태가 폭행을 당하는 장면의 경우 체력적인 어려움보다 감정 소모가 굉장히 큰 장면이었거든요. 그 상황 속 경태의 감정을 오롯이 표현해내고 싶었고 감독님께서 모니터를 보시고 '뭉클하고 울컥했다'고 말씀해 주셔서 큰 힘을 얻었습니다.“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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