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메이커' 대본 전달 후 이선균 만나서 '인연' 생각
관록 많은 배우들과 작업하는 게 도전으로 다가와
작품을 접한 관객들에게 듣고 싶은 평은 '재미있다'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영화 '킹메이커'가 지난 1~3일 설 연휴간 한국 영화 중 좌석 판매율 1위를 기록했다. 작품은 전 세대 관객을 아우르며 뜨거운 호평을 받는 가운데 장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70회 칸 국제 영화제에서 호평 세례를 받은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에서 극중 '천인숙'을 연기했던 배우 전혜진과 작업했던 변성현 감독은 후속작 '킹메이커'에서 배우 이선균과 합을 맞췄다.

두 작품에 걸쳐 연예계 대표 배우 부부와 합작한 변 감독. 그는 온라인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당시 드라마 '나의 아저씨' 출연 중이었던 이선균의 '킹메이커' 캐스팅 비화를 소개했다.

영화 '킹메이커' 언론 리뷰 포스터.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영화 '킹메이커' 언론 리뷰 포스터.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킹메이커' 대본을 전달 드리고 얼마 후에 미용실에서 (이)선균 선배님을 우연히 만났는데 `시나리오 잘 받았습니다`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제가 `재미없었다`는 대답을 들을까 봐 차마 `어떻게 읽으셨어요`라고 물어보질 못하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드렸어요. `빠르게 연락드리겠습니다`라고 하시고, 저도 `감사합니다`하고 지나갔어요. 그런데 느낌이 좋았어요. 저도 제가 함께 작업을 해본 배우가 아닌 이상 배우를 만날 기회가 없는데 이렇게 우연히 만나서 `인연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변 감독이 처음 작품을 구상했을 때 어둠 속에 묻혀 있는 '킹메이커'이자 유창한 달변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선거 전략가 ‘서창대’가 지닌 외형은 깡마른 체격이었다. 이선균은 변 감독이 구상하는 '서창대'의 깡마른 외형 구현을 위해 집중력 깊은 체중 감량에 돌입했다. 이선균이 체중 감량에 몰입하여 사력을 다한 나머지 변 감독은 그를 보며 '위험하다'고 느낄 지경이었다. 변 감독은 이선균과 외형 구현보다 연기에 관한 이야기로 소통하며 작품 속 캐릭터 구축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영화 '킹메이커'에서 극중 '서창대' 역을 맡은 배우 이선균의 2차 캐릭터 포스터.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영화 '킹메이커'에서 극중 '서창대' 역을 맡은 배우 이선균의 2차 캐릭터 포스터.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작품을 촬영하며 제게 도전으로 다가온 지점은 배우분들이었어요. 저보다 경력이 많은 선배님, 영화에 대해 저보다 더 많은 관록이 쌓인 분들께 저의 해석으로 디렉션을 드리고 연출하는 부분이 가장 도전적이면서, 가장 재미있으면서, 가장 쉬웠어요. 이유는 정말 실력 넘치게 잘하시고, 말씀을 존중하면서 들어주셨거든요. 주, 조연할 것 없이 모두 너무나 연기를 잘하시는 배우분들이다 보니 연출하는 데 있어 한곳의 누수도 생기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무엇보다 배우분들이 제 영화에 출연하심으로 폐가 되지 않고 `모두가 잘 해냈다`, `호흡이 정말 좋았다`는 이야기와 평을 받고 싶었습니다.“

영화 '킹메이커' 스틸.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영화 '킹메이커' 스틸.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변성현 감독은 올해 41세로 영화 연출자로서는 젊은 축에 속하지만, 연출 작품의 소재는 고전적인 분위기로 가득하다. 그가 즐겨듣는 음악은 고 김현식의 노래이다. 그만큼 클래식하게 찍는 걸 추구하는 변 감독의 작품은 상업 영화들 사이에서 카메라 이동도 적고 컷 수도 적지만 누구보다 활용을 잘한다. 그의 영감과 감성의 원천은 클래식 영화에서 나온다.

"옛날 할리우드 영화, 홍콩영화, 2000년대 한국 영화의 팬이에요. 2000년대 한국 영화의 정점에 (설)경구 선배님이 서 계셨죠. 당시가 한국 영화는 가장 황금기였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그 당시 영화들을 봐요. 최근 영화들보다 그 시대 영화들을 더 많이 보는 것 같아요. 그 시대 영화들을 본받으려고 굉장히 노력하고 있어요.”

영화 '킹메이커' 연출자 변성현 감독.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영화 '킹메이커' 연출자 변성현 감독.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킹메이커’를 보신 분들에게서 가장 듣고 싶은 평은 ‘이 영화의 2시간이 재미있다’는 거예요. 거기에 더해 영화를 보고 나서도 마음의 여운과 작품에 대해 생각해볼 여지가 남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변성현 감독의 영화 ‘킹메이커’는 현재 전국 극장에서 절찬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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