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2' 김정훈 감독, 시각적 완성도에 중점 둬
장마로 일정 미뤄져 배에서의 장면 한겨울에 촬영
어드벤처와 그의 비주얼 구현 도전으로 다가와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지난 26일 개봉한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이하 '해적2')이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해 개봉한 국내외 작품을 통틀어 처음으로 100만 관객을 기록한 '해적2'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극장가에 한국 영화 흥행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왕실 보물의 주인이 되기 위해 바다로 모인 해적들의 장대한 모험을 그린 '해적2'는 흥미진진한 전개와 유쾌한 재미, 생기발랄한 캐릭터, 배우들의 열연으로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온라인 인터뷰에서 만난 '해적2' 연출자 김정훈 감독은 "꿈과 희망을 느낄 수 있길 바라며 아이들을 위한 영화를 만들었다. 성인들도 영화를 보며 동심으로 돌아가 모험의 세계를 떠올릴 수 있길 바랐다. 그렇기에 온 가족이 즐기며 함께 볼 수 있는 영화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영화를 만든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액션은 물론이고 바닷속에서 폭발하는 화산, 해일에서 빠져나오는 배, 번개 치는 바다 등의 완성도를 위해 굉장한 노력을 했다"며 작품에서 시각적 요소에 중점 둔 것을 강조했다.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 런칭 포스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 런칭 포스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정훈 감독은 '해적2'를 촬영하며 코로나19 외에도 너무 많은 심리적 압박을 받았는데 길었던 2020년도 장마 때문이었다. 그는 해적선에서 일어나는 모든 장면을 날씨가 좋은 여름과 가을에 촬영하려고 준비를 해놓았었지만 장마 때문에 모든 일정이 겨울로 미뤄졌다. 하필 2020년 겨울은 35년 만에 기록된 한파에 강추위였다. 촬영 중에 영하 20도 이하로 내려가기도 했고 체감온도는 영하 25도, 30도가 넘었다. 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었던 촬영장소에 배를 기울이고 물을 뿌리면서 촬영을 했다. 뿌리는 물이 얼음이 되어서 배우들의 얼굴을 때릴 정도였다. 그에게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배에서의 첫 촬영 날이다.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두꺼운 잠바를 입고 있는데도 너무 춥더라고요. 배우 한 명 한 명이 배 위에 올라가는데 의상이 너무 얇은 거예요. 배우들이 어깨를 움츠리고 걸어오는데 그 압박감이 너무 심하더라고요. 물탱크로 배에 물을 부어야 하는 촬영이 있었는데 '이걸 촬영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계속 고민을 했어요. 하지만 영화의 전개상 너무나 중요한 장면이어서 어쩔 수 없이 물탱크를 배 위에다 설치해놓고 배우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선물을 하나 드리겠다'고 하니, 배우분들이 무슨 말인지 바로 아시더라고요. 그 장면 촬영 후 배우분들이 '선물 치고 너무 약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게 너무 고맙고 오히려 제가 배우분들에게서 잊지 못할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배를 기울이고 촬영을 하며 무리 없고, 무엇보다 사고 없이 끝내서 너무 다행이고 감사해요.“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 연출자 김정훈 감독.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 연출자 김정훈 감독.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동안 '한국에서 만들어진 어드벤처 영화가 그렇게 많지 않구나'라고 느꼈었어요. 이번 작품을 연출하면서 어드벤처와 어드벤처를 보여주는 비주얼이 연출자로서는 도전적인 부분이었어요. 전편인 '해적: 바다로 간 산적'도 바다가 배경이긴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바다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액션, 모험, 판타지를 시원하고 또 재미있게 보여주고 표현하기 위해 큰 노력을 했습니다. 영화를 본 어린이 관객들에게서 '와! 나도 배를 타고 모험을 하고 싶어', '보물을 찾아 떠나고 싶어' 같은 반응을 들을 수 있다면 가장 기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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