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눈높이에서 고민하며 '해적2' 만들어
열약한 수중환경에서 소화한 배우들 고마워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이하 '해적2')이 남다른 흥행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6일 개봉 당일, 영진위 통합전산망을 비롯해 국내 주요 극장 사이트인 롯데시네마, CGV, 메가박스, 예매 사이트인 YES24, 포털사이트 네이버, 다음에서 전체 예매율 1위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6일 기준, 영화는 같은 시기 개봉작을 비롯해 쟁쟁한 국내외 모든 경쟁작을 압도적으로 제치며 10일 연속 박스오피스 최정상을 지키고 있다. 전에 없던 규모의 어드벤처, 대세 배우들의 빛나는 케미, 육·해를 아울러 펼쳐지는 장대한 액션과 볼거리의 향연으로 호평을 받는 '해적2'.

연출자 김정훈 감독은 온라인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기자를 만나 "극중 캐릭터도 많고, 캐릭터 간의 갈등과 드라마도 많고, 영화 비중의 상당량을 차지하는 게 액션이고, 그렇게 시각적으로 보이는 게 많은 작품이다 보니 시간 조율하는 게 굉장히 힘들었다. 여러 캐릭터를 짧은 순간에 임팩트 있게 담아내는 걸 가장 많이 신경 썼고 그만큼 가장 어려웠다"며 연출하는데 가장 고민했던 부분을 소개했다.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 제작보고회. 왼쪽부터 김성오, 강하늘, 한효주, 김정훈 감독, 채수빈, 세훈, 이광수.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 제작보고회. 왼쪽부터 김성오, 강하늘, 한효주, 김정훈 감독, 채수빈, 세훈, 이광수.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정훈 감독은 '해적2'를 연출하며 '가족이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영화', '어린이도 즐길 수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어릴 적 모두가 한 번쯤은 상상해보고 접했을 법한 '보물섬'이나 '신밧드의 모험'처럼 어린이의 눈높이를 고려했다. 그러나 이를 위해 억지로 캐릭터성이나 진정성을 버려가며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장면이나 요소를 배치하진 않았다. 그 예로 김 감독은 2015년 개봉한 코미디물인 영화 '탐정: 더 비기닝' 이후 7년 만에 다시 만난 권상우에게 '해적2'에서 악역을 제안했다.

"제가 느끼는 권상우 배우는 어떤 역할을 해도 진정성을 느끼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어떤 역할을 맡아도 자신에게 맞게 소화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악역이다 보니 악역의 욕망을 충분히 관객들에게 전달하면서 무엇보다 새로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사극도, 악역도 처음인 상우 씨의 새로운 모습이 관객들에게 재미있게 어필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본인도 그에 흔쾌히 동의해 재미있게 참여했습니다. 저는 극중 악역이라고 하지만 욕망이 있는 악역으로 잔혹한 리더로서 관록과 여유를 보여주길 바랐어요. 그런 점에서 상우 씨가 훌륭하게 표현해줬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일반적인 영화라면 주인공의 이동에 따라 주요 장면이 출현되며 동선의 흐름과 전개가 이루어진다. '해적2'는 다양한 캐릭터가 큰 이동 없이 배 안에서 드라마를 그리는 만큼 김 감독은 캐릭터 간의 간극과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주, 조연들이 '내가 빛나기 위한' 욕심 없이 상대 배역을 배려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배우들은 사심 없이 서로를 위했으며 특히 수중 장면에서 그들의 팀워크는 더욱 빛났다.

수중 장면은 보는 것보다 촬영의 위험도나 어려움 정도가 10배 이상이다. 촬영을 연출하는 감독으로서도, 촬영하는 제작진으로서도, 연기하는 배우로서도 상상보다 더 극한의 과정이다. 물속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기에 감독으로서도 '연출'이라는 것이 무의미한 상황이다. 강하늘은 코에 들어간 물을 병원에 가서 빼내야 했다. 박재환은 촬영하다가 귀에 물이 들어가 중이염에 걸렸다.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 연출자 김정훈 감독.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 연출자 김정훈 감독.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광수 씨나 (한)효주 씨도 '컷'을 외칠 때마다 물에서 올라와 먹은 물을 토해내야 할 정도로 힘든 촬영이었어요. 그걸 지켜보는 저나, 무술감독님이나, 촬영감독님이나, 모두가 절로 숙연해지는 상황이었죠. 저체온증에 시달렸던 제작진들과 함께 고생했던 액션 배우들까지요. 열약한 상황에서 연기를 해주신 배우분들께 그저 감사할 따름이에요.“

[인터뷰 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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