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기록한 '나의 촛불'로 첫 영화감독 데뷔
촛불 정신 잃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의기투합해
손석희 인터뷰 포함 다양한 인사 인터뷰 담아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K-콘텐츠의 주역이자 다양한 작품을 통해 의미 있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배우 김의성. 그리고 기자 주진우가 손을 맞잡았다. 이미 MBC [탐사보도 스트레이트]로 한차례 호흡을 맞춘 이력이 있는 이들은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이들은 촛불 시민부터 고영태, 김성태, 박영수, 손석희, 심상정, 유시민, 윤석열, 추미애, 이혜훈, 박지원, 정세현, 안민석, 하태경, 우상호, 필립 메스메로, 박주민, 정세균 등을 인터뷰하며 2016년 촛불광장의 비화를 기록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웰메이드 다큐멘터리 '나의 촛불'이 오는 10일(목) 개봉한다.

영화 '나의 촛불' 메인 포스터. 영화 '나의 촛불' 연출자 김의성, 주진우 감독. 
영화 '나의 촛불' 메인 포스터. 영화 '나의 촛불' 연출자 김의성, 주진우 감독. 

첫 영화감독 데뷔작의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의성은 "처음엔 인터뷰대상만 섭외하고 능력 있는 감독에게 제작을 맡기려고 했었지만 감독을 구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초보 감독 두 사람이 감독을 맡고 초보 제작자 두 사람이 제작도 맡았다. 모르는 게 많은 두 사람이 모든 책임을 지게 되다 보니 시행착오도 많았고 '제대로 만들어질 수 있으려나'하는 걱정도 많았다. 손익분기점이 10만 정도인데 우리의 전 재산을 들여 만들었다"며 제작 동안의 고민과 소회를 말했다.

영화 '나의 촛불' 연출자 김의성, 주진우 감독. 사진=(유)주기자 제공
영화 '나의 촛불' 연출자 김의성, 주진우 감독. 사진=(유)주기자 제공

영화엔 촛불 시위에 참여했던 일반 시민들이 출연한다. 주진우·김의성 감독은 SNS를 통해 '촛불 시위에 참여하며 추억이나 재미있는 사연을 지닌 분들은 사진과 동영상과 함께 보내주시라'며 자료를 받았다. 국내외에서 수천 명이 사연을 보내왔다. 그중에서도 인터뷰를 할 수 있는 이들이 굉장히 제한적이었고 인터뷰에 응했지만 영화에 나오지 못한 시민들도 많다. 영화는 시민 외에도 손석희 당시 JTBC 앵커를 비롯해 국회의원, 특검 변호사, 의경이 출연해 의미를 보탰다. 정말 길고 험했던 섭외와 설득과정을 주진우 감독이 소개했다.

영화 '나의 촛불' 스틸. 사진=(유)주기자 제공
영화 '나의 촛불' 스틸. 사진=(유)주기자 제공

"공갈 협박은 아니었습니다. (웃음) 손석희 사장이 촛불과 태블릿 PC에 관해 언급한 첫 번째 인터뷰에요. 앞으로도 없을 거고요.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였어요. 무엇보다 '촛불의 의미'. '촛불을 기록하고 기억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해서 인터뷰에 응해주지 않으셨나 생각해봅니다. 저희는 사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그리고 그 주변 인물들에 관해 더 많이 다루고 싶었어요. 하지만 카메라가 문 앞 입구까지 와서 촬영에 실패하고, 약속을 잡아놓고 그냥 가신 분들도 많았어요. 그런 걸 담지 못해 아쉬워요. 그러나 탄핵 중심에 있었던 주요 인물을 담으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아마 지금 섭외하라고 하면 안될 거에요. 한 분 한 분 카메라 앞에 앉히기까지 쉬운 분이 없었어요.“

영화 '나의 촛불' 스틸. 사진=(유)주기자 제공
영화 '나의 촛불' 스틸. 사진=(유)주기자 제공

이정현, 김진태, 홍준표, 나경원 등 당시 친박 핵심 인사들은 끝까지 인터뷰를 고사하여 출연 성사에 실패했다. 두 감독은 정치적인 측면은 거둬내고 촛불이 이뤄낸 그 현실만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제작 시기와 공개 시기 차이가 많이 나는 만큼 2년 전에, 혹은 3년 전에 인터뷰를 끝내고 그사이 큰 변화를 겪은 인물들도 많이 있었기에 '다시 재촬영을 해야 할지', '어떻게 편집해야 할지' 고민도 많았다. 그러나 당시 시기와 비추어 지금 시기와 비교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기에 인터뷰는 편집 없이 공개했다.

영화 '나의 촛불' 제작 과정. 사진=(유)주기자 제공
영화 '나의 촛불' 제작 과정. 사진=(유)주기자 제공

'촛불집회'는 우리의 역사이지만 대선 한 달여를 앞두고 개봉을 하게 되는 만큼 시선이 갈리기도 한다. 영화가 개봉 전이지만 벌써 '윤석열 후보를 망신줘서 대선에서 나쁜 영향을 주려는 것 아니냐' 혹은 '윤석열 후보에게 면죄부를 줘서 대선에 유리한 영향을 주려는 것 아니냐'는 정치적 프레임이 씌워지고 있다. 김의성·주진우 감독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김의성 감독은 설명했다.

영화 '나의 촛불' 연출자 주진우, 김의성 감독. 사진=(유)주기자 제공
영화 '나의 촛불' 연출자 주진우, 김의성 감독. 사진=(유)주기자 제공

"영화를 이미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말도 안 되는 소리에요. 이 영화에서 정치인들이 차지하는 부분은 미미하고 특히 이재명, 윤석열 등 대선후보들의 분량이나 의미로 따지면 그리 중요한 게 아니거든요. 영화의 주인공은 광장에 있었던 촛불 시민들이고요. 영화를 관람하신다면 최소한 저희가 대선에 관한 정치적 의도가 전혀 없다는 것을 너무 쉽게 파악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정정합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이끌며 파면을 선고한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은 영화의 취지에 공감했으나 인터뷰는 정중히 고사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으며 이에 정정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앞으로도 정확한 사실과 진실된 보도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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