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박원장’서 ‘박원장’으로 가슴 먹먹한 여운 남겨
‘영혼의 동반자’ 나영석 PD 현장 방문해 분장보고 폭소
특별한 목표 없어, ‘흥행’보다 ‘하고 싶은 작품’이 먼저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오랜만에 등장한 정통 B급 시트콤인 티빙 오리지널 ‘내과 박원장’(연출·극본 서준범, 제공 티빙(TVING), 제작 싸이더스·엑스라지픽처스)은 20년 경력의 현직 개원의가 직접 그린 동명 웹툰을 기반으로 탄탄한 디테일로 무장한 이야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누구나 '의사'라면 금전적 걱정 없이 잘 살 것이라는 선입견과 편견을 깬 이야기. 버거운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사는 가장의 씁쓸한 현실과 가슴 먹먹한 여운을 웃음과 감동으로 승화시킨 '내과 박원장'은 방영 전부터 시선을 모아 종영까지 관심을 끌었다. 지난 18일 종영한 '내과 박원장'에서 '박원장'으로 생애 첫 코믹 연기에 도전한 배우 이서진과 만나 작품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다.

티빙 오리지널 ‘내과 박원장'에서 '박원장' 역을 맡은 배우 이서진의 캐릭터 포스터. 사진= 티빙(TVING) 제공
티빙 오리지널 ‘내과 박원장'에서 '박원장' 역을 맡은 배우 이서진의 캐릭터 포스터. 사진= 티빙(TVING) 제공

”이번 작품을 통해 생각하게 된 지점인데 '탈모 고민'은 중년이라면 누구나 갖는 것 같아요. 언제 어떻게 올지 모르잖아요. 그리고 저도 그렇지만 점점 병원을 방문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어요. 중년으로서는 '건강'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은 것 같아요. 극중 짠내나는 '박원장'과 닮은 점이라면 절약하는 습관이에요. 성장 과정에서 영향을 미쳤다 할 수 있는데 저도 집안에서 쓸데없이 전기를 켜두거나, 남은 음식, 음료수 버리는 걸 정말 싫어하거든요. 어쩌면 제가 '박원장'보다 더 짠내날 수 있어요.“

티빙 오리지널 ‘내과 박원장' 스틸. 사진= 티빙(TVING) 제공
티빙 오리지널 ‘내과 박원장' 스틸. 사진= 티빙(TVING) 제공

극중 '박원장'은 쓰러져가는 병원을 일으키기 위해 온갖 힘든 일과 어려운 일을 겪는다. 집안에서는 아내나 아이들도 문제가 산재하다. 그렇지만 ‘박원장’이 집에 들어오면 위로해줄 수 있는 가족이 있다는 것만으로 든든해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박원장'이 가족에게서 위로받는 모습은 이서진이 꼽는 드라마의 힐링 포인트다.

처음 민머리 분장을 끝냈을 때 이서진이 가장 먼저 사진을 보낸 사람은 그의 '영혼의 동반자'라고 불리는 나영석 PD였다. 그리고 이후에 나PD는 촬영 겸 현장을 방문해 이서진을 만났다. 생애 첫 코믹 연기지만 이서진에겐 '예능 세포'가 존재했다. 필모그래피와 맞먹는 예능 출연은 그에게 자연스레 '어떤 연기가 더 재미있을지' 떠올리게 했다.

티빙 오리지널 ‘내과 박원장' 스틸. 사진= 티빙(TVING) 제공
티빙 오리지널 ‘내과 박원장' 스틸. 사진= 티빙(TVING) 제공

"현장에서 코미디 연기 조언을 제가 되려 많이 했어요. 초반에 차청화, 김광규 배우와 병원에서 촬영을 많이 했는데 제가 '이렇게 하면 더 재미있지 않겠냐', '저렇게 해봐라'며 의견을 많이 줬어요. 그리고 광규 형은 항상 긴장하고 있기 때문에 연기에 대해선 제게 조언할 입장이 안 되고요. (웃음) 차청화 씨도 연기에 몰입할 때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어서 제가 분위기를 풀어주려고 말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티빙 오리지널 ‘내과 박원장' 스틸. 사진= 티빙(TVING) 제공
티빙 오리지널 ‘내과 박원장' 스틸. 사진= 티빙(TVING) 제공

이서진에게 라미란은 그동안 '원픽' 배우였다. 다양한 장르를 찰지게 소화하는 라미란은 동료 배우로서 함께 촬영하고 싶었던 배우였고 이번 작품에서 함께 만나 즐겁게 촬영에 임했다. 코미디에 정통하다 알려진 라미란이지만 이서진의 생각은 다르다. 이서진은 라미란이 정극에서도 훌륭하게 소화할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하기에 훗날 정극에서 스릴러같이 특별한 장르에서 만나 합을 맞추고픈 소원이 있다.

"라미란 씨는 어떤 역을 해도 그 역할에 잘 스며들어요. 그래서 저는 그 전부터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보고 싶었어요. 극 중간중간 끈적끈적한 눈빛 연기할 때가 웃음 포인트라고 하시는데 사실 서로 딴 이야기 하다가 연기에 들어가는 거고요.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테이크를 몇 번 가다 보면 점점 수위가 세지는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엔 수위가 센 게 더 많은데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 웃음이 터지는 건 다반사고요.“

배우 이서진.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서진.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서진은 '내과 박원장' 제작발표회 당시 배우진의 케미를 '불협화음'이라 표현한 바 있다. 이유는 각자의 캐릭터가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다른 매력을 지니고 코믹함을 표현하고 있지만 다 같이 모이면 불협화음을 낸다고 생각했다. 그는 점점 케미가 하나가 되어 '하모니'를 이룬다 생각한다. 극은 '행복한 마무리'를 그리며 끝을 맺었지만 만약 시즌제가 된다면 출연 의사가 있다.

"배우로서나 개인적으로 큰 목표가 있지는 않아요. 감사하고 과분하다시피 사랑을 받고 성취를 이뤘다고 생각을 하고요. 이제는 작품에 들어갈 때 참여하는 일원으로서 '최선을 다하자'라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어요. 나이가 들면서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자'는 마음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제안이 온 작품을 검토할 때도 '이 작품 잘 될 것 같아'라는 작품이 있어요. 그런 것보다는 '(흥행이) 안되더라도 내가 하면서 너무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을 고르게 되고요. 제가 얼마나 배우로서 활동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제가 촬영하며 만족도가 높은 작품들을 선택하게 될 것 같습니다. 올해는 쉬고 싶은 마음이 큰데 계속 활동하게 될 것 같아요. 더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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