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연기 위해 다양한 시대 기자 만나 인터뷰
마지막 회 시청 뒤 많은 감정 교차, 의미 있는 작품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한국형 프로파일링의 태동을 그린 범죄 심리 수사극 SBS 금토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극본 설이나/연출 박보람/제작 스튜디오S). 1월 14일 첫 방송된 드라마는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등 상상을 초월하는 범죄자들과 프로파일러 사이 치열한 추격과 심리전을 그렸다. 지난 12일 종영한 드라마는 동명의 실화 르포를 기반으로 치밀한 스토리, 과감하고도 섬세한 연출, 명품 배우들의 열연이 완벽 시너지를 이루며 ‘역대급 수작’이라는 평을 받았다.

매회 보이는 범죄 현장을 취재하는 '팩트투데이'의 기자 ‘최윤지’를 연기한 배우 공성하는 첫 드라마 데뷔작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깊은 몰입도를 보여줬다. 기자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는 "홀가분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처음으로 긴 호흡의 드라마 작업을 해본 것이라 정말 배운 것이 많았고, 앞으로 해나가야 할 것이 무엇인지 깨닫기도 했다. 마지막 회 시청을 마친 뒤 많은 감정이 교차했다. 내겐 아주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며 뭉클했던 종영 소감을 밝혔다.

배우 공성하. 사진=더웨이컴퍼니 제공
배우 공성하. 사진=더웨이컴퍼니 제공

"처음 오디션 연락을 받고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소설을 찾아 읽어 보았어요. 한두 시간 만에 책이 금방 읽혔어요. 고나무 작가의 간결하고 울림을 주는 문체로 쓰인 프로파일러들의 삶을 이어간 자들의 이야기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드라마를 좋아해 주신 분들께는 꼭 한번 읽어 보시라고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오디션장에서 감독님을 뵈었을 때 감독님께서는 미리 저에 대한 사전 조사를 하시고 과거 작업했던 독립 영화들에 대해 관심 있게 물어봐 주셨습니다. 감독님은 첫 만남 때부터 열린 마음에 작품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공성하는 ‘최윤지’가 기자로서 사건을 통해 고통받는 남겨진 이들을 대변할 수 있는 캐릭터이기에 작품의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관객에게 건넬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무엇인가를 할 때 어떤 게 옳은 일인지 고민을 많이 하는 그의 성격과 맞닿는 부분이 있기에 자신 있게 연기할 수 있었다. 덕분에 좋은 분위기 속에 진행된 오디션 이후 연출자 박보람 감독은 공성하에게 ‘최윤지’에 대한 프로파일링을 요구했다.

”감독님과 ‘최윤지’는 어느 대학을 나와서, 어떤 계기로 ‘팩트투데이’라는 인터넷매체에 입사하게 되었는지, 극 중에는 모두 표현되지 않는 최윤지의 과거에 대해 하나씩 하나씩 이야기를 나누며 최 기자를 이해하는데 도움될 수 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언론사 신기호 국장(하도권 분), 일명 변절한 임무식 기자(이하늬 분), 범죄행동분석팀의 통계분석관이자 대학 시절부터 절친인 우주(려운 분)와의 관계성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도 많이 했고요. 그런 식으로 세밀하게 캐릭터를 구축해나가게 되었습니다.“

배우 공성하. 사진=더웨이컴퍼니 제공
배우 공성하. 사진=더웨이컴퍼니 제공

”사진기자로 수습기자를 마치고 기자 생활을 해온 학교 후배가 있었어요. 그 친구를 만나 신입 기자는 어떤 생활을 하고 어떤 삶을 사는지 많이 물어보았습니다. 기자들은 입사 초반에 정말 고생을 많이 하고 잠도 못 자며 바쁜 일상을 지내시더라고요. 형사들을 찾아다니고, 현장에서 무엇이라도 캐내기 위해서 거절 받는 일에 익숙해지고, 그런데도 주눅 들지 말아야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최 기자도 처음보다 점점 갈수록 경찰들이 거절해도 더 뻔뻔하고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모습으로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극중 ‘팩트투데이’가 90년대 말에 생긴 인터넷매체라는 설정이기 때문에 실제 그 시대를 살아오셨던 선배 기자를 찾아가서 직접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외에도 기자들이 쓴 책들을 찾아보고, 영상매체로도 검색을 많이 했습니다.“

작품은 매회 ‘명장면’을 쏟아냈을 정도다. 공성하는 ‘윤태구’ 형사(김소진 분)가 ‘김봉식’ 계장(서동갑 분)에게 화가 나서 따귀를 때리는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는다. 그는 ‘개봉식’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극중 분노를 유발하는 캐릭터인 ‘김봉식’에게 ‘태구’가 따귀를 때리고 “엄연한 동료 형사를 여전히 여자로 보는 그 좁고, 얕고, 편협하고, 유치하기까지 한 그 시각이요”라는 대사를 날리는 장면에서 속 시원함을 느꼈다.

“늘 중심을 잃지 않으려는 성격의 ‘윤태구’ 형사의 캐릭터가 폭발한 상황을 보면서 제 주변의 지인들까지도 그 장면이 인상 깊다고 많은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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