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서'에서 '현실 격공' 부른 '오영' 캐릭터 연기해
임시완, 고아성 등 촬영장서 후배들과 친구처럼 지내
다음엔 박찬욱 감독의 신작영화 '헤어질 결심'로 인사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배우 박용우는 '트레이서'에서 일에 의욕이 없고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는 듯한 현실 직장인의 모습을 표현하며 공감을 일으켰다. 흐트러진 머리와 자유로운 복장으로 외면적인 정교함을 살렸으며 몸에 힘을 빼고 귀찮다는 듯이 걷거나 슬리퍼를 끌고 다니는 등 생활연기까지 더해 박용우만의 매력이 담긴 ‘오영’ 캐릭터를 만들었다.

그렇게 탄생한 MBC 금토드라마 ‘트레이서’(극본 김현정 / 연출 이승영 / 제작 웨스트월드스토리, 웨이브 오리지널) 중 '현실 격공'을 표현한 '오영' 캐릭터는 얼마 안 가 숨겨졌던 에이스의 모습을 드러내며 매회 새로운 활약을 선보였다.

종영 인터뷰에서 기자와 마주한 박용우는 극중 국세청 실력파 팀장 ‘황동주’ 역의 임시완, 조세 5국 조사관 ‘서혜영 역의 고아성, 국세청 감찰과 과장 인도훈 역의 최준영 등 서로 다른 듯하지만 환상의 콤비 플레이를 펼친 국세청 조세 5국 후배 배우들과의 케미스트리를 소개했다.

배우 박용우. 사진=프레인TPC 제공
배우 박용우. 사진=프레인TPC 제공

"걔네들과 있을 때 조명만 잘 받으면 제가 더 어려 보여요. 현장 오시면 제가 보여드릴게요. (웃음) 임시완은 '뜨거운 배우'죠. 잠시도 쉬지 않고 고민하고, 호흡을 맞추는 상대 배우들과 의견을 공유하면서 좋은 연기를 추려내고 싶어하는 배우예요. 저는 나이로 후배, 선배를 평가하지는 않아요. 그들도 저의 그런 기운을 느꼈는지 현장에서 친구처럼 지냈어요. 어떨 때 보면 저를 후배처럼 대할 때도 있고. (웃음) 임시완과 고아성 배우는 영화 '오빠생각'이라는 작품에 함께 출연해서 십년지기 친구처럼 친하더라고요. 촬영장 분위기를 밝게 만든다는 점이 좋았어요. 몇몇 분들은 내성적이신데 그걸 또 강요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그저 자연스럽게 가는 대로 서로가 불편함 없이 촬영했던 것 같습니다."

MBC 금토 드라마 '트레이서' 스틸. 사진=MBC 제공
MBC 금토 드라마 '트레이서' 스틸. 사진=MBC 제공

"손현주 형님과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1대 1로 마주하는 장면이 많은 작품에서 다시 만나고 싶어요. 요즘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연기'가 중요한 것 같아요. 뭔가 설정도 중요하고, 비주얼 쇼크도 중요하지만 아무것도 안 하는 연기가 정말 매력 있거든요. 이번 작품에서 그런 걸 현주 형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추상미씨와 박호산씨와도 많은 장면을 함께 촬영하지 못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연기에 있어서는 통하는 게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배우들을 만난다는 건 행운이에요."

그가 설명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연기'란 본질적인 것을 의미한다. 단순함이 본질에 가까워지면 명확해진다. 명확성 안에는 여러 가지 섬세함이 있어 '아무것도 안 한다'는 건 물론 아무것도 안 한다는 뜻이 아니다.

이를테면 '힘을 빼라'고 해서 힘을 다 빼고 연기하면 기운이 없어진다. 초보 연기자들은 캐릭터 연기를 위해 힘을 들이고 내가 나이지 않게 바꾸려 하는 경향이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걸 쉽게 표현하면 애써 무언가를 하지 않는 것이다. 내공이 쌓였을 때 오로지 가능한 연기자들의 호연이라 할 수 있겠다.

배우 박용우. 사진=프레인TPC 제공
배우 박용우. 사진=프레인TPC 제공

1994년 MBC 24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 후 내후년이면 데뷔 30년을 앞둔 박용우. 그는 한때 자신의 목소리가 싫어 목소리를 변조해 낸 적도 있었고 '더 잘해야 될 텐데', '이것밖에 안 되나'는 부담감에 연기가 너무 괴롭게 느껴진 적도 있었다. 그렇게 힘들 때마다 ’잘될 거야‘며 자신을 다독이면서 걸어왔다. '트레이서'를 촬영하며 그는 최대한 편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했다. 연기도 '이것 밖에 안돼서 더 즐겁다'고 느낀다. 앞으로 더 성장할 것이 있기 때문이다. 연기 외적으로 취미도 쌓기 시작했다. 꾸준히 운동과 드럼 연주를 연마하고 있고, 최근 몇 년간은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

"'트레이서'가 제게 남긴 거라면. 멜빵? (웃음) 오랜만에 다시 드라마를 할 수 있게 된 작품이고 앞으로 연기를 계속 이어나갈 연기자로서 '연기가 참 즐겁다'는 걸 다시금 느끼게 해준 작품이에요.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된 드라마이기도 하고요. 시즌 3을 궁금해하시는데 훌륭한 배우진과 훌륭한 작가님과 함께 할 수 있다면 너무 좋죠. 앞으로 자주 나오든 가끔 나오든 항상 그리운 배우, 항상 보고 싶은 배우, 작품에서 만나면 집중이 되고, 같이 감정적으로 공감되는 배우가 목표고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트레이서'가 방영되는 동안 좋은 반응 보내주신 분들 '오영' 캐릭터를 사랑해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드려요.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박용우는 탕웨이, 박해일, 이정현, 고경표 등이 출연하는 박찬욱 감독의 신작 영화 '헤어질 결심'의 촬영을 마쳤으며 올해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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