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앵커’서 메인 앵커 ‘세라’ 역 맡아
여성 주인공으로 서사를 이끈다는 점은 매력 포인트
배우는 선택 받는 직업, 결국엔 인연 맞는 작품 만나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영화 '앵커'의 주연 배우 천우희가 함께 출연한 동료 배우 신하균과의 연기 호흡을 소개했다. 지난 20일 개봉한 '앵커'는 생방송 5분 전, 자신의 죽음을 보도해달라는 제보 전화를 받은 메인 뉴스 앵커 '세라'가 제보자인 모녀의 시신을 발견한 이후 미스터리한 일들을 마주하며 벌어지는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다.

천우희는 극중 성공을 향한 강박과 불안을 가진 앵커 ‘세라’ 역을 맡았으며 죽은 제보자의 정신과 주치의이자 제보자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만났던 사람인 '인호' 역의 신하균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영화 '앵커'에서 극중 '인호' 역을 맡은 배우 신하균과 '세라' 역을 맡은 천우희.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영화 '앵커'에서 극중 '인호' 역을 맡은 배우 신하균과 '세라' 역을 맡은 천우희.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영화 개봉 인터뷰에서 만난 배우 천우희는 "신하균 선배님은 현장에서 처음 뵈었는데 사담을 정말 잘 나누다가도 선배님의 촬영 장면을 준비하러 가실 때면 '방금 전까지 나와 같이 노닥거렸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연기하고 감독님의 디렉션에도 '네 알겠습니다' 하며 바로 집중한다"고 놀라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신하균의 연기에 대해 "왜 '하균신', '하균신'이라 하는지 알 것 같았다. '하균신'을 넘어 현장에서는 '연기 기계', '연기 신'이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할 정도였다"며 감탄 어린 소개를 했다.

"신하균 선배님과 촬영한 최면 치료 장면의 경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최면 치료와 같은 영상을 많이 찾아봤는데 '최면 치료의 사실적 모습을 담을 것인지', '영화적 표현이 더 좋을 것인지'에 대해 감독님과 논의를 많이 했어요. 높낮이를 조절하는 데 어려움도 있었고요. 분량이 많다 보니 체력적인 소모가 컸는데 한 번은 촬영이 시작되고 제가 최면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있는데 다들 웃으시는 거예요. 저는 '왜 촬영은 안 하고, 무슨 일이지' 했는데 알고 보니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더라고요. (웃음) 최면 치료를 받는데 정말 다른 세상에 가 있었던 거죠."

영화 '앵커'에서 극중 '세라' 역을 맡은 배우 천우희의 캐릭터 포스터.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영화 '앵커'에서 극중 '세라' 역을 맡은 배우 천우희의 캐릭터 포스터.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극중 ‘세라’가 보는 환영과 ‘세라’의 주변에 일어나는 기이한 일을 연기하며 장면 대부분은 상상력에 의존해 연기해야 했다. 천우희는 굳이 몰입을 유도하기보다 현장에서의 감정과 감독이 원하는 방향성에 대해 생각하며 연기했다. 이번 작품은 여성이 주인공으로 서사를 모두 지니고 극 전개를 이끌어 간다는 점이 연기하는 입장에서 큰 만족감으로 다가왔다. 강한 역할을 연기하며 캐릭터가 역경 속에 있지만 그 상황을 이겨냈으며 '세라'를 연기해냈다는 높은 쾌감이 있었다.

작품은 '언제 자리에서 밀려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으며 성공을 향한 강박을 가진 9년 차 메인 앵커 '세라'를 주연으로 그렸다. 여기에 ‘세라’를 홀로 키우면서 아침에 깨우는 것부터 해서, 옷차림과 발음까지 모니터할 정도로 딸을 관리하며 '세라'의 메인 뉴스 앵커 자리에 집착하는 엄마 '소정'(이혜영)의 모습은 극의 긴장감을 한껏 끌어올린다. 작품은 출산 이후 여성의 사회 활동이 겪는 부담감을 녹여냈다. 영화 관람 후엔 결혼과 임신, 출산 이후 여성의 사회 활동과 회사에서의 입지, 경력에 주는 영향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게 된다.

배우 천우희.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배우 천우희.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배우는 항상 선택받는 직업이다 보니 외부적으로 봤을 땐 경쟁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나 경쟁이라는 건 외부적인 평가가 만들어낸 게 아닐까 싶어요. 그렇기에 배우 스스로가 경쟁의식, 자격지심 등을 의식하느냐 그리고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느냐가 경쟁을 만드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그 경쟁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요. 저는 작품마다 자신의 인연이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연기에 임할 땐 치열해야 하지만 배역을 따내기 위해 상대 배우를 쳐내며 치열하게 하는 건 저의 가치관과는 거리가 멀어요. 여성의 사회 활동에 대해선 주변 동료나 선후배들을 보며 저를 대입해봐요. '내가 지금 이 순간에 해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데 답은 아직 없는 것 같아요."

[인터뷰 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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