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박해일 이미지 생각하면서 대본 집필
경찰공무원 사명감 큰 박해일… 모든 이야기 시작점
케미를 선보이기 위해선 눈빛만 봐도 서로를 알아야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매 작품 눈부신 성과를 거두며 전 세계 평단과 영화 팬을 사로잡은 박찬욱 감독. 20년 만에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공식 초청에 이어 감독상을 수상한 영화 '헤어질 결심'은 전 세계 평단과 언론의 끊임없는 극찬을 받는다. 작품은 지난 29일 한국과 프랑스 동시 개봉을 시작으로 세계 각지에서 개봉일을 확정 지었으며 프랑스, 미국, 홍콩, 대만, 태국 등 전 세계 193개에 판매되며 세계적인 관심을 입증했다.
수사극과 멜로극이 결합한 독창적 드라마에 감각적인 미장센이 더해진 '헤어질 결심'. 극중 변사 사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와 '서래'에게 호기심을 갖기 시작한 형사 '해준'(박해일) 사이 흘러나오는 미묘한 분위기와 정체 모를 긴장감은 극이 끝날 무렵엔 진한 여운으로 남는다. 각각이 지닌 입체적 캐릭터와 내면의 감정 변화를 세밀하게 표현한 탕웨이와 박해일. 두 사람이 보여준 밀도 높은 연기 호흡은 보는 이들을 작품 속으로 끌어당긴다.
"저는 어느 배우든 소위 말하는 '케미'가 서로 안 맞을 수 있겠지만 그건 배우들의 연기력과 연출력의 달리 문제이지 그저 '타고난 게 서로 안 맞는다'라는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조합이든, 무려 '이 조합은 상상이 안 간다'라고 해도 배우들이 좋은 연기를 하고 좋은 감독을 만난다면 작품은 멋지게 나올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저 때문에 잘한 것처럼 들리는데요. (웃음) 좋은 배우들끼리 만난다면 좋은 케미는 언제나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헤어질 결심'은 제작 초기부터 정서경 작가와 주연 캐릭터로 박해일 배우를 상상하며 집필을 한 작품이다. 캐스팅이 확정되기 전 이기게 캐스팅이 될 거라는 보장은 없었지만 다른 작품에서 비치거나 그가 전작에서 맡았던 캐릭터가 아닌 실존 인물 '박해일'의 이미지를 투영해 캐릭터를 구축했다. 박찬욱 감독이 생각한 박해일은 담백하고, 깨끗하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이 깊은 인물이었다. 그렇기에 극중 '해준'에게도 그런 모습이 비치는 건 당연한 결과다.
"저는 경찰공무원으로서 시민을 보호하고 돕는 것에 앞장서야 한다는 의식과 사명감이 있는 '해준'에게서 모든 이야기가 시작한다고 생각했어요. 같은 직업이지만 '경찰공무원'과 '형사'는 어감이 다르잖아요. 경찰공무원으로서 '언제나 슈트는 입고 넥타이는 매고 있어야 한다', '용의자일지라도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공정하게 대해야 한다', '뛰어야 하니 운동화는 신지만 검정 운동화를 신는다' 같이 고지식한 윤리의식이 있는데 그것을 배반하게 되는 처지에 놓일 때 느끼는 고통과 딜레마가 클 거라고 봤습니다.“
"연기자들이 최선의 케미를 선보이려면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촬영 현장에서 우울하거나 힘든 것은 배우 간에 통하는 것이 있어요. 서로 배려 해야 하고, 지금 상대 배우가 어떤 상태인지, 제작진에게 말 못 하는 상황이 있는지, 컨디션은 어떠한지, 이런 모든 것이 눈빛만 봐도 서로 알게 되는 단계에 가 있으면 연기 호흡을 나누는데 훨씬 수월하죠. 감독과도 마음이 따뜻해지고요. 연기라는 것은 서로에게 기대고, 주고받는, 상호작용입니다. 이런 점을 비춰 탕웨이 씨나 박해일 씨는 천성이 사려 깊고 자상하여서 서로 잘 맞는 것 같습니다. 현장에서도 서로에게 감동을 주고받으면서 일을 했습니다.“
[인터뷰 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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