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블록버스터 '헤일로'서 주연 '관 하' 역
SNS로 오디션 추천 후 합격까지 7개월 걸려
극중 '진 하' 역의 공정환과 한국어로 연기해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동명의 엑스박스 최고 히트게임을 원작으로 스티븐 스필버그, 대릴 프랭크, 저스틴 팔비가 총괄 프로듀싱을 맡은 파라마운트+의 액션 블록버스터 '헤일로'(HALO). 압도적인 규모와 강렬한 캐릭터로 공개 전부터 관심받았던 작품은 26세기를 배경으로 인류와 코버넌트라는 외계 종족의 갈등을 다룬 액션과 모험, 인물 간의 다양한 전사를 담았다. 또한 작품은 미래에 대한 무한한 상상력을 풍성한 드라마로 엮어냈다.

'헤일로' 메인 포스터. 사진=파라마운트+ 제공
'헤일로' 메인 포스터. 사진=파라마운트+ 제공

극중 코버넌트의 습격으로 가족과 친구를 잃었지만 ‘마스터 치프’(파블로 쉬레이버 분)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 뒤 위험을 무릎 쓰고 고향으로 돌아가 그곳의 비밀과 자신의 운명을 깨닫게 되는 인물인 '관 하' 역으로 캐스팅되며 주목받은 호주계 한국 배우 하예린.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만난 그는 "오디션 개최에 관련해 지인이 보낸 한 통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가 여기까지 이끌었는데 정말 꿈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대학 선배가 SNS로 메시지를 보내왔어요. 16살 소녀 역할을 찾고 있다는 오디션 포스터를 봤다며 추천해줬어요. 1분 길이의 자기소개를 보내라고 했는데 몇 주 후 '조금 더 길게 보내달라'는 답변을 받았어요. 많은 배우가 참가할 거라는 생각에 어떻게 하면 인상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몇 주가 또 지나 보안 유지서약서와 함께 '헤일로'의 첫 장면을 받았어요. 캐스팅에 최종 합격하기까지 7개월이 걸렸습니다."

배우 하예린. 사진=파라마운트+ 제공
배우 하예린. 사진=파라마운트+ 제공

'관 하'는 어린 나이지만 누구보다 책임감이 있으며 강단 있는 인물이다. 하예린은 '관 하'가 '헤일로'에서도 새로운 캐릭터인 만큼 흰 도화지에 마음껏 그림을 그려나갈 수 있는 인물이라 생각했다. 시즌을 길게 예상하고 제작한 작품이기에 서사를 이끄는 주요 인물인 '관 하'의 첫 등장과 설정도 중요했다. 연출가와 상의도 많이 하였으며 특히 대본을 읽으며 '왜 이런 상황에 놓였을까', '어떤 기분이 들까',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하며 분석해나갔다.

작품에서는 마드리갈 행성에 사는 소녀 ‘관 하’와 그의 아버지이자 반란군 리더인 ‘진 하’로 각각 분한 하예린과 공정환이 극 중 한국계 부녀로 호흡을 맞추며 외계종족 코버넌트의 습격에 맞선다. 그동안 수많은 동양계 출연자들이 외화에 출연했을 때 출신에 대한 소개가 모호했던 것과 달리 하예린과 공정환은 극중 한국어로 대사를 나누며 보는 이들에게 한국인으로서 뚜렷한 정체성과 자부심을 보여준다.

'헤일로' 스틸. 사진=파라마운트+ 제공
'헤일로' 스틸. 사진=파라마운트+ 제공

"(공)정환 선배님은 포스와 아우라가 커서 처음 뵀을 때 당황했어요. 대화를 하다 보니 실제로 정환 선배님이 자녀가 있는 아버지이기도 하시고 정말 '아빠' 느낌이 나더라고요. 저희가 부다페스트에서 촬영했는데 타지에서 두 한국 배우가 있다 보니 서로가 편하고 의지하는 게 있었어요. 할리우드 작품에서 그리고 촬영장에서 모두가 못 알아듣는 한국어 대사를 둘이서 연기한다는 건 굉장히 신나는 일이었어요. 앞으로도 할리우드 작품에서 한국어 대사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파라마운트+를 통해 '헤일로'가 전 세계에 공개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국내에선 지난달 16일 론칭된 '파라마운트+ 브랜드관'을 통해 공개됐다. 하예린은 역대급 할리우드의 작품에서 두 명의 한국인 배우가 출연, 한국어 대사로 연기하는 점에 있어 K-콘텐츠의 인식, 인기 그에 따른 지각 변동을 느꼈다. 국외에서 먼저 주목을 받았던 작품인 만큼 이젠 국내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다양한 반응을 끌어낼 수 있길 바란다.

'헤일로' 스틸. 사진=파라마운트+ 제공
'헤일로' 스틸. 사진=파라마운트+ 제공

한국계 호주인 배우 하예린은 시드니 출생으로 15세 때 한국으로 유학, 계원예술고등학교에서 연기 공부를 시작했고 다시 호주로 돌아가 시드니 국립극예술원(NIDA)에서 학사과정을 마쳤다. 이후 미국 ABC의 시리즈물 '리프 브레이크'에서 ‘테크니 제인’ 역으로 데뷔했으며 시드니 연극 무대에서는 '파리의 제왕'의 ‘모리스’ 역으로 데뷔했다. 그는 '헤일로'의 '관 하' 역을 맡으며 할리우드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며 한국에서는 원로배우 손숙의 손녀라는 것이 알려지며 반가움을 더했다.

"할머니의 연극을 보면서 컸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연기자의 꿈을 갖게 됐던 것 같아요. 할머니가 예술을 직업으로 승화시키고 꾸준히 지켜오신 것을 존경합니다. 할머니께서는 '연기는 이렇게 하는 거다' 같이 연기에 대한 조언은 전혀 안 하세요. 그러나 '배우는 정말 힘든 길'이라며 '용감하고, 겸손하게 살고, 평가받는 것에 강해야 한다'라며 연기자로서의 현실, 또한 덕목과 인성을 강조하셨습니다.“

배우 하예린. 사진=파라마운트+ 제공
배우 하예린. 사진=파라마운트+ 제공

"'헤일로'에서 극중 '마스터 치프'가 유물을 처음 만지게 되면서 그의 심적 변화가 생깁니다. 1차적으로 유물을 만지며 인간성이 깨어난 '마스터 치프'는 2차적으로 '관 하'와 대화를 나누며 더욱 깊은 인간미를 보여주죠. 또한 마드리갈 행성의 반군 리더로서 대중을 이끌면서 생존하려는 힘, 리더로서 살아가야 하는 힘을 '관 하'를 통해 보여주는 것 같아요. '헤일로'는 강한 액션도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의 인간성을 들여다보는 드라마입니다. 흥미롭고 즐겁게 시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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