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회 칸 국제영화제서 '브로커'와 '다음 소희' 초청
영화제 참석 못해 아쉽지만 촬영이 우선이라 생각해
스무살 초반부터 봐온 송강호의 수상소식 정말 기뻐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배두나에게 제75회 칸 국제영화제는 출연한 두 작품이 초청된 의미 있는 자리였다. '공기인형'(2009)에 이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두 번째 호흡을 맞춘 영화 ‘브로커’는 칸 국제영화제의 경쟁 부분에 선정됐다. 정주리 감독의 신작 영화 '다음 소희'는 한국 영화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에 선정됐다. 그러나 배두나는 촬영 일정으로 인해 올해 개최된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했다.
영화 '브로커'에서 배두나는 브로커들의 뒤를 쫓는 형사 ‘수진’을 연기했다. ‘다음 소희’에선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가게 된 고등학생 '소희'(김시은)가 겪게 되는 사건에 의문을 품는 형사 '유진'으로 분했다. 잭 스나이더 감독의 '레벨 문' 촬영차 LA에 있는 그는 기자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한국에서의 행사나 홍보에 참석하지 못해 아쉽다'며 소감을 전했다.
"배우에게는 촬영이 최우선이라 생각해요. 그래도 이번 영화제 참석 불가는 많이 아쉬웠던 게 '브로커'도 그렇지만 '다음 소희'가 같이 초청받아서 아주 기뻤어요. 몇 년 전에도 칸에 초청을 받았는데 당시에도 'Sense 8'이라는 미국 작품을 촬영하고 있었어요. 당시 심사위원 초청을 받았었는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뵙게 된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께서 '너 우리 영화제 거절했었지'라고 하시기래 '다음엔 꼭 가겠습니다'라고 했거든요. 왜 칸에서 초청받으면 미국 작품을 촬영 중일까요. (웃음)“
"송강호 선배님이 이번 칸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 수상하셨다는 속보가 뜨자마자 바로 문자를 드렸어요. 너무 대단하신 것 같아요. 박찬욱 감독님의 '복수는 나의 것'(2002) 때 가장 처음 만났으니까 제 나이가 스무 살 초반 때부터 봐왔어요. 저는 선배님과 네 작품을 같이 했는데 제가 선배님과 작품을 가장 많이 한 여배우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선배가 얼마나 영혼을 다해 영화 한 편 한편 만들어 내는지 봤기 때문에 수상 소식에 너무 기뻤어요."
드라마 '비밀의 숲' 시리즈에 이어 ‘브로커’, ‘다음 소희’까지 세 번이나 연달아 형사 역을 맡은 배두나는 '킹덤' 시리즈와 '고요의 바다'에서도 사건에 의문을 품고 해결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브레인' 캐릭터를 맡아 이성적이지만 때론 열정과 감정을 드러내는 인물의 복잡한 내면을 탁월한 연기로 소화해냈다. 성격은 다른 장르에서 비슷한 역할을 맡는 것에 대해 그는 '브레인 역할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스무 살을 지나오고 서른을 마주한 이후엔 제가 맡는 캐릭터보다 '작품성'을 더 중요시 봅니다. 어떤 작품 안에 제가 있고, 제가 작품 안에서 어떻게 쓰이느냐, 배우로서 어떤 도전을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데요. 그러다 보니 공교롭게도 근래에 비슷한 역할에 많이 제안받는 것 같아요. 사회문제나 제가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이야기, 예를 들어 '이 소재는 영화화되었으면 좋겠다'라는 것들을 고르기도 하고요."
'브로커'와 '다음 소희' 모두 극중 배두나는 기성세대로서의 사회적 고민이 엿보이는 형사 역할을 맡았다. 두 작품 모두 배우이자 인간 배두나를 전 작품에서 지켜본 감독들이 직접 집필한 캐릭터란 것도 공통점이다. 두 작품에서 그가 맡은 형사 역의 전사는 깊이 소개되지 않는다. 그의 역할은 자신의 이야기를 펼치는 것이 아니라 사건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소개하면서 사건이 사회 속에 지니는 의미와 메시지가 무엇인지 관객에게 전달하는 메신저라 할 수 있다.
배두나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 작품 출연 제안을 받은 건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배두나는 정식 대본이 나오기도 전, 작품 소개 한 장만 읽은 채 출연을 결정했다. 선택이 아닌 당연함. '고레에다 감독'이었기에 감독에 대한 믿음이 있었으며 '단 한 장면이라도 참여할 수 있다면 의미 있다'는 마음이었다. 반면 정주리 감독은 마치 배두나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그의 성격을 간파하고 사회문제를 통감할 소재를 다룬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의 대본을 건넸다.
"젊은 사람들, 저보다 어린 사람들, 아이들이 '내가 살았던 것보다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제가 요즘에 고르는 작품을 보면 제가 의도한 건 아니지만 그런 쪽으로 많이 끌리고요. '다음 소희'도 그렇고 '브로커'에서도 어떤 신념을 가지며 살아왔는지 알게 되는 장면들이 있어요. 시행착오나 생각의 전환, 반성같이 사회적으로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을 생각하게 되고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세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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