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가족' 통해 첫 넷플릭스 진출
김유미와 첫회 시청 후 '됐다' 생각
'동하'의 어설픈 교통사고 수습 이해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모범가족’은 위기에 내몰린 가족과 죽은 자의 돈 때문에 얽힌 이들의 모범적이지 않은 서사를 그렸다. 작품은 공개 후 국내 1위에 오른 작품은 비영어권 순위 1주차 9위, 2주차 3위에 오르는 상승세를 보였으며, 전체순위 10위에 오르며 흥행했다. 배우 정우는 극중 평생 벌금 딱지 한 번 끊은 적 없는 모범 시민이지만 무능력하고 존중받지 못하는 가장 ‘동하’를 연기했다. 정우는 ‘첫 회를 보고 아내(배우 김유미)와 하이파이브를 했다’며 ‘소속사 대표님이 넷플릭스 순위 1위에 올랐다고 알려주셨는데 너무 기뻤다’고 소감을 말했다.

배우 정우. 사진=넷플릭스 제공
배우 정우. 사진=넷플릭스 제공

"가장 궁금했던 건 놀람, 흥분, 극적인 상황에서의 다양한 모습이 섬세하게 잘 표현될 수 있을지였어요. 그런데 1편을 보고 나서 '됐다, 잘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죽은 자의 휴대전화가 울리는데 아내 '은주'의 얼굴이 뜨잖아요. 크게 놀란다든지, 동공이 흔들리는 반응을 보이는 게 일반적일 수 있어요. '동하'는 아주 덤덤하고 담담한 분위기를 끌어내다가 화면은 뚝 끊기고 음악이 흘러나오며 극이 끝나죠. 시청자로서는 '엇, 끝났어'라며 엇박자처럼 느껴져 다음 편을 봐야 할 것만 같은 홀림. 그런 긴장감이 '모범가족'만이 지닌 매력이라 생각해요.“

넷플릭스 시리즈 '모범가족' 스틸.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모범가족' 스틸. 사진=넷플릭스 제공

교수직을 유혹하는 선배의 꾀임에 아픈 아들의 목숨줄 같은 수술비를 허망하게 날린다. 파산과 이혼 위기에 놓인 '동하'의 모습은 극 초반부터 아슬아슬함을 보여준다. 우연히 당한 교통사고, 갈대숲의 휑한 도로, 가해 차 안에서 발견한 시체, 그리고 50억원이 담긴 가방. 평생 교통 법규 한 번 어긴 적 없던 모범 시민 '동하'였지만 가족을 위한 것이라 여겼던 그는 피 묻은 돈 가방을 챙긴다. 사라진 돈을 찾는 마약 조직과 그들을 추적하는 경찰.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다양한 인물이 쫓고 쫓기는 상황은 극한으로 치닫는다.

훗날 밝혀지지만 죽은 이는 마약 조직에 잠입했던 경찰이자 '한철'(김주헌)로 경찰은 눈에 불을 켜고 사라진 '한철'을 찾는다. '동하'는 폭우 속에서 교통사고가 일어난 당시 가해 차 안에서 발견한 돈이 든 가방을 챙겨 집으로 돌아와 창고 안에 숨긴다. 그리고 굳이 사고 현장으로 되돌아와 시체를 집 앞마당에 묻고, 가해 차량은 창고에 숨긴다. 시청자로서는 탄식을 내뱉게 되는 장면이다. 완벽범죄를 꿈꾸거나 범죄 현장을 수습한다고 표현하기가 무색하게 너무나 많은 증거를 남겼기 때문이다.

배우 정우. 사진=넷플릭스 제공
배우 정우. 사진=넷플릭스 제공

"'블랙박스를 떼지 그랬냐', '지문이 묻는데 문고리를 왜 잡냐', '돈 가방에서 돈을 조금만 가져가지 왜 다 가져가서 사건을 크게 만드냐', '시체나 차를 왜 치웠냐' 등 '동하'의 행동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분분하죠. 그런데 '동하'의 입장에선 불안함에서 오는 어설픈 행동이었던 것 같아요. '동하'는 역동적인 인물도 아니고 머리 회전이 빠른 인물도 아니죠. 사고가 난 후 시체 두 구에 대해 자신이 연결 선상에 있을 거라 생각하다 보니 떨리고요. 아픔을 겪었을 때 내가 당하면 눈물이 나는 것처럼 극적인 상황에 부닥친 당사자는 제대로 된 판단을 못 할 것 같아요. 3자에 측면에서 보면 와닿지 않을 수 있지만 '동하'로서는 그렇게 행동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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