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모범가족'서 모범 시민 '동하' 역
두려운 공포심과 미세한 근육 떨림까지 표현해내
박희순 '생활연기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며 극찬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모범가족’을 통해 190여개국 시청자들에게 작품을 선보인 배우 ‘정우’를 만났다. ‘모범가족’은 파산과 이혼 위기에 놓인 평범한 가장 '동하'가 우연히 죽은 자의 돈을 발견하고 범죄 조직과 처절하게 얽히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 정우는 극중 피 묻은 돈에 손을 대며 불행의 서막을 여는 '동하' 역을 맡았다. 평생 교통 법규 한 번 어긴 적 없는 모범 시민 '동하'는 만나지 말았어야 할 이들로 인해 가족까지 범죄에 휘말리며 갈등이 벌어진다.

넷플릭스 시리즈 '모범가족' 스페셜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모범가족' 스페셜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제공

"드라마 '이 구역의 미친 X' 촬영 막바지에 소속사의 추천으로 '모범가족' 대본을 보게 되었어요. 소속사에서는 '대본이 탄탄하다'고 추천했는데 저도 탄탄하고, 촘촘하고, 실감 나고, 미국 드라마를 보는 느낌을 받았어요. 어떻게 보면 '광철'(박희순)이라는 캐릭터가 더 매력적으로 보여요. '동하'를 봤을 때 그저 배우로서 새로운 연기,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다는 욕심이 앞섰던 것 같아요. 작품을 촬영하며 이제껏 배우로서 경험하지 못한 캐릭터에 도전했다는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두고 있고요. 촬영하면서 많은 동료와 여러 가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모범가족' 스틸.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모범가족' 스틸. 사진=넷플릭스 제공

정우는 유약한 캐릭터인 '동하'를 표현하기 위해 극한의 체중 감량을 했으며 긴박한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고통을 참으며 열연한 것이 화제가 됐다. 비포장도로의 산길을 운전하는 장면은 SUV 차량이 낡은 구형이라 속력 내어 운전하는 게 어려웠다. 목욕탕 장면은 촬영 당일 날씨도 매우 더운데 촬영 현장 내부에 선풍기나 에어컨을 가동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았고 습기도 가득 차 제작진이 고생했다. '동하'가 마약 조직에 의해 끌려가고, 실려 가고, 납치당하는 장면을 촬영할 땐 '동하'가 대부분 앞을 보지 못한다. 정우도 '동하'가 느꼈을 요동치는 심장박동과 두려움에 깊게 몰입돼 극심한 감정 소모를 느껴 어려움을 겪었다.

"맨 손가락과 손바닥으로 모래에 감정 담아서 빠르게 막 파다 보면 손에 잔 상처들이 나게 돼요. 캐릭터를 이해하며 연기하려면 심리적으로도 불안정한 쌓인 상태에서 불안감이 있는데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운전할 때도, 달리거나, 보기에는 화려하지 않은 액션, 소시민의 일반적인 액션도 불안정한 상태에서 연기했는데 다행히 큰 사고 없이 촬영을 마칠 수 있었어요. 대본으로 봤을 때 땅에 파묻히는 것도 어려움이 크게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복면을 쓰고 흙을 받아내기도 마냥 쉽지만은 않았어요."

배우 정우. 사진=넷플릭스 제공
배우 정우. 사진=넷플릭스 제공

정우는 각기 다른 서사를 지닌 배우들의 연기뿐 아니라 OST 앨범 발매를 기다릴 정도로 음악의 완성도를 높게 평가했다. '동하'는 강하거나 시원시원하지 않고 되레 위축되고 소심한 캐릭터이다 보니 보는 이들에겐 그의 모습이 현실적이나 때론 답답하게 느껴진다. 정우는 '동하'를 연기하며 미세한 근육의 떨림까지 표현해냈다. 정우는 작품을 대할 때 '최선', '열정'은 기본이고 '정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쏟아낸다. 극중 조직의 돈 가방을 가로챈 '동하'를 추적하는 '광철' 역의 박희순은 정우를 '생활 연기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며 극찬했다.

"진중한 장면을 비롯해 유쾌한 장면, 익살스러운 장면, 장난스러운 표현도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해야 그 감정이 나오는 것 같아요. 그게 제가 관객분들에 대해 할 수 있는 최선이고요. 그리고 정말 운이 좋게 작품과 캐릭터가 맞아서 좋은 작품을 선보일 수 있다면 저도 감사하고 뿌듯하고요. 아니더라도 최선을 다했고 정성을 쏟았으니 후회는 없고요. 현재 '멘탈코치 제갈길'이라는 드라마를 촬영하고 있는데 동료 배우들이 '모범가족'을 많이 봤나 보더라고요. 아내인 (김)유미 씨뿐만 아니라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동료들이 '고생했다', '고생 많이 하셨겠어요'라고 말씀 많이 해주세요. 소속사 대표님께서도 '고생 많이 했다'고 연락해주셨는데 감사한 마음입니다.“

[인터뷰 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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