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친아’ 따라 10살 때 단역으로 첫 영화 출연
스타 배우들의 아역 맡는 것 부담보다 감사함
넷플릭스 진출 후 SNS 팔로워 급등하며 관심
롤모델은 남궁민, 자취하면 '나혼산' 출연 희망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배우 박상훈은 지난 1월 종영한 채널A 드라마이자 wavve 오리지널 드라마 ‘쇼윈도: 여왕의 집’으로 새해를 열었다. 디즈니+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너와 나의 경찰수업’,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블랙의 신부’, MBC 드라마 ‘내일’, tvN 드라마 ‘환혼’ 등. 올해만 벌써 다섯 편째. 그의 필모그래피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국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지상파를 아우르며 연기를 펼친 박상훈. 그는 브라운관을 넘어 스크린까지 작품 활동을 펼쳐나가며 상업영화 ‘경관의 피’, 독립영화 ‘아이를 위한 아이’까지 두 편의 의미 있는 영화를 선보였다. ‘마의 16세’를 거쳐 대세 중의 대세 아역이 된 박상훈. 어엿한 성인 배우로 발돋움하고 있는 열여덟의 그와 만났다.

배우 박상훈. 사진=웨이즈컴퍼니 제공
배우 박상훈. 사진=웨이즈컴퍼니 제공

◆시작

평소 거울도 잘 안 보고 살던 어린이 박상훈. 문득 배우의 꿈을 꾸게 된 계기는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의 약자) 때문이었다. 친구가 TV에 나오는 모습을 보게 된 그는 친구의 모습도 멋있었지만 친구의 주변에 함께 나오는 배우들의 모습에 반했다. 열 살이 되던 해 2014년 영화 ‘고양이’의 첫 작품 출연을 하게 됐다. 그의 배역은 ‘아이3’. 작품 속 스쳐 지나가는 단역이었다.

“스크린에 보이는 제 모습을 보니 민망하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했는데 한편으로는 더 많은 장면을 차지하고 싶은 욕심도 들었던 것 같아요. 제 주변인 중에는 가족들만 제가 나온 작품을 봤어요. 다들 신기해하면서도 어색한 분위기였죠.”

◆스타 배우들의 아역

드라마 ‘프로듀사’ 김수현의 아역을 시작으로 김대명, 김성균, 조정석, 김민재, 권상우, 곽시양, 유아인, 지진희, 이수혁, 이재욱, 임창정, 이병헌, 최우식 등 일명 ‘스타 배우’들의 아역배우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드라마 ‘녹두꽃’, ‘홍천기’ 등 성인 배우가 연말 연기대상에서 수상했고 자연스레 아역배우로서 높은 연기력도 인정받았다.

“아역배우만이 보여드릴 수 있는 모습이 있지만 아역이기에 보여드릴 수 없는 모습이 있어요. 그건 장점이자 단점이죠. 누군가의 아역으로 관심을 받는 부분에 대해 부담감을 느낀 적은 없어요. 오히려 좋은 선배님의 아역을 맡는 것에 대해 매번 감사함을 느낍니다.”

드라마 '내일' 스틸. 사진=스튜디오드래곤, 스튜디오엔 제공
드라마 '내일' 스틸. 사진=스튜디오드래곤, 스튜디오엔 제공

◆넷플릭스 진출

“넷플릭스에서 작품 공개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팔로우 수가 급증했어요. 사람들이 제게 관심을 가져주셔서 놀랐습니다. 작품 공개 후 학교에서 반 친구들이 드라마를 보다가 저를 발견해서 ‘이거 너 맞냐’고 물어본 게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세계의 많은 분이 작품에 주목해주셔서 감사하고, 제가 좋은 작품에 참여했다는 사실 자체로도 기뻐요.”

지난 7월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블랙의 신부’를 통해 넷플릭스에 처음 진출했다. 극중 외모, 학벌, 재력을 모두 지닌 자수성가한 벤처기업의 회장이자 2조 원대 자산가 ‘이형주’(이현욱)의 아들 ‘이준호’를 연기했다. ‘준호’는 성장기를 지나고 있는 박상훈과 같은 나이대의 배역이다. 배우 이현욱은 ‘6개월여간의 촬영 동안 상훈이의 키가 점점 자랐다’며 회상한 바 있다.

어렵고 무거운 소재였던 만큼 몰입하기도 쉽지 않았다. 선배 연기자들의 배려는 큰 도움으로 다가왔다. 전작 드라마 ‘내일’에서 함께했던 김희선은 박상훈을 먼저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왔다. 그는 이현욱과 함께 박상훈에게 편안한 촬영 분위기를 이끌어갔고 덕분에 긴장하지 않고 촬영을 끝마칠 수 있었다.

“당시 여러 선배님이 연기하실 때 봤던 표정, 발성, 호흡을 참고해서 저만의 연기 스타일로 소화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일상 대사를 할 때 어미를 어떻게 해야 할지 정하는 게 어색했어요. 고민이 많았는데 이현욱 선배님이 ‘말끝을 어떻게 정할지 생각하지 말고 그냥 내뱉듯이 하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선배님의 조언이 지금까지도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드라마 '블랙의 신부' 비하인드 스틸. 사진=넷플릭스 제공
드라마 '블랙의 신부' 비하인드 스틸. 사진=넷플릭스 제공

◆tvN ‘환혼’

가상역사, 판타지, 무협, 로맨틱 코미디, 액션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인 tvN 드라마 ‘환혼’. 첫 회에서 5.2%/수도권 4.8%로 시작한 작품은 16회와 17회를 휴방했음에도 불구, 지난달 28일 방영된 마지막 회에서 전국 9.2%/수도권 9.9%를 기록하며 약 2배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했다.

넷플릭스에서 동시 공개된 '환혼'은 방영 9일 만에 일간 월드 랭킹 10위에 올랐으며 종영까지 일간 월드랭킹 10위권에 꾸준히 들었다. 국내외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은 '환혼'에서 주인공 '장욱'(이재욱)의 아역을 맡은 박상훈. 비록 분량은 적었지만 인상 깊은 장면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회상으로 지나갔지만 제가 출연한 작품이 흥행하니 기분이 너무 좋아요. 촬영장에서 매번 최선을 다하지만 막상 방영되고 난 후 연기를 보면 항상 아쉬움이 남아요. 촬영 당시에는 몰랐던 표정이나 호흡, 대사 톤에서 아쉬움이 보여 중점적으로 다시 공부하고 있어요. 코믹한 것은 코믹하게 진지할 때는 또 한없이 진지함. 성인을 연기한 이재욱 배우님은 상황의 분위기에 맞게 자유자재로 변하는 팔색조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영화 '아이를 위한 아이' 스틸. 사진=(주)트리플픽쳐스 제공
영화 '아이를 위한 아이' 스틸. 사진=(주)트리플픽쳐스 제공

◆독립영화

지난 7월 개봉한 '아이를 위한 아이'는 보육원 퇴소를 앞둔 '도윤'(현우석) 앞에 15년 만에 아버지 '승원'(정웅인)이 나타나며 벌어지는 올해의 문제적 성장 영화다. 영화는 보호 종료 아동, 입양, 청소년 문제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내재한 작품이다. 박상훈은 극중 '승원'의 아들이자 '도윤'의 이복동생으로 분해 존재감을 보여줬다.

"현우석 선배님이 진짜 친형처럼 대해줬어요. 쉬는 시간마다 같이 합을 맞추면서 연습을 했습니다. 촬영된 시점에서 개봉까지 1년이 걸렸어요. 1년 전 제 연기를 돌아보며 부족함을 느꼈지만 시나리오의 감정이 잘 담겨있는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작지만 사회에 큰 울림을 주는 영화가 독립영화 같아요. 앞으로도 많은 독립영화가 제작되고,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드라마 '쇼윈도: 여왕의 집' 스틸. 사진=(주)코탑미디어 제공
드라마 '쇼윈도: 여왕의 집' 스틸. 사진=(주)코탑미디어 제공

◆수험생

"촬영이 없는 기간에는 학업에 열중하고 있어요. 서울의 명문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학과는 심리학과나 경영학을 전공하고 싶어요. 연기자라는 직업과 이 분야에서 꼭 성공하고 싶어서 열심히 매달리는 것 같아요. 제가 좋은 성적을 받아낼 수 있을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촬영장에선 연기에 집중하고 학업에 대한 걱정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현재 평택시 소재 안중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박상훈. 내년이면 고3이 되니 대학진학에 대해 고민도 많다. 지난 여름방학 기간 내내 공부를 하면서 간간이 차기작을 검토했다. 작품에 참여하는 배우로서 최선을 다하면서 학생으로서 학업에 집중해야 하니 정신적 여유가 부족하다. 학업과 연기. 두 가지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일이고 잠시 힘든 기간을 참고 견뎌내면 성취감이 배가되니 결과적으로는 기쁨이다.

배우 박상훈. 사진=웨이즈컴퍼니 제공
배우 박상훈. 사진=웨이즈컴퍼니 제공

◆나의 워너비

맡았던 배역에 따라 박상훈의 롤모델은 매번 바뀐다. 요즘은 남궁민에게 푹 빠졌다. 선한 얼굴에서 악역을 자유자재로 구사해내는 남궁민의 연기가 존경스럽게 느껴진다. 남궁민이 출연한 '나 혼자 산다'의 애청자이기도 한 박상훈. 그도 훗날 자취를 하게 된다면 일상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에 꼭 출연하고픈 욕심이 있다. 아직도 무궁무진한 기회와 꿈이 많은 박상훈이다.

"배우이기에 앞서 사람으로서 선한 인격을 갖추고 싶습니다. 다양한 연기를 대중분들께 보여드리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차기작인 영화 '유령'(이해영 감독 연출,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등 주연)에서는 작지만 큰 인상을 주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 가지고 지켜봐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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