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익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 '욘더'의 주인공 '재현' 역
죽은 이를 미지의 공간에서 만난다는 소재와 관심사에 끌려
20년 만에 작품에서 재회한 한지민의 긍정적 기운 도움 돼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살다 보면 죽은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치게 다가오는 때가 있다. ‘만나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만약 죽은 이를 만나는 게 가능하다면 믿을 수 있을까.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는 세상을 떠난 아내로부터 메시지를 받은 남자가 그녀를 만날 수 있는 미지의 공간 ‘욘더’에 초대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준익 감독의 첫 OTT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진출작이자 첫 휴먼 멜로극이라는 점에서 공개 전부터 기대를 모은 ‘욘더’. 시대극의 대가인 그는 2023년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욘더’라는 가상세계, 시공간 설정, 독창적 주제, 참신한 소재를 독보적으로 구현해냈다. 더불어 작품은 인물 설정을 충실히 전달하면서 차원이 다른 감성을 더해 기존 멜로의 전형성을 탈피한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서 '재현' 역을 맡은 신하균의 캐릭터 포스터. 사진=티빙 제공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서 '재현' 역을 맡은 신하균의 캐릭터 포스터. 사진=티빙 제공

극중 아내 ‘이후’(한지민)의 죽음 뒤 공허한 삶을 살아가는 사이언스M 기자 ‘재현’으로 분한 배우 신하균. 그는 아내로부터 자신을 만나러 오라는 의문의 메일을 받고 ‘이후’를 다시 마주하게 되지만 그 존재에 대해 혼란스러움을 느끼는 인물이다. 기자와 만난 신하균은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소재, 관심사에 끌렸다‘며 작품 출연의 계기를 소개했다.

“죽음을 통해서 우리가 살아가는 것을 되돌아보는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어요. 감독님께선 작품이 ’1인칭 심리극’이라고 설명하셨어요. ‘재현’은 표현을 많이 하는 인물이 아니에요. 감정을 응축시키면서 끌고 나가는 부분은 제게도 어렵게 다가왔어요. 주연으로서 제가 큰 표현 없이 보는 이들의 심리를 계속해서 끌고 가는 역할을 맡는다는 게 제겐 도전이었고 감사했습니다.”

‘욘더’는 인간의 기억을 데이터로 업로드해 행복했던 찰나의 순간을 간직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공간이다. 누군가는 한 번쯤 상상해봤을 법한 이 소재지만 새롭게 다가온다. 익숙하지만 새로운. 극중 주인공 ‘재현’이 삶과 죽음, 행복과 불행, 기억과 망각, 불멸과 소멸 등에 대해 사유하고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사진=티빙 제공
사진=티빙 제공

“원래는 ‘욘더’에 가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도착한 이후의 이야기를 보여주잖아요. 촬영할 땐 계절상의 이유로 ‘욘더’를 먼저 촬영했어요. 5부, 6부를 먼저 촬영하고 극 초반을 촬영하다 보니 어느 정도 감정선을 실어야 할지 감이 잘 안 오더라고요. 감독님도 고민이 많으셨고요. 되려 미세한 감정변화가 표현되어 득이 된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욘더’는 신하균과 한지민이 드라마 ‘좋은 사람’ 이후 20년 만의 재회로 화제를 모았다. ‘재현’은 극중 액션보다 리액션이 많은 인물이고 감정의 깊이와 폭이 깊고 넓어서 상대역과의 감정선도 중요했다. 신하균은 누가 ‘이후’ 역을 맡게 될지 궁금했다. 한지민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 밝은 기운, 연기자로서의 모습은 신하균이 ‘재현’을 연기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 스틸. 사진=티빙 제공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 스틸. 사진=티빙 제공

“제가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데 한지민 씨는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무언가가 있어요. 20년 전 만났던 한지민 씨의 첫인상은 말이 없었어요. 조용하고. 인형처럼 예뻤고요. 첫 작품을 함께했을 당시에 대화를 많이 했던 기억이 없어요. 저도 말수가 적었고. 그런데 지금은 굉장히 말이 많습니다. (웃음) 수다도 많이 떨고. 재미있게 촬영했어요.”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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