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막내아들'서 타고난 잔머리 지닌 '진동기' 역 맡아
갑론을박 이어진 결말에 '최선과 최고의 선택'이라 생각해
명석한 '진동기'가 역술에 의존한다는 것이 캐릭터의 출발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격변의 1980년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치밀한 미스터리와 음모, 상상을 초월하는 승계 싸움과 캐릭터 플레이가 차원이 다른 회귀물의 탄생을 보여준 '재벌집 막내아들'. 막강한 출연진부터 인기 있는 동명의 원작으로 제작 과정부터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점쳐졌던 작품은 주 3회 금토일 파격 편성으로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죽음의 문턱에서 1987년의 재벌집 막내아들로 회귀한 한 남자의 인생 리셋 스토리로 휘몰아친 압도적 몰입감을 선사한 1회는 전국 6.1% 수도권 6.7%를 기록했다. 매회 시대를 넘나드는 서사와 작품의 완성도에 방점을 찍는 '연기 고수'들의 시너지는 차원이 다른 재미로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마지막 회에서 전국 26.9%, 수도권 30.1%를 돌파. 2022년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로 대미를 장식했다.

극중 순양그룹의 총수이자 황제로 군림하는 '진양철'(이성민 분)의 세 자녀 중 타고난 잔머리를 지닌 진양철의 차남 ‘진동기’로 분해 또 한 번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한 배우 조한철. 드라마 종영 인터뷰에서 만난 그에게 가장 먼저 나온 질문은 시청자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결말에 관한 것이었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스틸. 사진=JTBC 제공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스틸. 사진=JTBC 제공

조한철은 “갑자기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다 보면 작품의 제작 의도나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관계없이 나올 수 있는데 좋다고 생각되진 않는다”라며 소신을 밝혔다. 이어 “사전제작으로 이미 작가가 의도한 결말인데 극중 동기 입장에서는 아쉽지만 진양철 회장이 자식보다 사랑했던 순양을 위한 최선의 결과이자 결말인 것 같다”며 긍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그는 극중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진양철의 차남이기에 순양의 후계자가 될 수 없음에도 순양제국의 왕좌를 향한 욕망과 2인자 콤플렉스를 밀도 있게 표현해냈다. 또한 ‘진동기’는 재벌가라는 배경만 배제하면 첫째 형에게 치이고 아버지에겐 유일한 고명딸인 여동생에게 치이는 가장 현실성 있는 캐릭터로 공감받았다.

“첫째, 둘째, 셋째를 비교한 동영상들이 한참 돌아다녔었어요. 어떤 박사님이 나오셔서 각 형제의 성격을 비교하고 설명하는 영상이었는데 저는 그런 걸 보는 게 재밌더라고요. 둘째가 자존감이 낮고, 눈치 많이 보고, 태어나자마자 경쟁이고, 칭찬에 목말라 있고, 외롭고, 질투가 많다는 점. 이게 진동기 캐릭터의 핵심일 것 같다고 생각했죠.”

배우 조한철. 사진=눈컴퍼니 제공
배우 조한철. 사진=눈컴퍼니 제공

그는 ‘진동기’가 재벌이라는 생각을 크게 하진 않았다. 주변에 재벌이었던 친구가 도움이 됐다. 어릴 때부터 편하고 정말 평범했던 친구였다. 캐릭터의 출발이 된 건 정말 똑똑한데 역술에 크게 의존한다는 설정이었다. 명석한 진동기가 역술에 의존하는 게 말이 되게끔 해야 하니 자연스레 전사가 만들어졌다.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 외적인 무언가에 의존하는.

“실제로 누군가 사주를 이야기하려 하면 안 들으려 해요. 못 믿고 싫어해서가 아니라 제가 팔랑귀 스타일이에요. 한 번 들으면 ‘된다면서 왜 안 되지’, ‘안된다니 어쩌지’라며 그 말에 신경 쓰여요. 안 좋은 건 안 믿고 좋은 것만 믿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저는 그게 안돼서 그냥 안 들으려고 도망 다니죠. 저 자신을 차단하려 하고요.”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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