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막내아들'서 모현민역으로 가파른 인기와 인지도 얻어
드라마 감탄하며 시청, 못다접한 장면·대본 비교하며 연기 공부
차기작은 김대우 감독, 송승헌·조여정 배우와 영화 '히든페이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예전엔 욕심도 많았고 빨리 뭔가 성과를 내고 싶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자책하고 저만 힘들어지더라고요. '어차피 평생 연기할 거 지금 이렇게 조급해하거나 욕심부리면 나만 힘들구나'라는 걸 다행히 이르게 깨달은 것 같아요. '편안하고 큰 욕심 없이 제 할 일, 맡은바, 그리고 나를 선택해주신 제작진의 기대에 부응하자'는 마음과 하루하루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극중 맡은 캐릭터 ‘모현민’과는 달리 초조함으로 가득한 무명 시절을 보냈다. 헛된 시간은 아니었다. 차곡차곡 내공을 쌓았고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퍼즐의 조각들로 완성되는 작품에 그는 당당히 일부분을 차지했다. 여름에 작품 촬영을 마치고 방영이 끝난 지 한 달이 넘어가지만 아직도 ‘재벌집 막내아들’을 떠올리면 마음 한켠이 뜨거워진다는 배우 박지현.

“인기도 갑자기 얻다 보니 얼떨떨해요. 작품은 2021년부터 시작해서 거의 1년 가까이 촬영했는데 워낙 대선배님들과 함께하다 보니 긴장을 많이 했어요. 연기하는 내내 ‘저만 잘하면 된다. 나만 재 안 뿌리면 된다’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결과가 좋아 너무 행복하고 드라마 자체가 잘돼 정말 감사합니다.”

배우 박지현.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배우 박지현.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에 맞춰 종영한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은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을 달성했다. 출연자 모두가 '대본이 재밌고 흥미로웠지만 이렇게까지 잘될 줄 몰랐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박지현도 마찬가지다. 현장은 연극 구경처럼 느껴졌다. 가족이 다 같이 모이는 장면에선 촬영이 길어져도 연기를 보고 싶은 마음에 계속 현장에 있고 싶을 정도였다.

"저와 가장 많이 촬영했던 배우는 김남희 선배님이세요. 제가 상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거침없이 많은 것들을 주도적이고 능동적으로 제시하세요. 선배님은 천재 같아요. 단적인 예로 결혼식 전에 신부대기실에서 '성준'과 '현민'이 갈등을 표현하는 장면에서 선배님이 저를 도발한 후 마지막에 웃음으로 표정을 바꾸시며 '먼저 나가볼게요' 하는데 순간적으로 소름 돋았어요. 대본에 없는 그런 풍부한 연기를 보여주세요."

여러 인터뷰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배우 조한철과의 사제 인연이 알려진 박지현. 연습생 시절 연기 선생님이었던 조한철과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 이후 다시 한 번 마주했다. 어려운 시절을 봐왔던 서로였기에 누구보다 반가웠다. 계속되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에 조한철은 '이제 선생이 아닌 동료'라며 박지현을 인정해줬다.

배우 박지현.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배우 박지현.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박지현이 맡은 '모현민' 캐릭터는 고혹적이고 매력 넘친다. 그리고 센스있는 대사들을 쏟아낸다. 극이 타임슬립으로 시대를 오가는 만큼 어떻게 다양한 스타일을 보여줄 것인지 고민했다. 특히 결혼 전과 후, 20대와 40대를 극명하게 구분하기 위해 가발을 이용했다. 화장과 의상 연출엔 심혈을 기울였다. 직접 빈티지 가게에서 옷과 다양한 모자들도 구매해 사용했다.

"손톱까지 연결을 맞췄어요. 옷과 화장에 맞게 매번 붙였는데 계속 붙였다 떼는 걸 반복하니 손톱이 상하더라고요. 한번 시작한 것 끝까지 한다는 마음으로 손톱 분장도 신경 썼어요. '현민'의 스타일은 헤어, 메이크업, 스타일리스트 각각 다른 전문가들의 합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저도 신경을 많이 썼고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영화를 제외하면 첫 사전 제작 작품이었기에 모든 제작과정이 새롭게 다가왔다. 후반작업에 충분한 시간을 공들일 거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막상 방영이 시작되니 결말까지 알고 있었지만 상상 이상의 연출에 감탄을 자아내며 시청했다. 그는 지금도 가끔 대본을 꺼내 본다. 미처 접하지 못한 선배들의 연기를 보며 '저렇게 표현할 수 있구나', '저 상황에 저런 애드리브가 나오는구나'라는 식으로 공부한다.

배우 박지현.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배우 박지현.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지난해 박지현은 드라마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 '재벌집 막내아들', 개봉 예정인 영화 '히든 페이스'까지 세 작품에 참여했다. 영화 ‘히든 페이스’는 김대우 감독, 조여정, 송승헌과 함께한 작품이다. 현장이 너무 행복했기에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어서 개봉되어 많은 이들이 새로운 박지현의 모습을 봐주길 기대한다.

”어떤 수식어보다 현장에서 만난 제작진, 배우들에게 '다시 작품에서 만나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촬영한 작품마다 제작진, 배우분들 모두 너무 예뻐해 주시고 큰 사랑을 주신, 그것만으로도 굉장히 감사했는데, 이렇게 '재벌집 막내아들'이 연말에 공개가 되면서 많은 응원과 관심을 받게 되어 행복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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