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다박&] '법쩐' 문채원 "이선균, 강유석과 자연스레 가족 돼" ②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역동적인 서사와 예측 불허한 전개, 볼수록 빨려 들어가는 영상미로 매회 전 채널 포함 시청률 동 시간대 1위에 등극하는 파죽지세 행보를 이어간 SBS 금토드라마 ‘법쩐’(극본 김원석/연출 이원태/제작 레드나인 픽쳐스). 지난 11일 종영한 작품은 인물들 간 얽히고설킨 감정선을 극대화하는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지며 ‘웰메이드 장르물’이라는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부당거래에 희생된 은인 ‘윤혜린’(김미숙)의 존엄을 되찾기 위해 모든 것을 건 복수를 시작하는 은둔형 돈 장사꾼 '은용'(이선균)과 누구보다 바르고 정의로운 검사였지만, 괴물과 싸우기 위해 기꺼이 괴물이 되기로 각오한 전직 검사이자 법무관 '준경'(문채원)의 치밀한 복수극을 그렸다. 문채원은 혼란과 분노 착잡함이 뒤섞인 '준경' 캐릭터의 복잡한 심경을 섬세한 연기로 살려냈다.

종영 인터뷰에서 기자와 만난 문채원은 극중 ‘우리 편’ 이선균-강유석과의 첫 만남을 소개했다. 그는 "이선균 선배와 태춘이(강유석)도 이전까지 마주친 적이 한 번도 없다가 이번 작품을 하면서 만나게 되었는데 정말 좋았다"며 "극중 삼촌-조카를 비롯해 가족 같은 관계로 나오고 애초에 '우리 편'으로 묘사가 되기 때문에 말을 많이 안 해도 가까워지는 무언가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촬영 분량을 떠나 함께 출연한 모든 배우분이 너무 좋았어요. 김미숙 선생님과는 13년 전 작품인 '찬란한 유산'에서 어머니로 긴 시간 동안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거든요. 또다시 어머니로 연기 합을 맞추게 돼 몰입하는 것에 도움도 많이 됐어요. 전작이 워낙 좋았다 보니 이번에 촬영하면서도 좋았어요. 극중 준경이 은용 오빠와 엄마와 환하게 웃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게 몽타주 식으로 지나가는 데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에요.“

"준경이 이수동(권혁)의 변호인이라며 검찰청으로 함께 출두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 장면을 촬영하는 날이 대대적인 한파가 있던 날이었어요. 세트장이 있던 곳은 더욱 추워서 체감온도가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갔는데 옷을 두껍게 입을 수 있는 장면이 아니었어요. 그때는 얼굴이 얼어서 말이 안 나왔어요. 발음이 다 뭉개지더라고요. 결국 대사를 후시녹음을 했습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창궐 전후로 작품 촬영 현장의 환경과 분위기도 대대적으로 바뀌었다. 많게는 백여 명이 동원되는 촬영 현장에서 단 한 명이라도 유증상을 보인다면 촬영 전체가 중단되어 미뤄지기도 했다. 영화나 드라마도 공개가 1년, 길게는 2년 이상으로 미뤄졌다. 배우들에게 치명적이었던 건 다른 것보다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였다. 2년 만에 작품에 복귀한 문채원은 상대적으로 안정감을 느꼈다고 말한다.

"중간에 촬영을 멈추게 되면 방송 분량을 맞추지 못해 송출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이번에 그런 일 없이 잘 끝내서 감사해요. 의외로 주변에 있는 분들이 피드백을 잘 안 주세요. 오히려 가장 가까이 있는 분들이 가장 무덤덤하거든요. 그런데 이번 작품 방영 이후 가족과 저와 인연을 이어가는 관계자분들, 배우 분들이 '정말 재밌다', '잘봤다'는 좋은 피드백을 많이 받아서 기분이 좋았어요."

문채원은 '법쩐'이 시즌제로 방영되게 된다면 적극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이번에 함께 출연한 똑같은 출연진과 함께한다는 전제에서. 마지막 회에서 복수를 마무리한 준경은 어머니의 파란한 삶을 담은 책을 출간하고 태춘과 함께 검사의 길을 걷는다. 악인들을 하나하나 압박해오며 정의를 바로 세운 준경이었지만 그의 삶은 지친 모습 그 자체였다. 그가 다음 시즌에서는 더 편안하고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한 작품 끝내고 나면 보람 있지만 '법쩐'은 많이 봐주셨기 때문에 보람이 배로 있는 것 같아요. 이건 시청자분들이 완성 시켜주시는 거죠. 응원해주시는 힘으로 끝까지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 작품 하는 동안 시청자분들과 팬 분들께서 보내주신 에너지, 용기, 감사함은 다음 작품 할 때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정말 많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