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서 복잡다단한 감정 변주 표현하며 호평 받아
2007년 '이산'으로 데뷔 이후 슬럼프 겪으며 단단해져
'남에게 잘 보이는 배우' 아닌 '좋은 배우' 되는 게 목표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에서 카지노 에이전트 '필립' 역을 맡아 치명적인 매력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킨 배우 이해우가 손은서와의 연기 호흡을 소개했다. '카지노'는 돈도 빽도 없이 필리핀에서 카지노의 전설이 된 남자 ‘차무식’(최민식)이 살인사건에 휘말리면서 인생의 벼랑 끝 목숨 건 최후의 베팅을 시작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지난달 25일 시즌 1이 종영했다.

극중 호텔리어에서 카지노 에이전트로 변신한 '김소정'(손은서)은 2억페소를 모두 올인하는 베팅에 성공한 '고회장'(이혜영)의 돈을 탈취해 달아난다. 앞서 모종의 거래를 나눈 '필립'과 '소정'이었지만 '필립'은 이내 위험을 직감한다. 그리고 돈을 갖고 필리핀을 떠나려는 '소정'과 그를 말리는 '필립'은 경찰로 위장한 인물로부터 살해돼 충격을 줬다. 복잡다단한 감정 변주를 연기한 이해우는 큰 호평을 받았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 시즌 1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 시즌 1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손은서) 누나랑은 홍기준 선배님이랑 셋이 삼남매라 불릴 정도로 항상 붙어 다녔거든요. 저희가 필리핀에서 두 번 호텔을 옮겼는데 우연히 두 번 다 바로 옆방으로 배정이 됐어요. 그러다 보니 거의 매일 오전에 만나 커피 마시고, 밥 먹고, 수영하고, 자기 전에 사담 나누고. 배우로서의 고민도 나누고. 개인적인 고민도 나누고. 그렇게 매일매일 친분이 쌓여서 촬영할 때도 너무 편하고 호흡도 좋았던 것 같아요.“

2007년 MBC 드라마 '이산' 단역으로 데뷔한 그는 2010년 태국 Ch9 드라마 '같은 태양 아래 지평선'의 '영석' 역, 2013년 대만 영화 '러브 루모로우'(:zh:明天記得愛上我)서 '준' 역으로 동남아 진출을 먼저 한 이력이 있다. 한류 진출로 성공 가도를 꿈꿨으나 아쉬운 나날이 연속됐고 연기를 그만둘 생각으로 광고회사에 다닌 적도 있다. 길고 긴 터널을 지나 세계 무대에 작품을 선보인 지금은 그 소회가 남다르다.

"연기하며 워낙 힘들었어요.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찾지 못해서 맴도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돌아보면 기회가 많았는데 준비가 안 돼서 놓쳤던 것도 있었고요. 준비가 안 됐을 때 오는 기회들이 오히려 독이 되더라고요. 아무것도 아닌데 자만하게 되고요. 그 당시의 제게 본질을 찾아가면서 최선을 '더'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하지만 잘하고 있고. 수고했다고. 힘든 시간 많이 겪었기 때문에 위로해주고 싶어요.“

이해우의 배우로서 그의 장점은 '끈기'다. 지난 15년간 격동의 시기를 겪으며 지금 자리까지 올라온 그는 심지 단단하고 노력할 의지가 굳센 연기자가 되었다. 포기하지 않고 걸어온 결과 오래전 노트에 썼던 '최민식과 같은 작품에서 연기하기'라는 소망도 이뤘다. 예전에도 지금도 롤모델은 최민식이다. 앞으로 인성적인 소양과 작품에서의 경험을 탄탄히 쌓아 '남들에게 잘 보이는 배우'가 아닌 '좋은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다.

배우 이해우.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해우.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그가 생각하는 '좋은 배우'는 최민식처럼 후배들의 존경을 받으면서도 대중, 관객, 시청자의 사랑과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배우다.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욕심도 남다르다. '카지노'를 촬영하며 한 인물의 인생과 서사를 보여주는 캐릭터를 맡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특히 실존 인물이면 역사와 자료, 실제 사례를 기반해 자료수집을 하고 그만의 상상력을 더해 재창조하는 과정이 힘들지만 흥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힘든 시간을 보내 더 그럴 수도 있지만 작품에 대한 욕심이 더 큰 것 같아요. 그간 가족들에게도 변변치 못했는데 올해는 부모님과 하나 있는 남동생에게 무엇이든 좋은 선물을 주고 싶어요. '카지노'를 촬영하며 '꿈같다'라는 표현이 무엇인지 다시금 느낄 수 있었어요. 너무 영광이었고요. 앞으로 더 재밌고 신선하고 좋은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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