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활동 원동력은 칸 영화제 초청... 스스로 기준점 높이는 계기
신인 시절부터 우러러보는 대배우들과 작품하며 큰 자산과 배움 돼
세계 무대에 작품 선보여지는 만큼 정서와 문화 배려하고 염두에 둬야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배우 임시완이 팬데믹 시기에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주된 원동력으로 칸 국제영화제 참석을 꼽았다. 임시완은 2017년('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심야 상영 부문), 2021년('비상선언'/비경쟁 부문) 두 차례 참가했다. 자신도 뿌듯하다. 칸 국제영화제 초청은 화려한 빛남과 영광만큼 스스로 기준점을 높이고 더욱 악착같이 연기에 매달리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처음 칸에 갔을 때 설경구 선배님 뒤에 쪼르르 따라다녔는데 저를 바라보던 생경한 눈빛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제가 시사 들어갈 때 그리고 영화 끝나자 저에 대한 사전정보 하나 없는 외국인 분들이 다 같이 일어나서 기립박수 쳐주시고 저와 눈을 맞추려 하는 노력이 느껴졌어요. '이래서 연기하는구나', '앞으로 이 반응 받기 위해 연기해야겠다' 생각 들었고 인생에서 두고두고 자랑할 만한 부분인 것 같아요.“

배우 임시완. 사진=넷플릭스 제공
배우 임시완. 사진=넷플릭스 제공

임시완은 시대 변화에 맞춰 진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는 신인 시절부터 이성민, 송강호, 설경구, 이병헌 등 많은 후배가 함께하고 싶은 대선배들과 작품을 했다. 연기에 정점을 찍은 선배 배우들과 연기한 경험은 큰 자산이다. 현장에서 평상시 연기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 현재진행형으로 연구하는 모습, 연기를 대하는 자세, 현장에서의 책임감 등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배움이었다.

"사실 매 작품 '내가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그 벽에 부딪히는 게 자신의 한계인 것 같아요. '해를 품은 달' 이후 쭉. 매 작품 매 작품이 퀸텀점프였어요. 감독님과 미팅할 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을 풀지 못하면 못하겠다'고 담판 지으려는 생각으로 미팅에 임한 적이 있었죠. '비상선언'은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캐릭터였기 때문에 제약이 없어서 편하게 접근할 수 있었어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예술적 키포인트로 접근했는데 '더 챙겨야 할 게 많았네'라는 생각에 아쉬워요.“

임시완이 영화가 국제영화제에서 선보여지고 글로벌 OTT 작품을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보이며 배우로서 진화가 무조건적이라 느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한국의 정서를 고집하고 고민했다면 이제 전 세계적 정서와 문화를 배려하고 염두에 두게 된 것이다. 특히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시대'가 바뀌었고 어떤 선배가 보더라도 이는 후배가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이 됐다고 생각한다.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스틸. 사진=넷플릭스 제공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스틸. 사진=넷플릭스 제공

앞선 내용에서 언급되었지만 그는 사회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걱정과 사회적 선한 영향력 사이 가치관이 부딪힐 때가 있다. 어떤 것이 우선순위인지는 아직 답은 못 냈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촬영 시작도 전에 출연료의 일부를 기부함으로써 악역에 대한 무게감을 스스로 희석했다. 그렇게라도 악역을 함에 있어 당위성을 찾고 연기에 임할 수 있다면 앞으로도 기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더 올바르고 현명한 방식이 있다면 그 방법도 취할 거예요. 어떻게든 선한 영향력을 전파할 수 있을지 작품 선택 외적으로도 고민해볼 겁니다. '1947 보스톤' 촬영 후 러닝이 취미가 되어 혼자 뛰었는데 션 형님이 '언제 한 번 뛰자'며 연락해주셨어요. 일회성인 줄 알았는데 '새로운 멤버가 왔다'며 단체 카톡에 초대하셨더라고요. 선한 영향력에 앞장서는 좋은 분들인 걸 알고 있었기에 '언논크루'인데 저도 모른 척 남게 되었습니다.“

그는 션, 박보검 등 ‘크루’와 함께하는 러닝, 기부에 관해서도 소개했다. 임시완은 션의 인연으로 지난해 광복절 이영표, 조원희, 박보검, 윤세아, 이시영, 진선규, 고한민, 공효석, 장호준 등과 함께 81.5km 마라톤 완주와 기부에 참여했다. 이미 1억 원 이상을 기부한 개인 고액 기부자들의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인 그는 그간 저소득층 가구 아동들의 취업 교육과 자립 돕기 기부, 생일맞이 연탄 봉사 등 다양한 기부 선행을 펼쳐왔다.

배우 임시완. 사진=넷플릭스 제공
배우 임시완. 사진=넷플릭스 제공

"군대 가기 전후로 쉬지 않고 작품하고 '아하아' 촬영을 마쳤어요. 온전히 쉴 수 있는 시간이 생겼는데 팬미팅하자는 제안에 몇 년 만에 쉴 수 있던 저만의 시간을 콘서트에 양보했습니다. 기획 단계부터 약 3개월간 준비했는데 보람찼고 그 시간이 제게 굉장한 의미가 있었어요. 그 시간이 새삼 소중해 허투루 쓰면 안 된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지금은 9대 1의 비율로 연기를 압도적으로 하고 있는데 앞으로 가수 활동에 좀 더 신경 쓰고 싶어요. 앨범을 낸다든지. 최대 목표는 연기를 꾸준히 하면서 1년에 한 번은 팬들과 대면으로 만나 콘서트라 부르는 파티를 개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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