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될 수 있을까'서 이혼 전문 변호사 '오하라' 역으로 인생 연기
결혼 실패 후 의뢰인 만나 사랑·가족 알아가는 과정 흥미롭게 다가와
장승조와 재결합한 연인인 만큼 둘 사이 익숙함 묻어 나오게끔 표현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드라마 '남이 될 수 있을까'는 캠퍼스 커플로 시작한 이들의 10년간의 연애, 결혼, 이혼, 재회, 또 다른 의미의 관계를 이어가는 성장기를 그렸다. 한때 열렬히 사랑했던 연인이 이혼 후 일터에서 재회해 관계성을 쌓아가는 모습은 이혼은 쉽고 이별은 어렵다는 걸 여실히 보여준다. 강소라는 극중 이혼 전문 법률사무소 두황의 에이스이자 스타 변호사 '오하라' 역으로 인생 연기를 펼쳤다.

6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이자 결혼 후 첫 작품으로 이혼을 다룬 작품과 이혼 변호사 역을 맡았다는 점이 아이러니하진 않았을까. 강소라는 '평생 안정적인 집안, 단란한 가족 사이 예쁘게 자라온 '하라'가 '은범'(장승조)과의 이별로 인해 첫 좌절을 겪은 후 의뢰인들을 만나며 사랑은 무엇인지, 가족은 무엇인지 알아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다가왔다'며 작품 출연 계기를 소개했다.

"가족들은 일에 대해 전적으로 신뢰하며 응원해줍니다. 이번 작품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전작에서 주로 맡았던 역할들이 혼자 잘 해낸다는 일명 '걸크러쉬'였다면 '하라'는 업무에선 완벽한 듯 보이지만 내적으론 감성적이고 여리고 아이 같은 면이 있는 인물이었어요. 기존에 보여드렸던 전문가다운 여성 캐릭터와 다른 면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배우 강소라. 사진=플럼에이앤씨 제공
배우 강소라. 사진=플럼에이앤씨 제공

"'남이 될 수 있을까'가 지닌 복합적인 감정선도 마음에 들었어요. 20대 겁 없는 솔직한 연애보다 이미 상처를 겪은 사람들의 연애는 자존심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그늘에 솔직함이 있었습니다. 그런 이들의 애정 표현 방식과 미묘한 감정싸움을 비롯해 양가감정들이 대본에 많이 보였기에 작품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장승조는 이번 드라마에서 극중 이혼했지만 함께 일을 하게 되는 전 연인이자 전 남편으로 합을 맞췄다. 영화 '해치지않아' 이후 3년 만에 작품을 같이 하게 됐다. 극에서 '은범'과 '하라'가 만나는 장면 중 대사가 없는 장면 대부분은 서로가 상의해 만들었다. 여느 연인과는 달리 재결합한 연인인 만큼 둘 사이 익숙함이 묻어 나오게끔 표현하고 싶었다.

"예를 들어 재결합하는 날엔 근사한 레스토랑이 아닌 '하라'의 집에서 족발과 소주를 마시며 대화를 한다던가. 누군가 음식 포장을 풀면 누군가는 식기를 자연스럽게 세팅한다던가. 귤을 까먹으며 대화할 땐 '하라'가 까놓은 귤껍질을 '은범'이 자연스럽게 치운다는 설정이요. 본편에선 많이 편집돼 아쉽기는 한데 장면 안에 두 사람의 과거가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많은 의견을 나눴습니다.“

드라마 '남이 될 수 있을까' 스틸. 사진=스튜디오 지니 제공
드라마 '남이 될 수 있을까' 스틸. 사진=스튜디오 지니 제공

장승조 외에도 조은지, 이재원, 전배수, 길해연 등 '두황'의 식구들의 케미는 환상적이었다. 다 같이 회의하는 장면 촬영 외엔 수다의 장이었다. 오죽하면 감독이 나서 '회의하자'며 제재할 정도였다. 끝나고도 자주 모일 만큼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강소라 역시 이전까진 맡은 역할 해내기도 벅차 다른 배우들과 소통 시간을 많이 갖지 못했지만 이번 작품에선 마음의 여유를 찾다 보니 좀 더 소통할 수 있었다. 감사한 시간이다.

"술 취해 무례하게 행동한 '하라'가 엄마의 이혼 소송을 맡아 달라며 '은범'의 사무실을 찾아갔을 때 '은범'이 '너 기억나지 않는 거 같아서 제대로 묻지도 못했다. 내가 만만하냐'라는 대사를 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동안 콧대 높았던 '하라' 앞에서 작아진 모습만 보였던 '은범'이 처음으로 '하라'에게 한 방 먹이죠. 장승조 배우가 저 대사를 할 때 현장에 있던 남자 스태프들이 '와!' 환호성을 지르며 통쾌해하셨어요."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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