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될 수 있을까'서 다양한 시대상과 사회적 이슈 다뤄
'상대가 택하기로 한 삶의 방식을 존중해줘야' 생각에 공감
해피엔딩 아니라 예상했지만 캐릭터가 성장하는 모습 좋아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지난 23일 종영한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남이 될 수 있을까’(연출 김양희/작가 박사랑/기획 KT스튜디오지니/제작 웨스트월드스토리)에서 이혼한 이혼 전문 변호사 ‘오하라’로 극과 극의 입체적 캐릭터 연기를 선보인 배우 강소라를 만났다. 강소라는 극중 전 남편 '구은범'(장승조)과 '오하라'가 재결합 과정이 전달하는 메시지와 사회 이슈에 대해 말했다.

돌고 돌아 재결합하는 '하라'와 '은범'이다. 흔들리는 감정을 확실하게 정리하고픈 '하라'는 '은범'에게 딱 10번 고백하고 마음 정리하기로 결심한 후 밤낮으로 고백 공격을 한다. 공감과 웃음을 자아낸 모습이지만 쉽사리 낼 수 없는 용기였다. 결국 그의 마지막 고백에 마음을 받은 '은범'이지만 그들의 로맨스는 클라이맥스에서 '가족'이란 단어로 인해 위기를 맞는다.

드라마 '남이 될 수 있을까' 스틸. 사진=스튜디오 지니 제공
드라마 '남이 될 수 있을까' 스틸. 사진=스튜디오 지니 제공

아이를 원하는 '하라'와 딩크족으로 남길 원하는 '은범'. '하라'의 절친이자 같은 법률사무소 변호사인 '비취'(조은지)는 결혼도 아이도 원하지 않았지만 예상치 않게 혼전임신을 하게 된다. 직장인 여성에게 민감한 이슈이면서 이젠 현실과 맞닿은 사회적 이슈이기도 하다. 작품은 변호사들이 맡는 소송과 사건을 통해 여러 시대상을 지나며 바뀐 사회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삶을 추구하는 방식과 방향을 보여줬다.

"'하라'의 사촌 동생 '정수'와 '효정'의 이혼 소송 과정에서 김국희 배우님이 연기한 '효정'의 사촌 언니였던 변호사와 대면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하라'가 '효정에게 아이 낳는 걸 권유해보진 않았느냐, 그럴 생각 없었냐'고 묻는데 상대 변호사는 '제가 어떻게 생각하든 그건 제 생각이고, 효정은 자신의 삶을 살 권리가 있다'고 답을 해주는 부분이 크게 다가왔어요. 상대가 택하기로 한 삶의 방식을 존중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공감했습니다.“

극은 크게 하라X은범, 비취X시욱, 한길, 여래 등 다양한 연인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강소라가 변화의 아이콘으로 꼽은 캐릭터는 '시욱'(이재원)이다. 시골 마을의 종갓집에서 5대 독자로 나고 자라 뼛속까지 보수적인 '유교 보이'지만 완벽한 사랑꾼으로 변화한 모습으로 감동을 준 '시욱'. 상대에게 지기 싫어하기보다 상대를 사랑하기 위해선 먼저 변하고 내려놓아야 한다는 걸 보여준 내면적으로 성숙한 인물이라 말한다.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던 '하라'와 '은범'은 결국 서로의 신념을 지키면서 성숙한 이별을 한다. 딩크족이었던 '은범'은 조카들을 돌봐주면서 행복해하는 모습과 '하라'와 '은범'이 서로를 '가족'으로 생각하고 있는 점. 그리고 서로를 마주 보며 '우리가 정말 남이 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모습은 열린 결말 중에도 짙은 여운을 남긴 마지막이었다.

배우 강소라. 사진=플럼에이앤씨 제공
배우 강소라. 사진=플럼에이앤씨 제공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부터 해피엔딩이긴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시청자의 관점에서 '하라'와 '은범'이 재회했으면 좋았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음을 알고 있었고 작가님은 처음에 생각하신 그대로 결말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가셨던 것 같습니다. 완전한 해피엔딩은 아니었지만 두 사람이 나름대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성장해 나가려는 모습이 보여서 좋았습니다."

강소라는 '은범'이란 존재를 한 발짝 떨어져서 상대에게 감정을 강요하지 않고 거리 두는 모습에서 '하라'의 성장을 보았다. 트라우마를 회피하지 않고 조카들과 놀아주며 심리 상담 치료를 받으려 노력하는 '은범'의 모습에서 캐릭터의 성장이 느껴졌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한 명은 멀어지고 한 명은 가까워지려 노력하면 그전보다는 균형이 더 잘 맞으리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엔 다시 만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인터뷰 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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