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행사'서 이보영과 첨예한 대립 선보이는 '최창수' 역
허점 많으면서 얄미운 캐릭터,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
성격과 정반대인 지질한 역할 맡으며 실제로 지질해져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JTBC 토일드라마 '대행사'는 3분도 안 되는 시간 내에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24시간 머리를 싸매는 광고대행사 카피라이터들의 이야기다. 최초를 넘어 최고의 위치까지 경력을 만들어가는 모습은 직장인들의 큰 공감을 얻었다. 특별한 '빌런' 없이 욕망이란 키워드로 얽히고설킨 이해관계 속에 만들어진 다양성은 작품의 호기심을 끌어냈으며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뻔한 오피스물을 벗어나 상식을 뛰어넘는 파격적이고 치밀한 전략으로 마지막까지 예측할 수 없는 전개를 이어간 '대행사'에 시청자들은 환호했다. 첫 회 수도권 5.5%, 전국 4.8%로 시작한 작품의 시청률은 매회 시청률을 경신하며 마지막 회에서 약 4배로 껑충 오른 전국 16.0%, 수도권 17.3%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제공, 유료가구 기준)

배우 조성하.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조성하.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광고'주'님의 선택을 받기 위해 24시간이 전쟁인 VC기획 광고인들의 살얼음판에서 불꽃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이보영과 첨예한 대립을 선보인 배우 조성하. 극중 그가 연기한 '최창수'는 국내 최고의 대학 출신으로 단 한 번의 실패 없이 25년간 '프리패스'로 살아오며 성공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고아인'(이보영)을 만나며 광고 인생에 제동이 걸리는 인물이다. '분노 유발자'지만 이해되는 욕망을 보여준다.

종영 인터뷰를 통해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조성하는 시청률 만족도에 대해 '배우들끼리 만났을 때 16%까지 나와도 대단하다고 말했는데 좋은 성과로 끝나서 너무 좋다'며 '시청률을 확인하고 생각지 않았던 만큼 큰 사랑을 받은 것 같아 감사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시청률이 4배 가까이 급상승하게 된 건 그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사실 '재벌집 막내아들' 후속작이라 시청률을 기대했는데 '한주 정도의 기간이 있어서 앞의 작품이 잘된다고 해서 뒤의 작품이 잘된다는 보장은 없겠구나', '시청자들이 아주 냉정해지셨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열심히 했으니 좋아지겠지'라는 마음으로 시청했습니다. 첫 바램으로 작품 방영 전 7.8%가 나오면 잘 나온다고 생각했는데 점점 올라가는 걸 보며 10%만 되도 다행이다 싶었어요."

드라마 '대행사' 스틸. 사진=하우픽쳐스, 드라마하우스 스튜디오 제공
드라마 '대행사' 스틸. 사진=하우픽쳐스, 드라마하우스 스튜디오 제공

조성하는 대본을 처음 접했을 때 악역이라고 해서 전작의 악역과 다른 모습을 기대했지만 극중 '창수'이지만 허점이 곳곳에 드러나는 허당이다. 드라마 '구해줘' 악역보다 전혀 악당이 아니라 되려 걱정이 많았다. '대행사'에선 극 초반부터 그가 직접 추천한 해 첫 여성 임원이 되는 '고아인'과 VC그룹 막내딸이자 VC기획 SNS본부장인 '강한나'(손나은)에게 부딪히기만 하면 깨지고, 싸움에서 지고 온다.

"대본 리딩 때 세게 하니까 작가님이 안 좋아하셔서 최대한 다른 악역의 느낌을 찾아보려고 노력했어요.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비열하고 얄미운 캐릭터를 만들어보려 했습니다. 그게 잘 맞았고 시청자분들이 귀엽게 봐주신 것 같아요. 처음 하는 악역이라 낯설긴 했습니다. 오피스물이라 따로 준비한 건 없지만 광고대행사에서 직원들이 어떤 식으로 입고 다니며 생활하는지 같이 공유했어요."

배우 조성하.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조성하.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조성하가 본 '최창수'는 쓸데없이 비열한 일을 많이 하고 내뱉는 말도 저렴하면서 '강약약강'이 베여 있는 인물이었다. 실제로 조성하와 전혀 닮은 점이 없다. 그는 지질한 역할을 가장 싫어했지만 연기에 몰입하다 보면 어떻게든 지질하게 돼 그게 가장 힘들었다. 직장생활을 하는 조성하의 아내는 어떤 회사에나 있는 '최창수'에 대해 설명해줬으며 라인 안에 들어야 성공이 보장되는 느낌을 상기했다.

"극중 '최창수'는 잘한 게 딱히 없는 것 같고, 조직력이 어마어마하게 갖춰진 것 같지도 않고, '고아인' 팀과 비하면 허술하기 짝이 없어요. '얘는 정체가 뭘까' 생각이 들 정도로 빈구석이 많아 어떻게 보일까 걱정이 많았죠. '더 좀 싸우고 싶고 ‘고아인’과 현란하게 더 싸웠으면 좋겠다'고 작가님께 제안했어요. '강한수'(조복래), '강한나'에게도 초점이 가야하고, 다양한 방면에서 봐야 하는데 결말에서라도 인간다운 면모로 퇴장을 하게 돼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