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행사'서 처음 만난 이보영, 깍쟁이 같지만 주변 사람 잘 챙겨
'이끌던가 비키던가 따르던가' 문구 강렬하고 힘있어 기억 남아
'청춘월담', '대행사'보다 먼저 촬영… 앞으로 코미디 도전하고파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최초를 넘어 최고의 위치를 향해 우아하고 처절하게 달려온 광고인들의 전투가 끝났다. JTBC 토일드라마 ‘대행사’(연출 이창민/극본 송수한/제공 SLL/제작 하우픽쳐스, 드라마하우스 스튜디오)는 매일매일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내는 광고 카피라이터들과 워킹맘들의 현실, 승진을 위한 욕망, 승계 전쟁, 파격적 전략과 치열한 경쟁 등. 직장인들의 공감대를 사며 큰 사랑을 받았다.

불붙은 사내 전쟁 중심에서 야망으로 가득 찬 캐릭터에 완벽하게 동기화된 '최창수' 역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끈 배우 조성하. 그가 이번 작품의 인기를 체감한 순간은 가족들의 반응과 호응이 클 때였다. '자녀들은 작품이 재미없으면 아빠가 출연해도 안보는 추세인데 1회에서 16회까지 다 같이 거실에 모여 시청할 때마다 매번 좋다고 얘기해줄 때 감동의 눈물이 나고 '나도 이제 연기자인가 보다' 생각하게 된다'며 보람 느낀 부분을 소개했다.

배우 조성하.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조성하.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조성하는 서로에게 혹은 장면 자체가 중요하거나 아닐 수도 있지만 민감한 대사 혹은 장면이 어떤 의미에서든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면 미리 잘라내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극중 '고아인'에게 '왜 이렇게 욕심이 많냐'며 윽박지르는 장면도 원래 '창수' 대사의 수위가 더 높았으나 문제가 될 소지까지 생각해 줄여졌다. 영화였다면 대사가 어느 정도 이해될 수 있지만 방송의 경우 나이 어린 시청자가 쉽게 접할 수 있어서 참작해 의견을 나눴다.

"이보영 배우와는 처음 만나서 작업하다 보니 조심스럽게 다가가 대화하며 촬영했어요. 겉으로 보기엔 깍쟁이 같이 생겼는데 주변 배우들, 제작진들과 우호적으로 지내고 주변 사람들을 잘 챙깁니다. 털털하면서 즐겁게 지내는 모습이 훌륭하고 만족했던 배우였습니다. (손)나은 배우와도 불편하지 않았고, 잘 준비해오고, 본인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충분히 발산한 것 같아요. 전혜진 배우는 극중에선 엄청나게 덤벙거리지만 실제론 차분하고 생각도 깊으시고 좋은 매력을 가진 배우였습니다."

드라마 '대행사' 스틸. 사진=하우픽쳐스, 드라마하우스 스튜디오 제공
드라마 '대행사' 스틸. 사진=하우픽쳐스, 드라마하우스 스튜디오 제공

"원하는 대로 될 수도 있지만 안되는 것도 인생이죠. 어떤 마음을 먹었다고 해서 되고 안 되고는 둘째 문제인 것 같아요.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분명 오지만 그것에 너무 함몰되면 안 됐을 때의 상처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면 출세하지 않더라도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극중 제 대사는 아닌데 '고아인' 방에 있던 '이끌던가 비키던가 따르던가'라는 문구가 강렬하고 힘 있는 것 같아 기억에 남습니다."

극중 '최창수'는 VC기획의 제작본부장으로 높은 자리에 있음에도 더 높은 차기 대표 자리에 오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조성하도 어릴 때는 최고의 배우가 되고픈 꿈이 있었다. 요즘은 '최고의 배우'보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에게 좋은 작품은 보는 이들이 '흡족하고 행복한 작품'이다. 혼자서 원맨쇼를 안 해도 되는 좋은 연기자들과 호흡하는 배우가 돼야겠다고 생각하며 조금이라도 더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열망이 가득하다.

"요즘 '신인배우 조성하'를 밀고 있는데. 베테랑이 될수록 조금 안달하는 것에 대한 교만함. 경력이 좀 쌓였다고 해서 남보다 낫다고 하는 자만심들이 생길 수 있기에 항상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작품에 임할 때는 관객들이 봤을 때 '새로운데?', '늘 봤던 사람 같진 않은데?'라는 느낌을 주고 싶어요. 저를 좀 새롭게 하고 싶어서 그렇게 말하는데. ''새로울 신(新)' 자와 '믿을 신(信)' 자로 바꿔야겠다'로 마음이 바뀌었어요. 믿을 수 있는 배우가 되기 위해 늘 노력합니다.“

배우 조성하.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조성하.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해 드라마 '아다마스',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거래완료', '올빼미' 등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작품과 역할을 선보인 조성하. 그는 '대행사'와 '청춘월담'에서 상반된 캐릭터로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주며 열연하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청춘월담'은 '대행사' 이전 촬영이 끝난 작품이다. 1990년 뮤지컬 '캐츠'로 데뷔 후 지난 20여 년간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와 작품에서 활약해온 그는 기회가 된다면 코미디 작품을 해보고 싶다.

"'대행사'를 보면 '훨씬 더 내 얘기 같다'는 마음이 드셨을 것 같아요. 시청자로서도 '좀 더 거리감이 없는 드라마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깊이 생각하고 보면 놓치는 게 더 많다고 생각해요. 영화도 그렇지만 이 드라마는 특히 더 편하게 봐야 낫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쉬지 않고 사랑해주셨기 때문에 시청률이 올라간 것 같아요. 시청률이 시각적으로 보이니까 참여한 제작 관계자들이 힘을 받고 감사한 마음을 전한 기회가 된 것 같아 감사합니다. 올해 '대행사' 멋지게 시작한 만큼 여러분들도 좋은 일 가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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