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 스캔들' 아웃사이더 우림고 친구들 촬영 때 외로워
상상에 의존하는 CG 장면 어려워 수아의 괴로움에 몰입
'독기 가득한 모습' 실시간 댓글로 공감해 주셔서 감사해

[인터뷰 ③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지난 5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일타 스캔들’(극본 양희승, 연출 유제원, 제작 스튜디오드래곤)서 '트러블메이커' 수험생 방수아 역으로 열연한 배우 강나언을 만났다.

극중 사교육 전쟁터에서 몇 점 차이로 등급이 내려가 오열하는 장면부터 입시 스트레스로 자신을 망쳐가는 방수아. '소름 돋는 연기력'이란 극찬과 동시에 많은 이의 공감을 산 강나언은 '일타 스캔들'에서 가장 어렵게 촬영한 환각 증세 장면부터 애드리브 등 다양한 촬영 비하인드를 소개했다.

극중 우림고 절친인 선재, 해이, 단지(류다인), 건후(이민재)는 같이 붙는 장면이 많다. 앞서 진행된 이채민의 인터뷰에선 '실제로 친하다 보니 노는 것처럼 편하게 촬영했다'며 소회를 밝힌 바 있다.

강나언은 소위 표현하는 '아웃사이더'였기에 모니터할 때는 같이 웃기도 했지만 '나도 저기 끼고 싶다'는 생각에 외로움을 느끼기도 했다. 쉬는 시간엔 더 많이 놀고 사진도 더 많이 촬영했다. 어려웠던 장면은 글자가 튀어나오고, 얼굴이 일그러지는 등 CG로 표현해야 하는 환각 장면이었다.

배우 강나언. 사진=엔터세븐 제공
배우 강나언. 사진=엔터세븐 제공

"상상에 의존해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항상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잘 만들어 주셨고 18살의 어린 수아가 얼마나 감당하기 어려웠을지, 수아의 감정이 어땠을지, 고민하고 몰입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스트레스로 인해 심적으로 고통도 겪고. 해이의 사고라던지, 아빠의 불륜이라던지. 실제로 해이의 사고 소식을 듣고 더 괴로워하죠. 그 상태로 무너질 아이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힘들어하다가도 정신 차리고 더 단단해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사고의 변화가 수아를 성장하게 만들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극에선 다양한 기성 배우가 출연한다. 대선배들이 먼저 다가와 따뜻하게 대해주는 모습은 감동적이었고 감사했다. 장영남, 전도연과 겹치는 장면이 없어 아쉬웠지만 정경호의 경우 올케어 반과 학원 강의 장면 촬영에서 많이 겹쳤다.

늘 작은 쪽지를 지니고 다니며 계속 확인하고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 계속 연습하는 정경호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많은 학생 앞에서 직접 판서하는 동시에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전문가답게 매 장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큰 동기부여가 됐다.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 스틸. 사진=엔터세븐 제공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 스틸. 사진=엔터세븐 제공

촬영 비중이 가장 컸던 엄마 역의 김선영 배우와 지금도 기억에 남는 촬영은 13회에서 수아가 '자신이 괴물이 돼 가는 것 같다'며 말하는 장면이다. 당일에 소위 '쪽대본'을 받은 것도 모자라 앞에 다른 장면을 먼저 촬영해야 했기에 연습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수아의 감정이 어떤 감정일지 고민하다가 촬영이 시작됐고 대사를 내뱉는 순간 가슴이 저릿하게 아파져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이후 김선영이 강나언의 눈물을 닦으며 '정신 차려라'고 다그치는 연기는 모두 애드리브다.

"컷이 난 후엔 (김선영) 선배님께서도 '수아가 너무 불쌍하다'며 눈물이 터지셔서 촬영이 잠깐 중단됐어요. 저도, 선영 선배님도, 정말 수아와 엄마로서 마주했던 순간인 것 같이 느껴져서 잊을 수 없는 순간입니다. 사실 수아는 투명할 정도로 이기적인 행동을 해요. 남들 앞에서 대놓고 재수 없을 정도로요. 제가 연기했지만 방송을 보며 조마조마할 정도였어요. 이 장면을 촬영하면서 수아가 정말 불쌍하다고 생각했어요."

배우 강나언. 사진=엔터세븐 제공
배우 강나언. 사진=엔터세븐 제공

또래 배우들과 모였을 땐 '편안함'이 최고였다. 점심시간엔 뭐 먹을지부터 유행하던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에 관해 이야기하며 수다를 나눴다. 이선재 역의 이채민 배우와는 한예종 선후배 사이다. 캐스팅이 확정되고 학생 배우들끼리 모여 리딩을 했을 때 서로 마주치고 놀랐다.

올케어 반 수업 촬영 현장에서도 선후배 사이라는 게 알려지면서 끈끈함이 배가 되었다. 학생 배우 각자의 개성이 잘 만들어지며 연기하는 건 큰 자극이었다. 본방송을 시청할 때면 우림고 친구들 장면에서 더 집중해 보았다.

"실시간 댓글은 자주 확인하는 편이었어요. 수아가 빌런 역할이다 보니 당연히 욕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고. 상처받을까 봐 안 보려고 했지만 궁금한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초반에 수아가 얄밉게 등장하고 점점 도가 지나칠 때 '연기지만 때리고 싶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그래도 수아가 환각 증세를 겪을 때부터 '안쓰럽다'는 반응들도 보여주셨고요. 종방 후에 댓글로 '수아가 독기 가득해서 좋았다', '나한테 필요한 모습이라 더 마음이 갔다'고 댓글을 달아주신 분이 계셨어요. 수아의 독기 가득한 모습을 싫어하신 게 아니라 좋아하셨다니. 너무 인상 깊은 댓글이었어요.“

[인터뷰 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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