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될 수 있을까'에서 종갓집 5대 독자 시욱 역 맡아
입으로는 시대 역행하지만 순정마초 행보 매력 포인트
시욱과 비취가 어떻게 살아갈지 상상하는 것도 재밌어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지니TV오리지널 ‘남이 될 수 있을까’(연출 김양희/작가 박사랑/기획 KT스튜디오지니/제작 웨스트월드스토리)는 이혼 전문 변호사들의 각양각색 로맨스로 유쾌함과 감동을 선사했다. 극중 ‘시욱’(이재원)은 ‘하라’(강소라)의 전 남편이자 ‘두황’으로 이직한 ‘은범’(장승조)의 절친이다. 흔치 않게 유교를 지향하며 뼛속까지 보수남이자 상남자인 '시욱'.

그는 캘리포니아 교포 출신으로 개방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동료 변호사 ‘비취’(조은지)와 상극의 케미를 보이며 사사건건 대립한다. 꿈에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일을 하고 당황하거나 어색한 티를 내는 등. 입으로는 시대를 역행하지만 순정마초의 행보를 보이는 '시욱'의 설정은 매력 포인트로 작용한다. 대구 출신인 배우 이재원은 찰떡같은 대구 사투리로 종갓집 5대 독자라는 설정에 안성맞춤인 연기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끌어냈다.

드라마 '남이 될 수 있을까' 제작발표회. 사진=KT스튜디오지니 제공
드라마 '남이 될 수 있을까' 제작발표회. 사진=KT스튜디오지니 제공

최근 기자와 만난 이재원은 ''시욱'이라는 캐릭터가 초반엔 조금 편향적인 성격이 있지만 '비취'와의 관계가 발전함과 동시에 본인도 성장하는 모습이 많이 보여 재밌기도 했고 응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욱'이 가진 묵직한 내면과 재치 있으면서 진중한 모습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며 작품 출연의 계기를 소개했다.

열렬히 사랑했던 ‘오하라'(강소라)와 ‘구은범'(장승조)이 이혼 후 일터인 이혼 전문 법률사무소 두황에서 재회하며 극은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의 절친이자 동료 변호사인 '강비취'(조은지)와 '권시욱'(이재원)은 각자의 친구들을 이해하고, 응원하고. 일터인 만큼 업무를 함께하며 서로 간에 자주 부딪히는 모습이 보인다.

이혼 후 재회했던 '하라'와 '은범'은 서로의 신념을 지키면서 성숙한 이별을 한다. 그간 솔직하지 못했던 이들의 이별은 큰 여운을 남기며 먹먹함을 안겼다. 반면 '비취'와 '시욱'은 서로가 지닌 신념을 깼기에 서로를 향한 더욱 두터운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매번 돌직구에 촌철살인으로 폭발적이었던 커플의 행복한 로맨스 결말이다.

배우 이재원. 사진=플럼에이앤씨 제공
배우 이재원. 사진=플럼에이앤씨 제공

"배우들과 '이들이 후엔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얘기하며 많이 웃었던 기억이 있어요. 작품은 어떤 사건이 일어나고 해결되는 이야기라기보다 '두황' 식구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잔잔히 지켜보는 재미가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해요. 다소 열린 결말이긴 하지만 이들이 다음 이야기를 상상하는 재미도 함께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마지막 장면은 드라마 제목이다. '우리가 정말 남이 될 수 있을까'라며 주인공이 마치 시청자들에게 질문하듯 말한다. 이재원은 ''우리가 이별하고 이혼할지언정 그 사람에게 더 좋은 기억으로 남고 나도 그 사람을 좋은 느낌으로 간직하는 게 앞으로 내가 살아가는 데도 더 힘이 되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작가님이 남긴 것 같다'며 질문에 관한 생각을 말했다.

드라마 '남이 될 수 있을까' 스틸. 사진=KT스튜디오지니 제공
드라마 '남이 될 수 있을까' 스틸. 사진=KT스튜디오지니 제공

"'시욱'이라는 캐릭터를 엄청나게 좋아하기도 했고, '비취'와 함께 알콩달콩 재밌게 살아가는 모습도 좀 더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12부라 일찍 끝난 감이 있어 조금 아쉬웠어요. 하지만 (조)은지 누나, (장)승조 형, (강)소라, 길해연, 전배수 선배님 등 여러 배우분을 비롯한 제작진. 정말 좋은 분들과 재밌는 작품 만들 수 있어서 뿌듯합니다. 제겐 의미가 큰 작품이었어요.“

이재원은 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 이후 10년 만에 이혼 전문 변호사 역할을 맡았다. 전작에 비하면 비중과 성장도 남다르다. 올해로 데뷔 15년 차를 맞은 그는 돌아보면 힘든 시간도 많았지만 연기하는 건 언제나 재밌고 뿌듯하다. 연기자로서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감사하고 무엇보다 큰 행운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눈앞에 놓인 작품을 최선을 다해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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