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 스캔들'서 유학파 출신 아이스하키 특기생 '서건후' 역 맡아
실제로 10년 넘게 하던 운동을 그만두고 진로 고민, '건후'와 비슷
아이스하키나 스케이트 경험 없어, 촬영을 위해 코치와 함께 훈련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그간 '모범택시', '치얼업', '금수저', 트롤리'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내 온 배우 이민재. 그는 tvN 토일드라마 ‘일타 스캔들’에서 우림고의 여심을 사로잡는 유학파 출신의 아이스하키 특기생 '서건후' 역을 맡아 노윤서, 이채민, 강나언, 류다인 등과 함께 수험생이 느끼는 현실, 막막함, 로맨스를 그려냈다. 풋풋하고 싱그러운 청춘 로맨스는 수많은 과몰입러를 양산했다.

종영 인터뷰에서 만난 이민재는 "매회 정주행 했는데 마지막 회를 시청한 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너무 감사하다'는 마음이었다"며 소감의 운을 띄었다. 그는 이어 "감사한 마음이 클수록 아쉬운 마음도 컸는데, 혹여 작품에 민폐가 되진 않았을지, 제 역할을 다했을지, 여러 생각이 몰려와 여운이 굉장히 길게 남은 것 같다"며 "종영했지만 당분간 이 여운을 길게 가져가고 싶다"고 말했다.

"내로라하는 선배님들이 출연하시기에 많은 분의 기대가 모이는 작품이라는 것은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에 휘둘리지 않고 '내 역할이 작품에 민폐가 되지만 말자'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촬영에 임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작품이 흥행할지 예상 못 했어요. 감독님의 좋은 연출과 작가님의 글. 그것을 표현하는 훌륭한 선배님들. 삼박자가 잘 맞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분이 공감해주시고 모든 역할을 사랑해주신 것 같아요."

배우 이민재. 사진=이끌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민재. 사진=이끌엔터테인먼트 제공

그가 '일타 스캔들'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고등학생들의 고민과 생각이 잘 담긴 것 같아 너무 하고 싶었다. 역할인 '건후'는 운동선수였지만 부상을 당해 어쩔 수 없이 운동을 그만두고 방황하는 인물. 실제로 이민재는 중학생 때 10년 넘게 하던 운동을 그만두고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와 굉장히 닮은 부분이 많아 잘 녹여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두 번째 오디션의 기회가 생겼는데 당시 '치얼업' 촬영 일정 때문에 도저히 참여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가서 참여하고 오고 싶을 정도로 강한 의지가 있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다음을 기약하자'라는 마음으로 내려놓고 있었어요. 2주가 지났을 때 생각지도 못하게 감독님께서 연락을 주셨습니다. '이번 기회는 꼭 잡아야겠다'는 생각하고 오디션 대본을 받았는데 '해이'가 대본에 적혀져 있더라고요. '치얼업'에서 극중 친누나 이름이 '해이'였어요. 그래서 '아! 이건 운명이다'라는 생각하고 자신 있게 준비했던 기억이 나요."

'일타 스캔들'에서 '건후'는 부상으로 아이스하키를 그만두게 되었다는 설정이지만 극 후반 '해이'(노윤서)에게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기 위해 빙상경기장에서 장기를 펼친다. 평소 아이스하키에 대해서는 하얀 빙판 위에서 승부가 펼쳐지는 '멋진 운동'이라고 생각했던 이민재. 실제 경험은 없었지만 스케이트를 타는 장면을 직접 소화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

배우 이민재. 사진=이끌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민재. 사진=이끌엔터테인먼트 제공

"정말 선수처럼 보이기는 쉽지 않더라고요. (웃음) 지도해주신 코치 선생님께서는 잘하고 있고, 제법 모양새도 나온다고 해주셨는데. 제가 느끼기엔 오랜 시간 연마해온 선수들처럼 동작이 나오기까진 너무 부족한 것 같아 개인적으로도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해이'와의 빙상경기장 장면은 현장에 오신 현역 선수님이 일대일 지도를 해주셔서 잘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일타 스캔들'이 매력 있게 다가온 포인트는 각 캐릭터마다 다른 서사를 지녔기에 시청자 누군가는 이해할 수 있는, 공감 가능한, 인물이 있다는 것이었다. 핑크빛 기류가 흐르던 '선재'(이채민)와 '해이' 사이에 '건후'가 들어선다. '건후'는 '해이'의 실종을 걱정하고. '해이'의 실종 사건의 원인 제공이 되었다는 죄책감에 자살 시도를 하는 '선재'를 말린다. '건후'가 지닌 매력은 속이 깊다는 점이다.

"감독님과 작가님이 해주신 말씀은 ''건후'가 멋있는 친구인 건 맞지만 너무 차갑고, 고상하지는 않다. 때로는 유머도 있고, 눈치도 빠르지만, 겉으로 표현하지 않고, 의외로 속도 깊은 친구'라는 것이에요. 그 이야기를 듣고 대본을 다시 보니 제가 해석한 '건후'를 달리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고상하고, 멋있으면서, 유쾌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이런 다양한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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