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차정숙'에서 김병철과 명세빈의 혼외자 은서역으로 호평
실제로 입시 준비하던 시기에 캐릭터 연기… 감정 크게 몰입돼
명세빈과 첫만남부터 애틋, 다양한 측면에서 성장케 해준 작품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매회 뜨거운 인기를 이어간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에서 명세빈(최승희 역)과 김병철(서인호 역) 사이의 혼외자인 ‘최은서’ 역을 맡아 신인답지 않은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준 배우 소아린. 그는 극중 '승희'와 '은서'의 안타까운 서사를 몰입감 있게 그려내며 폭발적인 시너지를 발휘했다. 인물의 대사 톤과 감정을 안타깝게, 때론 힘 있게 그려낸 소아린의 열연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내며 화제를 모았다.

"촬영 당시에 제가 19살이어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을 때였고, 저 또한 입시를 준비하던 시기였어요. 그래서인지 저와 같이 나이고, 미대 입시를 준비하는 '은서'를 연기하면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예체능 입시를 하는 것에 대한 고충을 알고 있어서 특히 엄마에게 상처 되는 말을 던지는 장면에서 '은서'의 감정에 크게 몰입이 됐어요. 그런 부분들이 실제 저와 비슷해서 '은서' 역할과 조금 더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소아린은 '닥터 차정숙'의 연출자 김대진 감독님과 전작 ‘돼지의 왕’에 출연할 당시의 인연으로 오디션 기회를 얻게 됐다. '은서'는 소아린이 연기해본 적 없었던 성격의 역할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은서'가 어느 면에서는 안쓰럽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빌런처럼 보이기도 하는 두 가지 모습을 지닌 인물이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렇기에 김 감독이 '이랑'과 '은서' 사이 '어떤 역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주저함이 없이 '은서'를 선택했다.

배우 소아린. 사진=씨제스스튜디오
배우 소아린. 사진=씨제스스튜디오

"감독님과 여러 차례 미팅하고 대본을 맞춰보며 대화를 많이 했어요. 감독님은 “'은서'는 '이랑'이 보다는 조금 더 철이 들었고, '이랑'이 보다 한 수 위라고 생각해라”, “엄마와 대화할 때는 네가 화살을 가졌다 생각하고 엄마 가슴에 화살을 박아라. 한마디 한마디를 엄마 가슴에 꽂히게 해라”라고 하셨죠. 저도 엄마에게 한마디를 지지 않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발음 연습을 굉장히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오로지 독기만 '은서'가 아닌 아픔도 깊은 '은서'를 표현하기 위해 애썼다. 아픔들은 엄마 '승희'에게만 드러내고 친아빠 '인호'의 딸이자 친구인 '이랑'(이서연)이에게는 그런 모습을 들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승희'와 단둘이 있을 때와 '이랑'이네 가족들과 함께 있을 때의 모습에 차이를 두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5회에서 '승희'와 싸우는 장면이다. 실제로 리허설을 하면서 함께 울었다.

"저는 물론이고 명세빈 선배님과 감독님도 가장 신경을 많이 쓴 장면이고, 또 애정하는 장면이에요. 엄마와 저의 아픔을 가장 잘 말해주는 장면이었던 것 같아요. '은서'의 대사 중에 “왜 내가 서은서가 아니라 최은서야”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대사가 뭉클했어요. 사실 '은서'가 엄마에게 화를 내는 이유도 엄마를 위해서잖아요. 명세빈 선배님 대사 중에서는 “네가 너무 보고 싶어서 낳았어”라는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드라마 '닥터 차정숙' 스틸. 사진=JTBC 제공
드라마 '닥터 차정숙' 스틸. 사진=JTBC 제공

소아린과 명세빈은 첫 만남에서부터 장례식 장면이라든지 안타까운 서사와 그늘진 사연을 표현하는 장면들을 많이 촬영했다. '첫 만남인데 이렇게 애틋한 감정이 느껴지나' 싶을 정도로 깊은 감정이 쌓였다. 명세빈은 소아린에게 따로 연락도 주고, 선물도 주고, '딸'이라고 부르며 챙겨줬다. 극중 가족은 둘 밖에 없다 보니 아련하고 애절한 감정이 자연스레 피어올랐다. 촬영 마지막 날엔 서로를 껴안고 한참을 있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TV나 영화로 배우들을 보며 '멋지다'는 생각을 했던 소아린은 어느덧 데뷔 5년 차 배우가 되었다. 2019년 '블랙독'의 단역으로 처음 드라마에 출연한 그는 이후 '라켓소년단'에 출연하며 첫 공중파 드라마에 데뷔했으며 지난해엔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그리드'를 통해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진출했다. 그의 목표는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선한 배우'가 되는 것이다.

"제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와 감정을 시청자분들께 온전히 전달할 수 있는 그런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번 촬영하면서 차정숙에 함께 출연한 선배님들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특별한 롤모델이라기 보다는 개인적으로 서현진 배우님을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서현진 선배님의 맑은 이미지와 발음이 워낙 좋으시다 보니 그렇게 대사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배우 소아린. 사진=씨제스스튜디오
배우 소아린. 사진=씨제스스튜디오

올해 소아린의 목표는 더 다양한 작품을 접하고 연기하는 것이다. 뻔한 답일 수 있지만 '닥터 차정숙'의 '은서'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하고 또 '은서'를 통해 큰 사랑을 받았다 보니 앞으로 더 많은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가득하다. 올해 목표는 연기를 정말 열심히 해서 많은 작품에 도전하고 출연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아린은 “드라마가 이렇게 사랑을 받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는데, 너무나 큰 사랑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종영 소감의 운을 뗐다. “‘은서’가 시청자분들과 미운 정이 쌓인 것 같은 기분이 든다”는 그는 "작품을 하면서 좋은 추억이 많은데 감독님을 비롯한 제작진, 선배님들께 존경한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며 인사를 전했다.

"'닥터 차정숙'은 제가 19살에 촬영했는데 이제 스무 살인 제게 미성년 시절 마지막 작품이라는 점이 의미가 깊습니다. 무엇보다 감독님을 비롯한 제작진 분들, 선배님들께 배운 점이 아주 많았어요. 연기적인 부분 외에도 다양한 측면에서 저를 성장하게 해준 작품입니다. 제가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한 발판을 깔아 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 애틋하고, 제가 할머니가 될 때까지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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