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수리업체가 인수
계속된 실적부진에 매각

수제맥주업계 1호 상장사 제주맥주가 실적부진에 결국 경영권을 매각했다. 사진=제주맥주 제공
수제맥주업계 1호 상장사 제주맥주가 실적부진에 결국 경영권을 매각했다. 사진=제주맥주 제공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수제맥주업계 1호 상장사 제주맥주가 실적부진에 결국 경영권을 매각했다. 인수업체가 주류와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 자동차 수리업체란 점에서 인수 목적에 대해 의구심을 제시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맥주는 최대주주인 엠비에이치홀딩스 및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이사가 보유한 주식 864만주와 경영권을 경영권을 101억5600만원에 더블에이치엠에 매각하기로 했다.

제주맥주는 2021년 5월 국내 수제맥주 업체로는 처음으로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적자기업이 증시에 입성할 기회를 주기 위해 2017년 도입된 이른바 ‘테슬라 요건(이익 미실현 기업 상장 특례)’으로 증시에 데뷔해 주목을 받았다.

다만 상장 이후 적자가 계속됐고 주가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매각 이유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난 적자를 견디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제주맥주는 2015년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적자를 냈다. 2016년 10억원이던 영업손실은 2022년 116억원까지 늘어났다. 지난해에도 11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계속되는 실적 악화에 제주맥주는 지난해 전체 임직원 40%에 대한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대표이사도 회사에 급여를 모두 반납한 바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수제맥주 산업이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블에이치엠이 주류 산업과 관련이 없는 자동차 수리·부품 유통업을 영위한다는 점 등을 들어 인수 배경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더블에이치엠 측은 제주맥주를 글로벌 F&B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더블에이치엠 측은 “현재 당사도 제주맥주와 관련해 시장의 우려 사항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중국 및 아시아권 시장 진출을 통해 제주맥주가 글로벌 F&B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인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영권 인수가 마무리되는 대로 IR, 기사 등을 통해 구체적인 사업 계획 및 전략을 공개하겠다”며 “앞으로 제주맥주가 글로벌 F&B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시장 참여자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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