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인공지능(AI)가 고객을 응대하고 투자 종목을 결정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알파고'로 대변되는 AI가 산업계를 넘어 은행권까지 파고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바로 AI 상담챗봇이다. 시중은행들은 일찍이 1세대 AI챗봇을 내놓고 고도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 진짜 상담원처럼, 친절하게 상담해주는 AI 챗봇

발전 속도는 생각보다 빠르다. 다양한 업무 지원은 기본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마치 실제 친구처럼 고객이 편리하게 금융업무를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예를 들어 KEB하나은행의 '하이뱅킹'은 3D 아바타 금융비서가 1:1로 대화를 하며 송금, 상품 가입·추천, 해외송금 등 거래를 지원한다. 이미지 인식이 가능한 '하이렌즈' 기능을 적용, 여러 나라의 화폐를 인식하고 환율을 확인해주는 역할도 수행한다. 같은 방식으로 고지서 자동 납부도 가능하다. 

신한은행의 '쏠메이트 오로라'는 고객 성향과 행동을 분석해 첫 인사부터 상담 마무리에 이르기까지 개인 맞춤형 응답을 제공한다. 금융과 연관되지 않은 일상적인 대화도 가능하다. 친구처럼 대화를 이어 나갈 수 있게끔 공 들였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NH농협은행은 AI 챗봇 서비스를 유선상에서 구현했다. 모바일 이용이 불편한 고객들을 위해 AI 콜센터를 운영 중인 것. NH농협은행 AI 콜센터에 음성으로 문의를 넣으면 AI 시스템 '아르미봇'이 답변해준다. 답변이 가능한 컨텐츠는 지난달 기준으로 약 440만개에 달한다. 로봇연계시스템을 통해 대면 채널에서도 상담이 가능케 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고객의 재산을 보호하고 서비스 해야 하는 은행의 업무 특성상 AI 시스템이 상담사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며 "단순한 상담 업무를 AI가 대신 수행함으로써 상담사는 복잡하고 어려운 건에 대해 보다 친절하고 정확하게 상담할 수 있는 방향으로 AI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AI가 종목 추천하고 운용 결정 '로보어드바이저'

모바일 재테크족 등장과 맞물려 로보어드바이저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고객에 최적화된 투자 포트폴리오를 추천하고 운용을 결정한다. 사후 관리도 돕는다. 고객 입장에서는 단독으로 투자했을 때보다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례로 KB국민은행의 ‘케이봇 쌤’은 고객의 투자 규모와 성향, 선호 지역별로 수백 가지의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자금 성격에 따라 서로 다른 여러 개의 포트폴리오를 동시에 보유할 수 있어 보다 세밀한 자금 관리도 가능하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KEB하나은행의 '하이로보'는 AI가 추천한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선택하거나 고객 니즈에 따라 프라이빗뱅커(PB)가 일부만 추천해주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위험도나 성과 등도 분석해준다. 

우리은행의 '우리로보알파' 역시 투자성향, 투자지역, 투자목적 등을 세분화해 보다 최적화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추천한다.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펀드 수도 2~5개 중 투자자가 고를 수 있으며, 교육·은퇴·결혼·주택마련 등 투자 목적에 따라 달리 짜여진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이밖에 각 은행은 리스크 관리를 위한 신용평가모델과 FDS(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 구축 등에도 AI 기술을 활용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분야별로 차이는 있지만 기존 룰 기반·전통적 통계모형과 비교했을 때 (AI 기반 시스템이)개선 효과가 크다"며 "AI플랫폼 고도화, 음성·이미지 인식 기술 활용, 상담챗봇·로보자산관리·리스크 등 전 분야에 지속적인 고도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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