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IP 기반 멀티플랫폼 게임 ‘TL’ 성공 여부 촉각

엔씨소프트의 신작 ‘TL’(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의 신작 ‘TL’(사진=엔씨소프트)

[서울와이어 서동민 기자] 한 때 게임 대장주로 군림했던 엔씨소프트 주가가 연일 급락하며 위기에 놓였다. 9월 말 기준 22만원대까지 추락하며 2021년 고점(102만7000원) 대비 77% 이상이 빠졌다. 한 때 22조원에 달했던 시가총액도 5조원 밑으로 떨어지며 코스피 시총 순위 50위 밖으로 밀려났다. 엔씨소프트의 시가총액이 5조원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16년 이후로 처음이다.

엔씨소프트의 주가 하락은 실적 부진 때문이다. 엔씨소프트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91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3%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8.2% 감소했다. 증권가가 예상한 3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시장에 ‘리니지’를 모방한 게임들이 범람하면서 엔씨소프트의 주요 수입원이던 모바일게임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지만 이를 극적으로 반등시킬 뾰족한 대책은 아직까지 나오지 못한 상황이다.

엔씨소프트가 택한 출구전략은 ‘탈(脫)리니지·탈(脫)모바일’이다. ‘리니지’ 프랜차이즈는 엔씨소프트의 핵심 캐시카우지만, 경쟁사들이 비슷한 게임을 쏟아내면서 경쟁력을 잃고 있다. 또 이용자들의 피로감도 크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8월 ‘블레이드&소울2’를 내놓았다가 “리니지와 비슷하다”는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바 있다. 2008년 ‘아이온’으로 대한민국 게임 역사를 새로 썼듯이 또 한번 ‘리니지’에서 벗어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요구가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다.

모바일에 집중됐던 플랫폼 전략도 시험대에 올랐다. 엔씨소프트는1998년부터 20여년간 PC 온라인게임의 최강자로 군림한 회사다. 게임 시장이 PC에서 모바일로 재편되면서 침체기를 맞았으나, 2017년 ‘리니지M’의 대성공에 힘입어 모바일게임 개발사로 체제 변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를 맞고 중국 시장 진출도 어려워지면서 마냥 모바일게임에만 기댈 수 없게 됐다. 국내 게임사들 상당수가 글로벌 콘솔 시장으로 시선을 돌리는 가운데, 엔씨소프트도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는 상황이다.

엔씨소프트의 신작 ‘TL’(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의 신작 ‘TL’(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의 ‘탈리니지·탈모바일’ 전략 선두에는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가 있다. ‘TL’은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소울’에 이어 엔씨소프트가 다섯 번째로 선보이는 플래그십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다. 원래는 ‘리니지’를 정식으로 계승하는 ‘리니지 이터널’이라는 프로젝트로 출발했지만,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완전히 새로운 IP로 탈바꿈했다. 또한 모바일, PC, 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번갈아 플레이할 수 있는 멀티플랫폼을 지원한다.

‘TL’은 엔씨소프트가 개발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한 첫 게임이기도 하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2월 아마존게임즈와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국내와 대만 등 그간 엔씨소프트가 강점을 보여왔던 시장은 엔씨소프트가, 북미/유럽과 일본 등 글로벌 시장은 아마존게임즈가 맡는다. 두 회사가 체결한 퍼블리싱 계약 금액은 약 577억원에 달한다.

엔씨소프트의 명운이 달린 ‘TL’은 올해 12월 국내에서 먼저 정식 서비스에 돌입할 예정이다. 지난 5월 진행됐던 베타테스트에서 발견됐던 아쉬운 부분들은 상당 부분 개선됐다는 게 엔씨소프트의 설명이다. ‘TL’은 아마존게임즈와 협의를 거쳐 내년 중에 글로벌에도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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