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경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
조원경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연장 결정에도 연일 하락했던 국제유가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으로 급등세를 보인다. 유가의 귀추에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으나 확전이 발생하지 않으면 유가 상승은 단기적인 이벤트가 될 확률이 높다.

◆국제유가 고공 플레이할 가능성 높지 않아

이번 전쟁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는 성격을 달리한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은 산유국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원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무력충돌이라지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는 우크라이나가 아니다. 그저 국지전에 불과하다.

자료=inves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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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달리 범아랍권은 참전에 미온적이다. 가자지구는 전면 봉쇄를 당해 인도적 지원 중단이라는 위기에 직면했다. 전쟁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팔레스타인 편에 서서 분쟁을 멈추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 것은 겸연쩍은 일이다. 재선을 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모색을 하려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한 방을 먹인 기분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그간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고 그 대가로 방위협약을 맺는 안을 미국과 논의해왔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에서 인도적 지원을 팔레스타인에 주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미국편에 선 것이다. 중국은 팔레스타인이 따로 국가를 세워야 이스라엘도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중동은 지난 20년간 어느 때보다도 조용하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 정책이 큰 성과를 내고 있다고 자랑한 것은 물거품이 됐다. 이란이 하마스를 움직여 이번 공격에 나섰을 것이라는 의혹은 계속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융시장은 오히려 안정을 찾아

주식시장의 복병이었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단기 고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급락하던 주식시장은 안정을 찾고 있다. 가나지구에서 포로를 죽이겠다는 협박에도 주식시장은 금리만 냉정하게 보며 갈 길을 가고 있다.

자료=inves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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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성을 띠어 경기선행지수로의 역할을 완벽하게 한다고 보기 어려운 발틱운임지수(Baltic Dry Index)가 2000선에 육박했다.

발틱운임지수는 국제 무역의 증가 또는 감소를 나타내는 해운업계의 종합주가지수다. 주로 선물 시장에서 활용한다. 전 세계 주요 26개 항로를 지나는 선박의 화물운임과 용선료 등을 종합해 산정하는 지수다. 대형 화물선이 원자재를 '얼마나 많이' 싣고, '얼마나 자주' 돌아다니는지를 알려주는 지표이기 때문에 경기 흐름을 미리 가늠할 수 있는 선행 지표로도 활용된다. 

씨티그룹은 경제지표 호전을 감안해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7%에서 5.0%로 상향 조정했다. 중국 정부가 제시한 올해 성장률 공식 목표치 5% 안팎이어서 주목된다.

씨티그룹은 지난 4일 중국 소매 판매와 산업생산이 개선될 수 있다고 봤다. 9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6개월 만에 경기확장 국면에 진입한 만큼 수출 감소폭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비롯한 경기민감주와 제약 바이오주 주목

비쌀 때 사서 쌀 때 파는 게 주식이라면 틀린 말일까. 꼭 그렇지 않다. 아마존은 PER(Price Earnign Ration, 주가수익비율)가 높았을 때 사서 쭉 들고 있은 후 PER가 낮아진 후에 팔아도 됐다. 전자상거래 선도업체였였던 아마존은 높은 성장성 때문에 초기에는 수백배가 되는 높은 PER가 정당화됐다. 지금 아마존을 성장주로 보지 않는 시각이 팽배하다.

이런 성장주 외에 경기민감주는 오히려 비쌀 때(고 PER) 사서 쌀 때(저 PER) 팔아야 한다. 주가가 선행하기에 이런 사이클을 읽는 게 경기민감주 투자에서는 중요하다.

경기민감주를 고PER에 사야 하는 이유는 그때 업황이 가장 악화돼 공포가 절정에 달해서다. 경기민감주의 이런 성향은 이익이 많을 때 주가가 고점에서 정체한다. 이때 PER은 낮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주, 롯데케미칼이나 대한유화 같은 화학주, HD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 같은 조선주는 대표적인 사이클 주식으로 경기민감주다.

삼성전자 주가가 최악일 때 주가가 올라 있었다. 삼성전자가 올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잠정치)’를 기록했다. 연결기준으로 매출 67조원, 영업이익 2조4000억으로 증권시장의 희망의 구원투수가 됐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 많이 쉬고 주가가 급락한 경기민감주에 대한 관심을 삼성전자가 되살리면 좋겠다.

아울러 비만, 당뇨 같은 대사질환과 정밀의학, 노화로 성장의 새 역사를 쓰는 바이오 제약주도 관심가질만하다.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SDI 같은 실적이 뒷받침되고 숫자가 보이는 주식이 위대해 보인다. 우리 기업의 비상을 바란다.

9월에도 수출이 지난해보다 줄었다. 수출 감소 추세가 우려했던 대로 1년째 계속됐다. 무역수지가 4개월 연속 흑자를 내는 가운데 수출 감소폭은 줄어들었다. D램 가격은 미약하게나마 상승하고 있다. 이 온기가 경제 전반에 확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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