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회원국인 슬로바키아의 로베르토 피코 총리가 종전을 위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영토를 양보할 것을 촉구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 AFP=연합뉴스)
나토 회원국인 슬로바키아의 로베르토 피코 총리가 종전을 위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영토를 양보할 것을 촉구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 AFP=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유럽연합(EU) 회원국이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국인 슬로바키아의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향해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양보하라고 요구해 파문이 일고 있다.

23일 CNN방송에 따르면  슬로바키아의 로베르토 피코 총리는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전쟁을 끝내려면 고통스러운 타협을 해야한다"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가. 러시아가 점령한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떠나겠는가, 아니면 크림반도를 떠날 것인가"라면서 "아니다. 그런 기대는 완전히 비현실적이다. 모두가 그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가 점령지에서 철수를 바랄 수 없는만큼 종전을 위해서는 우크라이나가 점령당한 땅을 양보해야 한다는 뜻이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이후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자포리자, 헤르손 등 4개 지역을 점령했고, 지난 2014년엔 크림반도를 점령해 자국 영토에 귀속했다.

피코 총리의 이 발언은 EU 회원국이나 나토 가입국의 공식 입장과 배치되는 것으로 우크라이나 방문을 며칠 앞두고 터져나와 큰 파문이 일고 있다.

친(親) 러시아 성향의 피코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군사지원을 하지않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작년 10월 총선에서 승리했다.

피코 총리는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와 함께 우크라이나의 EU 및 나토 가입에도 반대하고 있다.  3차 대전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피코 총리의 발언에 반발했다. 올레 니콜렌코 외무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와 슬로바키아는 물론 다른 어떤 나라도 영토 보전에는 타협이 있을 수 없다"고 피코 총리의 요구를 일축했다.

니콜렌코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가 안전하지 않다면 슬로바키아나 유럽  전반에 안전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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