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가장 파렴치하고 기만적인  악당들에 의해 운영되는 감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갑자기 숨졌다 (자료사진,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갑자기 숨졌다 (자료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인 러시아의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47)가 시베리아 형무소에서 사망했다.

4년전 독살 공작에서도 극적으로 회생한 나발니의 죽음은 푸틴에 반기를 들 경우 누구도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17일 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교정당국은 나발니가 16일(현지시간) 수감중이던 시베리아의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교도소에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교도소 측은 나발니가 산책후 "몸이 좋지 않다고 말한 직후 의식을 잃었다"면서 갑작스러운 그의 죽음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병원측은 30분 넘게 소생 노력을 했으나 결국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나발니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대한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나발니의 어머니인 류드밀라 나발냐는 "월요일(지난 12일) 감옥에서 아들을 면회했었다"면서 "당시 건강하고 쾌활했다"고 전했다.

나발니가 수감된 교도소를 감독하고 있던 다닐라 곤타르는 "나발니에게 건강상 문제는 없었다"고 했고, 전날 그의 심리를 맡았던 지방법원은 "나발니가 화상으로 열린 심리에 참석했고, 건강상 문제는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나발니는 지난 2020년 8월 비행기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진 뒤 독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서방은 당시 이를 러시아 정부의 암살 시도로 의심했다.

극적으로 목숨을 건진 나발니는 조국 러시아에서 투쟁하겠다면서 귀국했다가 횡령, 사기, 법정모독 등의 혐의로  총 12년6개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그는 교도소의 가로 2m 세로 3m짜리 독방에 갇혀 생활하고 있었다.

나발니는 러시아에서 가장 저명한 야당 정치인으로, 투옥 상황에서도 변호사 등 지인이나 인스타그램, 트위터 계정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압제를 계속 공격해왔다.

그는 작년 1월 자신의 SNS를 통해 지지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우리의 비참하고 지친  조국을 구해야 한다"면서 "러시아는  약탈당하고,  부상을 입고,  공격적인 전쟁으로 끌려갔고, 가장 파렴치하고 기만적인  악당들에 의해 운영되는 감옥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이어 " "러시아는 나의 나라이고, 여기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부모님이 계시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아이를 낳고 가족을 만들었다"면서 "나는 러시아의 시민으로,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단결하고 정치적인 활동을  할  권리가 있다. 부패한 판사, 거짓 선동가, 크렘린의 사기꾼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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