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문사한 러시아의 반체제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 (자료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의문사한 러시아의 반체제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 (자료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러시아 정부가 의문사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 인 알렉세이 나발니(47)의 어머니에게 아들의 장례식을 비밀리에 하지않을 경우 시베리아에 매장하겠다고 통보했다.

25일 CNN방송에 따르면 러시아 경찰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나발니의 어머니인 류드밀라 나발나야에게 전화를 걸어 시신을 인도받은 3시간 이내에 공개 영결식 없이 장례식을 비밀리에 마치라고 통첩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 조건을 가족들이 거부할 경우 나발니의 시신은 그가 수감중이던 시베리아 교도소 인근에 묻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발니의 부인과 동료들이 러시아에서 추방된 가운데 나발니의 시신을 인도받고 장례식을 치르는 절차를 어머니 홀로  밟고 있다.

나발나야 여사는 경찰이 나발니의 장례식을 비밀리에 치르지 않을 경우 시신을 부패하게 놔둘수도 있다고 위협했다고 전했다.

나발나야는 경찰의 요구를 거부했으며, 당국이 사망원인을 규명한 뒤 이틀 이내에 시신을 가족에게 넘겨야한다는 현행법을 준수하라고 요구했다. 

러시아 당국이 나발니의 비밀 장례식을 강요하는 것은 푸틴의 당선이 확실시되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반체제 인사들의 결집과 민심의 동요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당국은 조사 결과 나발니가 '자연사'했다는 입장을 내놓았으나 가족과 지지자들은 타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나발니가 이끌던 '반부패재단'의 조사책임자인 마리아 페브치크는 "러시아 당국이 매일 협박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면서 "이것이 바로 우리 눈 앞에 있는 지상의 지옥"이라고 반발했다.

이 재단의 이사인 이반 즈다노프는 나발니가 피살됐다는 '귀중하고 완전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2만1000 달러의 현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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