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수들의 탈옥으로 텅빈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있는 교도소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죄수들의 탈옥으로 텅빈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있는 교도소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카리브해의 섬나라인 아이티에서 갱단이 교도소를 습격해 대부분의 죄수들을 탈옥시키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4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이티에서 '바비큐'라는 별명을 가진  전직  경찰관인 지미 체리지에가 이끄는 갱단이 지난 2일(현지시간)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있는  최대 교도소를 공격했다.

'인권수호를  위한 국가네트워크'의 대변인인 피에르 에스페란스는 "국립교도소에  수감된 약 3800명의 죄수 중 약 100명만이 교도소에 남아 있었다"고 전했다.    

AFP통신의 현지특파원은 3일(현지시간) 교도소를 방문해보니 밖에 약 12구의 시체가 있었으며, 교도소 문은 열려 있었고, 안에는 거의 아무도 없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교도소에 경찰관은 흔적도 없었고, 교도소의 정문은 열려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탈옥한 죄수 중에는 지난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전 대통령 암살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콜롬비아 퇴역 군인 여러명이 포함됐다. 

한 수감자는 "교도소 수감동에 남은 사람은 나밖에 없다. 잠을 자고 있을 때 총격 소리가 들렸으며, 수감동의 벽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아이티 정부는 성명을 통해 경찰이 해당 교도소와  '크루아 데 부케'라는 다른 교도소 시설에 대한 갱단의 공격을  격퇴하려 시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권수호를 위한 국가네트워크'의 에스페란스 대변인은 "크루아 데 부케의 수감자 1450명 가운데 얼마나 많은 죄수가 탈출했는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체리지에가 이끄는 갱단은 최근  범죄집단들을  규합해  아리엘 앙리 총리의 타도를 요구하면서 폭력사태를 일으켜 아이티는 무법천지가 됐다. 

중남미에서  가장  가난한 아이티는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당한 이후 극도의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고 있으며, 갱단이 국가 공권력을  압도하면서  행정기능이 마비됐다. 이 때문에 치안 부재와 식량 부족, 물가 폭등, 각종 질병의 창궐 등으로 국민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유엔 산하 국제이주기구(IMO)에 의하면 최근 며칠동안 혼란이 심화되고 치안부재가 악화하면서 약 1만5000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된 2021년 권좌에 오른 앙리 총리는 지난 2월초 사임 예정이었으나, 최근 케냐 방문을 위해  출국하기 전 가이아나에서 열린 지역 정상회담에서 "상황이 안정되면 내년 8월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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