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유럽연합(EU)이 날로 진화하는 인공지능(AI)의 통제권을 인간이 쥐고 남용 가능성을 차단하는 세계 첫 AI 규제법을 시행한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AI 규제법 최종안을 찬성 523표, 반대 46표, 기권 49표로 가결했다.
EU에 가입한 27개국이 최종 서명하면 관보 게재를 거친뒤 발효되며, 발효 6개월 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해 2026년 이후 전면 시행된다.
EU가 도입한 AI 규제법은 세계 최초여서 글로벌 표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무서운 속도로 진화하는 AI에 대한 '인간의 통제권'을 확실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
챗GPT에서 보듯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메타 등 거대기업들이 생성형 AI경쟁을 가속하면서 인공지능의 남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키워왔다.
유럽의회 의장인 로베르타 메촐라는 "이 법안이 인간의 기본권을 보호하면서 혁신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선구적"이라고 했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담당 집행위원은 "유럽은 이제 AI분야의 글로벌 표준 제정자"라고 했다.
이 법은 AI의 위험범주를 4단계로 나눠 금지될수 있는 기술인 '허용되지 않음'부터 높은위험, 중간위험, 낮은위험으로 분류해 기술을 통제한다.
유럽의회의 드라고스 투도라체 '디지털시대 인공지능 특별위원장'은 "AI법은 인간이 기술을 통제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을 추진하자는 것"이라면서 "AI 기술 자체는 경제성장, 사회진보, 인간의 잠재력 발휘를 위해 새로운 발견을 활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법은 여정의 끝이 아니라 기술을 중심으로 구축된 새로운 거버넌스 모델의 출발점"이라면서 "이제 우리는 그것을 책속의 법에서 실제 현실로 바꾸는데 정치적 에너지를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AI법이 기술 발전의 현실을 따라갈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됐다.
로펌 '하보틀 앤 루이스'의 파트너인 엠마 라이트는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이 법은 구닥다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지난해 생성형 AI의 출시에서 볼수 있듯 기술 변화의 속도를 고려할 때 유럽연합의 AI 규제법이 구식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상황을 더 복잡하게 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