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전쟁의 즉각휴전과 인질 석방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사진, AP=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전쟁의 즉각휴전과 인질 석방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사진, AP=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가자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즉각적인 휴전과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는  25일(현지시간) 한국 등 비상임이사국 10개국이 공동 제안한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의 즉각적 휴전과 인질 석방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 결의안에는 유엔 안보리 이사국 15개국 가운데 14개국이 찬성했고, 미국은 지금까지 계속해왔던 '거부권' 대신 '기권'을 선택했다.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이번  결의안이 부결됐을테지만 '기권'을 하면서 결의안 통과를 사실상 묵인했다.

이번 유엔 결의안에는  이슬람의  금식성월인  라마단 기간중의 즉각적인 휴전 촉구,  무조건적이고 즉각적인 인질 석방,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접근권  보장 등의 내용이 담겼다.

미국이  이번  결의안  통과를 묵인하면서 유엔 안보리에서 휴전과 관련한 이스라엘의 '방패'는 사라졌다. 이는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에서 외토리가 되고 있음을 뜻한다.

미국은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하고 이스라엘의 지상군 공격으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재앙이 심화하면서 국제 여론이 휴전과 종전 쪽으로 흐르자 미국도 이를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특히  미국의 반대에도 이스라엘이 피난민 150만명이  밀집한 가자지구 남부 최대도시인 라파로  지상군을 투입하겠다고 고집하면서 양국의 틈이 벌어졌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라파에 이스라엘이 지상군 공격을 감행할 경우 전 세계에서 이스라엘은 더욱 고립되고, 장기적인 안보와 지위를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는 민간인 사상자 급증에 아랑곳없이 전쟁을 계속하는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실각시키고 새로운 내각을  구성해야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길라드 에르단 유엔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하마스의  대학살로 이번 전쟁이 촉발된 것"이라면서 "안보리는 슬프게도 하마스의 대학살을 비난하는 것을 거부했다"고 비난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미국이 결의안  통과를  묵인한데 대한 반발로 이날 예정됐던 고위 대표단의 미국 파견을 전격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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